“산행 후 귀갓길 몸도 신발도 깨끗해져요”
“산행 후 귀갓길 몸도 신발도 깨끗해져요”
  • 박재범 기자
  • 승인 2012.03.2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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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심사지구 등산화 세척장, 등산객에게 인기 만점

몸도 마음도 상쾌하게 해주는 산행을 마친 뒤 하산을 하고 나면 등산화에 달라붙은 진흙이나 마른 풀을 비롯해 바지 끝단에 묻은 흙을 어떻게 말끔하게 씻을 방법이 없을까 하고 누구나 한 번쯤은 고민을 했을 것이다.

흐르는 계곡물에서 씻자니 자연훼손과 위험이 뒤따르고, 그냥 집에서 해결하지니 집에 오는 차량부터 집 현관까지 산행을 했던 흔적을 고스란히 남길 것 같아 고민이 이만저만 아니다.

하지만 무등산 증심사지구에서는 이런 걱정거리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다. 전국에서는 최초로 모양새도 쓰임새도 좋은 친환경적인 등산화 세척장이 마련돼 있기 때문이다.

증심사지구 입구인 문빈정사 앞에 마련된 2곳의 등산화 세척장은 지난해 8월과 11월에 설치되어 산행을 마친 등산객들이 꼭 들려야 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입소문이 나자 얼마 전 대전광역시도 세척장과 관련해 문의가 올 정도다.

일주일에 2~3차례 무등산을 찾는 김이래(65·금호동) 씨는 “매번 세척장을 이용할 때마다 세척하는 물도 깨끗하고 차를 탈 때나 집 현관에 들어갈 때 상쾌한 기분이 든다”며 “예전 계곡에서 씻을 때보다 훨씬 좋고 다른 지역에는 없는 것이라 주위 사람들에게 자랑을 한다”고 말했다.

주말이면 산을 찾는 등산객들로 긴 줄이 늘어설 정도로 인기가 있는 세척장이 세워지기까지는 한 공직자의 아이디어에 시작됐다. 그 주인공은 광주시청 환경생태국 공원녹지과 임희진 과장이다.

임희진 과장은 2007년 무등산공원관리소장 재직 당시 산행을 하는 시민들에게 공무원이 무슨 일을 하면 좋을까 생각하다 등산객들이 계곡에서 등산할 때 사용했던 면장갑으로 등산화를 닦고 버리는 것을 목격했다.

임 과장은 “하루 20켤레가 넘는 장갑이 버려지는 것을 보고 세척용 솔을 구비해 놓았더니 반응이 좋았다”며 “하지만 모래를 이용해 흙탕물을 정화하는 노력도 해봤지만 계곡물을 오염시킬 수 있어 별도의 장소에 설치하자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임희진 과장
그는 또 “이런 게 사소한 것이지만 행정이 하는 일이 그런 작은 일들을 찾아 적은 비용으로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일인가 싶다”며 “시민들에게 보다 많은 공원을 제공 하지 못해서 미안할 뿐이다”고 덧붙였다.

공원행정의 달인으로 정평이 나 있는 임 과장은 현재 전국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무등산 옛길도 공원소장으로 재직할 당시 개발했다. 여기에 그는 도심을 비롯해 외곽지역에 있는 이른바 ‘동네 웰빙길’을 계획 중이다.

그는 “주택가나 아파트 사이로 난 길들을 많이 만들어서 주민들이 건강을 위해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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