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비 부담이 너무 많지 않아요?
통신비 부담이 너무 많지 않아요?
  • 문틈/시인
  • 승인 2012.03.29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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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휴대폰 사용료가 5만원이 넘게 나왔다. 나는 아직 스마트폰이 아니다. 내 나름대로는 아낀다는 생각으로 이용했는데도 그렇다. 인간이라는 것이 습관의 동물인지라 한번 무엇에 길이 들면 좀체 털어버리기가 어려운가 보다.
굳이 휴대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일에 쉽게 휴대폰을 사용하게 된다.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휴대폰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대화는 “지금 어디야?”라고 한다.

휴대폰이 나오기 전이나 지금이나 으레 학생은 학교가 파하면 집으로 가고, 남편도 퇴근하면 집으로 가고, 남은 가족들은 그들이 집에 오는 것을 기다리면 된다.
그런데 휴대폰이 보급된 후로는 공연스레 전화를 걸어서 지금 어디냐, 언제 올 거냐, 별 일 없느냐, 무엇하고 있느냐 하고 수시로 묻고 하릴없는 수다를 떨다가 엄청난 휴대폰사용료 바가지를 쓰게 된다. 그래서 통신업자만 배불뚝이로 만들어준다.
SK다, KT다, LG다 이런 공룡 통신업자들은 1년에 그런 수다비조로 몇 조원씩이나 우리 주머니에서 털어간다.

어떤 때는 아예 휴대폰을 없애버릴까 싶다가도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망이 휴대폰으로 되어 있다 보니 냉큼 그럴 수도 없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매달 아까운 휴대폰비만 빠져나간다.
우리 가족 모두의 휴대폰통화료를 합하면 셈은 안해보았지만 20만원 정도 되지 않을까싶다. 듣자하니 웬만큼 쓰면 직장인 한 사람이 보통 월 10만원이 넘게 나온다던가. 휴대폰이 아무리 편리한 문명의 이기라고 하지만 비용 면에서 너무하다싶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게다가 3개월에 한번, 6개월에 한번 휴대폰을 새로 구입하는 사람들도 많다. 새로운 휴대폰이 나왔다 하면 비싼 돈 내고 금방 구입하는 얼리 어댑터들이다.

가계의 총소비지출액에서 식료품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엥겔계수라고 한다. 경제학자가 먹고 사는 형태를 설명하기 위해서 고안해낸 용어다. 나도 새로운 용어를 하나 만든다. 가계에서 통신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문틈계수(통신계수)라고.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터넷사용료, 휴대폰비, 집전화사용료, 휴대폰 구입비 등 이런 비용을 합하면 ‘문틈계수’는 생활비에서 지나치게 높게 차지하는 것 같다. 통신료가 높다고 해서 우리가 문화생활을 한다고 볼 수는 없는 일이다.

그렇다고 통신업체들한테 휴대폰 이용료를 내리라고 하면 무엇이 어쩌고저쩌고 말도 안되는 수작을 부리며 꿈쩍도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대안은 없을까. 집 전화 기능을 강화하는 것이다. 웬만한 일이면 집 전화를 사용해서 통신비를 절감하는 것이다. 한데 요즘은 어떻게 된 셈인지 사람들이 집 전화를 가르쳐주지 않고 휴대폰 번호를 가르쳐준다.
그러니 급한 용무가 아닌 그저 그런 안부를 물을 때도 휴대폰을 사용할 수밖에 없다. 집 전화를 사용하면 통신비를 아끼는 것 말고도 온 가족 모두가 요즘 가족들이 각자 어떤 사회활동을 하는지 대충 알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각자 각방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면 가족 구성원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사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과연 이것이 바람직한 생활인지 의문이다. 심지어는 한 집에서조차 이 방에서 저 방으로 부를 때 휴대폰으로 “이리 좀 올래?”한다고 하니.
휴대폰을 놔두고 밖에라도 나갈 성 싶으면 하루 종일 불안하다는 ‘휴대폰병’도 생겼다. ‘휴대폰 쓰지 않는 날’ 같은 것이라도 정해서 휴대폰 덜 쓰기 운동을 벌이면 어떨까싶다. 병도 치료할 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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