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당국, 단체기합에 앞니 부러뜨린 교사 두둔 ‘빈축’
교육당국, 단체기합에 앞니 부러뜨린 교사 두둔 ‘빈축’
  • 홍갑의 기자
  • 승인 2012.03.28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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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지도 차원에서 체벌하다 실수로 일어난 일이다” 해명

교육당국이 학생들을 상대로 단체기합에 앞니 부러뜨리고 피해학생에게 ‘거짓말’을 시킨 교사를 열과 성의를 다한 교사라고 두둔해 빈축을 사고 있다.

28일 전남도교육청과 강진 S 중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4일 오후 2시 S 중학교에서 사회과목 수업을 하던 중 Y 모 교사가 숙제를 안 한 학생 8명을 불러 교실 뒤쪽에 엎드려뻗쳐를 시킨 다음 학생들을 발로 찼다, 이 과정에서 B 모(당시 1학년) 군이 앞으로 꼬꾸라지면서 앞니 1개가 부러졌다.

사고가 발생하자 해당 교사는 B군을 읍내 병원에 데려가 간단한 치료를 받게하고, B군의 주머니에 5만원을 넣어준 뒤, 학부모에게는 “넘어져 입술만 터졌다”고 ‘거짓말’을 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 후 Y 교사는 사건이 확대되자 “무한 책임을 지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최근 들어서는 “교사가 열심히 지도하려고 하다가 공교롭게 사고 났다”며 정당성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져 비난의 여론이 일고 있다.

더구나 전남도교육청과 강진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해당 교사의 경우 교직생활 중에 열심히 가르치고 훌륭한 교사"라고 두둔하며 교육지도 차원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하고 피해 학생 측과 원만한 합의가 이뤄져 행정조치(주의, 경고) 수준에 마무리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남도교육청 교육진흥과 관계자는 “열심히 지도하려고 하는 교사가 방법상 잘못 때문에 교사가 처벌을 받으면 교권이 위축돼 어느 누가 학생들을 의욕적으로 지도하겠느냐”며 해당 교사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하지만 단체기합, 신체적 체벌, 거짓말 강요에 대해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사의 열정보다는 폭력교사의 수준이라며 비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S 중학교 1학년 전체학생 13명 중 숙제를 하지 않은 8명을 교실 뒤로 나오게 하고 단체로 엎드려 뻗치게 하고, 체벌 기준을 어기고 발로 걷어차 학생이 넘어져 앞니가 부러지고, 그것도 모자라 학생에게 거짓말을 하도록 강요했다면 교사의 열정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대목이다.

게다가 소규모 학교로 사회과목을 담당하는 교사가 Y 교사만 재직, 학교 측은 피해 학생과 불편한 관계를 감안해 2학년 학생들에게 사회과목 시간을 배정하지 않아 파행 수업이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는 지난달 5일 학교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후속 조치로 각종 대책을 내고 있지만 피해 학생들의 입장보다는 교사의 입장을 중요시한다면 헛구호에 불과한 일이다.

익명을 요구한 교육계 관계자는 “해당 교사가 피해 학생 측과 치료비 등의 명목으로 합의금을 전달했다고 하지만 전남교육이 학생 학부모들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교사의 입장도 중요하지만 학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처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데일리모닝 홍갑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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