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권선거' 유태명 동구청장 구속
'관권선거' 유태명 동구청장 구속
  • 김석영 객원기자
  • 승인 2012.03.23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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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태명 광주 동구청장이 결국 구속됐다. 전직 동장의 '투신자살 사건'까지 불러온 전대미문의 민주통합당 불법 선거운동은 그야말로 '흙탕물' 천지였다.

광주지법 신현범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3일 민주통합당 국민경선 과정에서 유사기관 설치를 지시하고 금품을 제공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유 청장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선거를 앒두고 여론을 의식한 탓인지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유 청장의 혐의는 지난 1월 말부터 2월 초 사이에 박주선 의원을 돕기 위해 현직 구의회 의원과 계림1동 및 지원2동 통장, 관변단체 관계자 등에게 '비상경선대책추진위원회'라는 사조직을 설치하도록 지시한 것 등을 들 수 있다.

유 청장은 비상대책추진위원회 관계자들에게 민주통합당 국민경선 모바일 선거인단 1200명을 조직적으로 모집하도록 지시했는가 하면 당내 경선운동 방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유 청장은 박 의원을 경선에서 당선시키려고 금품까지 살포하는 등 선거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에 앞서 유 청장은 사조직 설치 전인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 사이 투신 자살한 전직 동장 조모(65·전 계림1동장)씨에게 400만원을 전달하고 동구사랑여성회 회장단 14명을 구청장실로 불러 1인당 10만원권 상품권 1장씩 총 14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유 청장이 박 의원의 선거를 돕기 위해 현직 구의원은 물론 산하단체 관계자들을 조직적으로 불법 선거운동에 동원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유 청장이 제공한 금품의 출처를 확인하는 한편 다른 동에서도 선거와 관련된 유사조직이 설치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또한 검찰은 유 청장이 지난 7일 소환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데다 증거 인멸 우려가 있어 지난 20일 오후 11시께 전남대병원에서 전격 체포했다. 유 청장은 이날 공식 업무를 마친 뒤 병원에 입원하려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 청장은 이날 오전 10시45분께 흰색 마스크에 황토색 모자를 눌러쓴 차림으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두해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한 기자의 질문에 그저 '묵묵부답'일 뿐이었다. 더더욱 이미 얼굴이 알려진 공인 마스코 하고 모자을 눌러 쓴디고 하니 참으로 가관이라 하겠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동구의회 남모(56·여) 의원과 통장, 동구청 자원봉사센터 사무국장, 민주통합당 광주시당 전 정책실장 등 9명이 구속되고 9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검찰은 이 중 12명(구속 5명, 불구속 7명)을 기소했다.

유 청장에 대한 신병처리 방침이 확정되면서 지역 정치권에서는 박 의원에 대한 소환 조사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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