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무공천 지역이 된 광주 동구지역에서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박주선 의원이 지역 발전을 위해 출마해야 한다는 '호소문'이 지난 18일 나왔다. 그런데 민주당 소속 시의원, 구의원들이 이 호소문을 뿌리고 다녀 참으로 의아했다.
이 '호소문'에는 현역 민주통합당 광주시의원인 손재홍·김영우 의원과 동구의회 의장인 홍기월 의원을 비롯해 조종진, 남순심, 박대현, 채명희, 이선순 의원 그리고 동구 각 동협의회장 13명, 동구지역 고문단 11명 등이 마치 ‘연판장’ 돌리듯 서명까지 해 보도자료와 함께 언론사에 보냈다.
이들은 보도자료를 통해 "잘못된 경선제도와 준비 미흡에서 벌어진 돌발적 사건을 한 개인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사다"며 "동구 발전과 광주의 자존심, 대한민국 정치의 새로운 희망과 정권 교체를 위해 박주선 의원(무소속)의 동구 출마를 호소한다"고 밝혔다.
필자는 다른 글을 통해 이미 "호남지역에서 누가 국회의원에 당선되느냐는 큰 관심거리가 아니다"고 했다. 더더욱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무슨 특별한 능력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고 했다. 사실 이 사람만이 지역발전에 기여하고 대한민국에 필요하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나라와 같은 정치 현실에서는 누구라도 국회의원 ‘역할’을 잘 할 수 있다. 최근의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사태를 지켜보면서 일부에서는 국회의원도 3선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민주통합당의 이용섭 의원은 "우리 정치 현실에서는 국회의원도 3선으로 제한하는 것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현역 국회의원도 이런 말을 할 정도라면 그만큼 우리 정치 수준이 그리 높지 않은 것을 반증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의원은 일단 민주당을 탈당하고 무소속으로 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중요한 것은 민주통합당을 탈당한 박 의원이 무소속 신분인데도 민주통합당 시의원과 구의원 그리고 주요 당직자들이 경선제도가 잘못됐다며 "동구에는 박주선 의원이 절실히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에서는 이미 동구를 무공천지역으로 발표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이러한 호소문을 발표한 것은 당에 항명한 것이나 진배없는 일은 아닌지 모르겠다. 민주통합당 박영중 조직국 부국장은 “아직까지 논의된 바 없으나 당헌 당규상 무공천지역의 경우 규정이 없기 때문에 당 지도부가 정치적으로 판단할 사안이다”고 밝혔다.
이 호소문에 대해 박 의원은 모를 리 없을 것이다. 더욱이 이러한 호소문이 일요일 오후에 언론사에 보내진 것은 월요일자 신문을 겨냥한 '언론플레이'로 박 의원의 무소속 출마를 위한 수순밟기로 보인다. 박 의원이 무소속 출마해서 당선된 후 복당을 계산하고 있는 듯 하다.
더욱이 이들이 호소문 '연판장'에 서명한 것은 박 의원에 대한 '충성심' 경쟁을 벌이는 일로 받아들여진다. 이 충성 경쟁에 누가 주도적으로 나선지는 모르겠으나 정가에서는 차기 동구청장 자리를 놓고 '오버액션'하고 있다는 소리도 들린다.
지역민들 사이에는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투신자살 사태를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데다 이와 관련된 후보자의 정치적인 그리고 도의적인 책임론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는 사실도 알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