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누라 없으면, 일용직 여직원이라도 보내!
마누라 없으면, 일용직 여직원이라도 보내!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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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누라 없으면, 일용직 여직원이라도 보내!" 지난 8일 광주시 모 구청에서는 웃지못할 소동이 벌어졌다. 남자직원들이 소양교육에 나갈 부인들을 찾느라 부산을 떨었던 것. 결국 충분한 숫자를 채우지 못하자 각 계별로 '부인 1명씩' 할당이 됐고, 이마저도 동원하지 못한 곳에서는 일용직 여직원을 대신 교육장에 보냈다.

공무원부인 소양교육 5급 이어 6,7급으로 확대

광주시가 '공직자 부인 소양교육'을 5급이상에 이어 6, 7급 공무원의 부인들에게까지 확대 실시해 일선 공무원들의 비난을 사는 등 말썽을 빚고 있다.

더욱이 고재유광주시장이 이들 교육실시를 지시하고 강사로까지 나선 것으로 밝혀져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직자 부인들을 대상으로 사전선거운동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고재유 시장, 특강 강사로 나서

이번 교육은 지난 7, 8일 이틀간 광주시지방공무원교육원(광주시 광산구 소촌동)에서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열린 '2001공직자 부인 소양교육'. 교육대상은 시 본청과 5개 자치구 6, 7급 공무원의 부인들로 이틀동안 591명이 교육을 받았다. 지난 5월 3일과 4일 에는 5급이상 공직자 부인 397명이 교육을 받았다.

교육내용은 방송인 김병조씨의 '명심보감', 레크레이션, 한국의 전통문화, 현대여성의 사회적역할 등 소양 및 오락시간에 이어 광주시의 현안인 상무소각장 현지견학 일정으로 짜여졌다. 고재유시장은 특강 강사로 매일 1시간씩 현안사업 위주로 시정시책을 홍보하고, 주민참여를 유도하는 강의를 했다.

구시대 발상/사전선거의혹도

그러나 부인들을 교육장에 내보낸 일선 공무원들은 우선 발상 자체가 구시대적일뿐만 아니라 범위를 6,7급까지 확대한 것도 이례적이어서 다른 목적이 있을 것이라는 의혹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교육원측은 자율적으로 신청을 받는 등 수요조사를 했다고 하지만, 일선 공무원들은 '강제 동원'이나 다름없었으며, 부득이 아이를 맞기고 참석하거나 심지어는 할당된 숫자를 채우기 위해 일용직 여직원을 대신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강제 할당, 일용직 여직원 위장 참석도

한 서구청 직원은 "공직자 부인소양교육은 80년대 군사독재시절 '범죄와의 전쟁'을 치를때나 있던 일"이라며 "공무원들의 부인들까지 의식교육을 한다는 발상자체가 한심할뿐더러 느닷없이 시장 지시로 6,7급까지 확대한 것은 그 배경이 뻔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반응이 좋더라"-고시장이 확대 지시

이번 교육 목표는 시정시책 및 주요현안에 대한 이해를 증진과 공직자 내조자로서의 사명감과 윤리관을 확립하는데 두고 있으며, 고시장의 직접 지시로 교육이 마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관련 교육원 관계자는 "이번 교육은 지난 5월 5급이상 공직자부인에 대한 소양교육결과 반응이 좋아 시장이 간부회의에서 확대실시하도록 지시해 이뤄진 것"이라며 "6,7급공직자 부인소양교육은 이번이 처음으로 앞으로도 실시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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