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울 좋은 다단계 광주도 ‘성행’ 지인 끌어들이기에 사금융 대출까지 받게 해
허울 좋은 다단계 광주도 ‘성행’ 지인 끌어들이기에 사금융 대출까지 받게 해
  • 박재범
  • 승인 2012.03.22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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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액 수입 미끼로 구직청년에 대학생까지 유혹

지속되는 경기침체로 구직난에 허덕이는 젊은 층에게 고수익을 미끼로 유혹을 하는 다단계가 광주에서도 영업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등록금을 걱정하는 대학생에까지 유혹의 손을 뻗치는 것으로 밝혀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말 약 10개월간의 다단계 생활을 마치고 현재까지 구직활동에 나서고 있는 A모(25)양. 당시 대학교 4학년이었던 A양은 몇 달 후 졸업을 앞두고 취업걱정에 매일 시달렸다. ▶관련기사 ‘성공의 유혹 그 올가미의 실체’

그러던 A양에게 친하게 지냈던 B모(25)양이 오랜만에 전화를 해왔다. B양은 A양에게 “요새 어떻게 지내느냐”며 식사나 하자며 만나기를 원했고 둘은 자리를 함께 했다.

모처럼 만난 둘은 이런 저런 주변이야를 하다가 A양이 취업이 걱정이란 이야기를 꺼냈고 B양은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일이 있다”며 함께 해보자는 권유를 했다. 취업 고민 중이었던 A양은 B양의 말에 흔쾌히 받아들였다.

하지만 고수익을 올린다는 직장은 다단계였다.결국 A양은 10여개월간 600만원의 빛과 가족은 물론 친한 지인들과의 사이도 멀어져버린 쓰라린 아픔만 남게 됐다. A양에게 사업을 권했던 B양도 11개월간 생활 끝에 남은 것은 900만원이라는 사채뿐이었다.

이들이 고액의 빚을 지게 된 이유는 업체가 고수익을 벌기 위해 사업권을 따야 한다는 강요로 물건을 구입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같이 언론을 통해 들을 수 있었던 취업준비생과 대학생을 상대로 한 다단계업이 아직까지 광주에서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현재 광주 서구 상무지구에서 다단계업을 운영 중인 ‘OO테크’로 취재차 방문한 업장은 젊은이들로 가득했다. 업체측 관계자는 “모두 정상적인 방법으로 사업을 하기 때문에 문제될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OO테크’에서 다단계 판매를 했던 A양과 B양을 비롯해 현재 이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몇 명의 사례 자를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 결과 업체의 주장과는 실제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렇듯 젊은 층을 상대로 한 다단계 업체가 물풀구매를 강요하고 필요하다면 사금융 대출까지 알선해주는 등 위법성을 띠고 있지만 공정거래위원회, 경찰 등의 관계당국에서는 이에 대한 조사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공정거래위원회 광주사무소의 경우 신학기를 맞아 각 대학교 교무처와 학생처에 공문을 보내 다단계 근절 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퍼스트드림업체를 단속한 것 외에 제보가 들어왔을 경우 단속에 나서고 있어 다단계 업체의 위법행위에 대한 법 적용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광주지방경찰청도 ‘OO테크’가 영업 중인 것으로 알고 있지만 적법에 위배되는 영업행위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광주YMCA 소비자 중계팀 임성화씨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광주지역에서 다단계 피해 상담 의뢰 건수는 접수되지 않고 있다”며 “실제로 신고하더라도 법에 접촉되는 사항이 많기 때문에 상담을 꺼려하는 대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광주지방경찰청 수사2계 진희섭 경위는 “신학기를 맞아 대학생들이 다단계에 접촉하지 않도록 앞으로 철저히 단속을 하거나 해결방안을 강구해 보겠다”고 밝혔다. /박재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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