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학관’ 여전히 답보하는 광주시
‘광주문학관’ 여전히 답보하는 광주시
  • 정인서 편집이사
  • 승인 2012.02.24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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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서 편집이사
문화중심도시를 지향하는 광주에 그동안 문학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은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 문학관 건립 부지를 놓고 지역 내에서 갈등양상을 빚고 있어 지역내 지역이기주의가 볼썽사나운 모습이다.
광주시는 최근 올해 업무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2014년까지 남구 광주공원 내 어린이 놀이터 부지에 80억원을 들여 빛고을 문학관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광주시가 연초 업무계획에 이처럼 ‘남구 광주공원 어린이놀이터’로 명시했다가 일부 정치인들이 당초 예정부지였던 동구로 와야 한다며 시위를 하는 등 시끄러워지자 모든 것을 ‘없던 일’로 하는 등 우유부단한 행정 난맥상을 보여주고 있다.

광주시 문학관 문제엔 소통 없어

광주시는 문학관 건립을 놓고 몇 년 째 지지부진하고 있다. 소통을 강조한 광주시가 이 문제만큼은 소통이 부족한 듯 하다. 지역 문학인들 가운데 일부는 문학관은 문학인들에게 맡겨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였다.
정치인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유치하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광주시 전체적인 문화지도를 그리고 지역의 균형적인 면과 문화중심도시의 밑그림에 따라 적절한 부지가 선정되는 합의정신이 도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광주시는 이미 문학관과 관련하여 실시설계비로 5억7천만원의 예산을 수립했기 때문에 어떻게 되든 올해는 추진될 것이라는 답변과 함께 하반기쯤에는 가능할 것이다는 다소 시큰둥한 반응이다.
광주시의 입장은 ‘빛고을문학관’과 관련된 이해관계자들간에 사전에 어느 정도 합의를 도출해내야만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정작 이를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일단 예산이 세워졌으니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은 마련된 정도에서 ‘느긋한’ 모습이다.
그래서야 될까? 문학관 건립에 따른 주체는 광주시이다. 그렇다면 문학관 하나 없는 광주시는 ‘예향’이란 말에 부끄러움을 갖고 하루빨리 추진해야 할 일이다.

문화중심도시에 걸맞게 세워야

김준태 518기념재단 이사장은 “문화중심도시의 이미지는 문학관으로부터 출발하기 때문에 광주의 역사와 함께 문화벨트의 중심에 위치해야 한다”면서 “장소문제를 가지고 지자체간에 갈등양상은 시민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만 비칠 뿐이다”고 말했다.
손광은 전남대 명예교수는 “광주문학관 문제를 놓고 시끄러워지는 것을 보고 퇴불심만 나온다”면서 “광주공원에는 많은 시비(詩碑)가 산재해 있어 의미 있는 곳으로 시민들에게 좋은 장소기 될 것이다”고 말했다.
고선주 시인은 “광주지역의 균형적 발전을 생각할 단순히 문학관이 전시공간이 아니라 창작공간도 겸해야 하기 때문에 당초 예정했던 무등 산 아랫자락이 더 어울린다”고 말했다.
시는 지난 2010년 3월 건립부지로 예정한 동구 운림동 일대의 건축허가를 제한하도록 했다. 이에 동구는 2년간 해당 부지의 건축허가를 제한해왔다.
그런데 시가 지난 1월중 투ㆍ융자 심사와 공유재산 관리계획 반영 등을 거쳐 올해 말까지 실시 용역을 추진한다고 밝히면서 예정 부지를 남구 광주공원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갈등보다는 도시 전체 발전 고려해야

이에 동구가 즉각 반발하고 동구의원들이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부산을 떨었다. 빛고을 문학관 건립을 위해 주민 재산권까지 제한한 상황에서 예고도 없이 부지가 다른 곳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국유지인 광주공원에 문학관을 건립하면 땅값을 아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입지를 재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아시아문화전당과의 접근성 등을 고려해 광주공원을 선호한 문학계의 요구도 반영됐던 것이다.
임영일 광주시 문화수도예술과장은 “문학관 건립 부지와 관련하여 아직 결정된 것은 하나도 없다”라고 하면서 “행정이란 것이 상황이 바뀌면 변경될 수도 있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민감한 반응을 보여 안타깝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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