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철의 여인' 시대 민주당 대표 선출[2보]
한명숙 '철의 여인' 시대 민주당 대표 선출[2보]
  • 정인서 기자
  • 승인 2012.01.15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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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한명숙 후보가 민주통합당 당 대표로 선출됐다.

민주통합당은 16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전당대회를 열어 한명숙 후보를 당  대표로 선출하고 문성근·박영선·이인영·박지원·김부겸 후보가 최고위원으로 선출했다.

한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선출됨에 따라 이후 4월 19대 총선과 12월 18대 대선을 맞아 당을 진두지휘하게 되고 민주통합당 내부 정비와 개혁 움직임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 대표는 앞으로 5명의 지명직 최고위원과 사무총장·대변인 등 주요 당직 인선을 시작으로 당면한 총선 준비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번 한 대표의 선출로 민주당 내 기존 민주 세력이 약화되고 친노세력이 특세할 수 있는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대회는 국내 정당 대표 경선 사상 유례없는 시민참여 경선으로 치러졌으며 현장 대의원 투표(30%)와 지난 9~14일 실시된 시민·당원들의 모바일·현장 투표 종합 결과 한 대표에 이어, 문성근, 박영선 후보 차례로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어 이인영·박지원·김부겸 후보가 최고위원으로 선출되고 이강래·이학영·박용진 후보는 탈락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총 선거인단은 시민 64만3천여명과 당원 12만7천여여명, 대의원 2만1천명 등 79만2천여명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20% 대에 그쳤던 40세 미만의 선거인단 비율이 44.4%로 급증하는 등 젊은 층의 참여가 두드러져 2040세대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특히 민주통합당 대표에 친노 출신이 당선된 것은 민주당은 물론 야권의 판도에 새로운 변화를 촉발한 것으로 기대된다. 4월 총선에서 구 민주당 세력이 쇠퇴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세력이 득세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새 지도부의 최대 과제는 총선 승리다. 지도부는 이번 주 중 총선기획단을 발족하고 이달 중 공천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빠른 속도로 당을 총선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선거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좋다.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대한 국민 지지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치르기 때문이다. 이번처럼 대선 직전에 총선을 치른 20년 전, 14대 총선 때 야당은 레임덕에 빠진 노태우 정부를 거세게 몰아붙여 3당이 통합한 거대 민자당의 과반의석 확보를 막아냈었다.

당권주자들이 경선 과정에서 이구동성으로 공천혁명을 강조했기 때문에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높다. 이는 현역의원 물갈이론으로 연결될 것이 뻔하다. 문제는 그 과정에서 구 민주계와 친노계, 시민사회계의 갈등으로 당이 심각한 내홍에 휩싸일 수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지도부의 추진력과 조정능력이 처음으로 시험대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민주통합당은 구 민주계와 시민사회 진영, 노동계가 화학적 결합을 이뤄낼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전당대회에서 호남 출신인 이강래 후보가 "호남이 없으면 민주통합당도 없는데 이번 통합 과정에서 나타난 것은 탈 호남을 넘어 무호남으로 가고 있다"며 "과거 열린우리당이 탈호남 노선을 지향하다가 호남출신이 등을 돌려 결국 문을 닫게 됐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고 반발하는 등 각 계파간 갈등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 맞서 오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서는 당이 하나로 뭉치는 것이 필수불가결하다.

민주통합당이 당내 결합을 이루지 못한다면 한나라당과 1대1 구도를 이루기 위한 통합진보당과의 선거 연대 과정에서 양보가 불가피한 호남과 수도권 지역에서 구 민주계 등의 반발이 일어나면서 당이 심각한 내분에 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욱이 한나라당과의 차별화를 위한 정책 쇄신도 시급한 과제다. 민주당은 야권 통합을 추진하면서 총선을 앞두고 정책을 다듬는 과정에서 통합세력 간 정책 노선 투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없지 않다.

최근 미디어렙법, 론스타 국정조사 문제 등을 놓고 통합 주체 간 갈등을 빚었던 사실은 정책 쇄신이 쉽지 않을 것임을 잘 보여준다.

통합진보당과의 야권연대 역시 새 지도부가 부여받은 임무다. 통합진보당은 이번 총선에서 통합이 아닌 지역별로 후보단일화를 통한 선거연대에 관심을 갖고 있다. 국회의원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민주통합당의 양보 수위와 지역별 안배 문제 등을 놓고 당내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

정당 혁신에 있어서도 시민통합당측은 시민참여정당을 표방하며 온·오프라인 정당 실현이라는 새로운 정당모형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구 민주당 측이 난색을 나타내고 있어 새지도부의 조정능력이 요구된다.

중요한 것은 국민을 껴안는 일이다. 지나치게 좌편향된 시각을 보인다면 다시 국민들로부터 멀어질 수 있다. 현재 한나라당이 박근혜를 중심으로 당 쇄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민주당의 차별화가 매우 중요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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