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조각가인 ‘에두아르도 칠리다(스페인, 1924-2002)’의 작품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광주신세계갤러리는 스페인적 장인 정신에 뿌리를 두고 공간에 대한 새로운 개념과 미의식 등 독특한 조형세계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진 칠리다의 작품세계를 볼 수 있는 전시를 마련했다. 18일부터 2월 20일까지.
이번 전시에는 에두아르도 칠리다의 조각, 콜라주, 판화, 아티스트 북 등 총 61점을 선보이며 일생에 걸쳐 탐구한 ‘공간’이라는 주제가 돌, 철, 점토, 종이 등 다양한 재료로 변주되어 안과 밖, 채움과 비움, 있음과 부재, 실체와 여백 등 공간을 이해하고 보여주는 중층적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칠리다는 스페인 바스크 지역 출신으로 생애의 대부분을 스페인의 소도시 산세바스티안에서 살면서 작품활동을 했다. 지역성에 토대를 두고 작가 자신의 내면에 수도자적인 몰두를 하면서도 철학, 문학, 음악, 미술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주제의식을 통해 세계인이 공감하는 뚜렷한 개성의 예술세계를 창조한 작가로 명성이 높다.
따라서 칠리다는 기존의 공간에 대한 단편적 생각을 넘어선 새로운 개념과 미의식을 찾고 그것을 조형적으로 구현하였다.
칠리다는 전세계 주요 장소에 설치된 공공적 성격의 미술품과 현대미술의 전환적 시점을 제공한 많은 주요전시를 통해 뚜렷한 작가적 족적을 남기고 영향력을 미쳤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에 본격적인 소개가 없었다.
이번 신세계의 전시는 스페인의 칠리다 유족의 협조와 칠리다 레쿠 미술관Chillida-Leku Museum의 출품으로 이루어졌고 국내 첫 번째 본격적인 칠리다 개인전으로 열린 이번 전시는 신세계갤러리 본점(2011.10.19-12.12), 인천점(2011.12.14-2012.1.16)전시에 이어 광주점(2012.1.18-2.20)에서 진행되고, 부산 센텀시티점(2012.2.22-4.2)으로 순회될 예정이다.
신세계갤러리 오명란 큐레이터는 “에두아르도 칠리다 작품의 절제된 구조적 형태와 견고한 구성은 조화와 긴장감을 동시에 유도하며 철학적 깊이를 느끼게 해준다"면서 "시대를 초월하는 열정적인 창조력과 예술혼을 경험해 볼 수 있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는 두 가지 이벤트를 마련, 겨울방학을 맞이한 어린이들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에두아르도 칠리다 “아트클래스”는 전시를 관람하면서 동시에 칠리다의 작품을 손쉽게 설명한 워크북을 이용한 미술수업이다. 전시 기간 중 매주 목요일 (1/26, 2/2, 2/9, 2/16) 오후 3시에 진행한다.
또 하나의 이벤트는 ‘피아노와 함께하는 추상 조각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칠리다의 작품을 바흐의 음악과 연결시켜 피아노 연주를 곁들인 전문가의 깊이 있는 강의이다. 미술과 음악의 미적 교감을 깊은 감동과 함께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더불어 어렵고 재미 없게만 느껴졌던 추상미술의 영역을 쉽고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도록 전시 기간 중 매일 11시, 1시, 3시, 5시, 7시 전시 설명회를 진행하는데, 이외 시간을 이용하고 싶거나, 단체관람을 원할 경우 갤러리에 문의하면 된다.
■ 작가와 작품세계 1950년대 초에 제작된 드로잉들은 공간을 형성하기 위해 서로 겹쳐진 여러 개의 선들을 보여주는데 이것은 칠리다 작업의 방향이 추상으로 서서히 나아가고 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점토를 이용한 작품을 시도한 후, 처음으로 주목을 받은 작업은 1949년 살롱드메에 출품한 석고로 제작한 조각 작품이었다. 하지만 칠리다가 가장 선호한 재료는 철이었다. 그는 에르나니의 어두운 대장간에서 발견한 금속재료 철을 이용해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형성하며 앞으로의 작품 세계를 통해 드러날 독창적인 길을 개척하게 된다. 또한 끊임없이 지식을 갈구하며 나무, 설화석고, 콘크리트, 흙과 같은 다양한 재료를 실험했다. 이 시기의 또 다른 새로운 재료는 샤모트 점토이다. 그는 이 재료를 사용해 <루라크(Lurrak)>와 <옥사이드(Oxides)> 시리즈를 제작했는데, 이 조각 작품의 부드럽고 단단한 표면은 대지 자체를 연상시킨다. 몇몇 작품의 표면에는 베어낸 흔적을 남겼고, <옥사이드> 시리즈에서는 산화제를 페인트처럼 사용해 조각 위에 검은 붓 자국의 느낌을 남기며 표면 위의 공간성을 탐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