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정책 교실서 지적한다
잘못된 정책 교실서 지적한다
  • 시민의소리
  • 승인 2001.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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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 공동 환경교육 '새만금을 살리자'>

전교조 광주지부가 새만금 간척사업과 관련, 갯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공동수업을 실시하고 있어 정부정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이 수업이 원만하게 앞으로 계속해서 이뤄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7일부터 14일까지 공동수업안을 토대로 전교조 소속교사가 활동하고 있는 각급 학교에서 각 교사별로 일제히 새만금사업과 관련된 수업을 실시하기로 하고 첫날인 7일 극락초등학교와 상무중학교에서 시범ㆍ공개수업을 진행했다.
상무중학교 과학실에서 실시된 1학년 5반 3교시 사회과 시범수업은 따라서 당초 정해진 커리큐럼과는 달리 새만금 사업을 주제로 진행됐다.

학생들 준비해온 자료 보며 열띤 토론

"갯벌이 사라지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요"
"태풍에 의한 피해가 커지고 환경정화 활동이 중단돼요"

심선화 교사는 생태계에서 갯벌의 역할과 중요성, 새만금 간척사업이 광활한 서해안 갯벌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설명했고 학생들은 미리 준비해온 자료를 보며 수업에 열중했다.
프로젝션 TV를 통해 새만금 사업의 진행정도를 설명하는 가운데 학생들은 지도책을 펴놓고 준비해온 자료를 보며 토론을 벌이는 등 갯벌과 새만금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학생들은 새만금 사업에 대한 각종 설문을 나열해놓은 널따란 판 위에 자신의 견해와 맞는 항목에 스티커를 붙이며 흥미로운 수업을 했다.
이날 새만금 사업이 환경을 파괴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선 '그렇다'와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서로 팽팽하게 맞섰다.

딱총새우 소리에 고개 돌리니
옆에있던 망둥이 놀자고 하네


또 광주지역 몇몇 초등학교에서는 '한국을 빛낸 100명의 위인들'의 곡에 갯벌을 살리자는 가사가 붙은 '갯벌을 빛낸 20가지의 생물들'이란 노래를 배우며 새만금 지역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도 했다.

8천년전 빙하물 황해가 되어/ 밀물썰물 오가며 흙을 나르고/ 넓은 벌판 위에다 갯벌 만들어/ 많은 생물 살아가는 터전 되었네/....../ 딱총새우 소리에 고개 돌리니 옆에있던 말뚱망둥 놀자고 하네/...../세계 5대 우리 갯벌 모래 갯벌 뻘 갯벌/ 갯벌을 살리자/

전교조 광주지부가 14일까지 갯벌에 대한 기본교육과 함께 새만금 간척사업이 가져올 수 있는 환경파괴 등에 대해 공동수업을 실시하게 된 것은 지난달 31일 구성된 광주지역시민단체 새만금 대책위원회에 참가하면서 교육현장에서 이들과 보조를 맞춰가기로 한 것.
지금까지 5ㆍ18, 일본의 역사왜곡 등 지역과 사회의 이슈에 대해 공동수업을 실시해온 전교조는 이번 새만금 공동수업을 통해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는 취지가 크다.

정부정책과 엇갈려...교육청 대응 관심

하지만 수업의 내용이 현재 추진하고 있는 정부정책과 달라 일선 학교를 지도 감독해야 하는 교육청의 대응도 주목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전교조의 공동수업에 대해 아직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에서 무조건 제동을 걸 수는 없지만 공동수업에 대해 현황이 파악되는대로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명만 광주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7일 "일선학교와 지역 교육청에서 이번 전교조 교사들의 공동수업과 관련 어떤 보고도 아직 올라오지 않은 상황에서 지금 뭐라 말할 수 없다"면서 "하지만 환경보호라는 측면도 중요하지만 주제 자체가 정부시책에 반하는 내용이어서 학교장을 통해 지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들이 나와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현재 공동수업 형태는 사회과목이나 과학과목에서는 사전준비와 구체적인 수업안을 갖고 수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여타 과목의 경우 담임의 훈화나 토론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 사실상 교육청 차원에서 별다른 지침을 마련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교사의 수업권을 침해할 수 없는 일이어서 어떤 방식의 대응책이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이번 새만금 공동수업이 끝나면 '6ㆍ15남북공동성명'을 주제로 공동수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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