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복지 <4-1> 일상생활과 다를 바 없는 요양원 생활스타일
스웨덴 복지 <4-1> 일상생활과 다를 바 없는 요양원 생활스타일
  • 정순영 북구의회 기초의원
  • 승인 2011.12.19 11: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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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 스스로 운영위원회 꾸려
독립적 아파트에 살고 있는 형태
스웨덴의 복지실태를 보기 위해서는 정책과 제도도 중요하지만 현장에서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우리는 요양원과 실버타운, 재가복지회사들을 안내받았다.

우선 나까꼬뮨에는 9개의 요양원이 있다. 그중 4개가 국립 요양원이다. 우리가 방문한 훼테판요양원은 공립인데 민영과의 차이점은 경영상의 차이만 있을 뿐 시설이용자들은 다른 점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민영은 노인들의 활동사항을 자세히 기록해서 꼬뮨에 제출한다. 예를 들면 오늘 극장을 가고, 건강 체조를 한다든지 하는 자세한 일정을 보고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것이다. 보통 꼬뮨에서 사업계획서와 예산서를 꼬뮨에 제출하고 2년간 경영을 한 뒤 잘 운영을 했을 때는 3년간 연장이 가능한 운영체제이다.

간병은 선택권 주어져

훼테판요양원의 오사베리스트럼인 원장은 아주 미인이었다. 9월 2일 발령이라 한 달이 안되었다. 오사베리스트럼인 원장은 나까꼬뮨의 공모에 의해 선출된 공무원이다. 원장은 두 군데의 요양원을 관리하고 있으며 전에는 간호사로 일한 경험이 있다.

이곳 시설에 대해서는 근무를 오래한 센터장인 멀린 간호사가 브리핑을 해주었다. 여기에서 구운 과자랑 케이크랑 과일을 내주었는데 참 맛있었다. 커피는 여전히 쓰게 먹는 모양이다. 뜨거운 물을 타서 마셨다.

멀린 센터장은 이곳에서 17년간 근무했다. 훼테판요양원은 스웨덴 꼬뮨에서 제일 큰 시설이다. 57개 아파트에서 61명이 살고 있다. 부부아파트도 몇 동 있다. 이곳에는 주간보호센터도 있는데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운영을 하며 차량서비스도 있고 이용자는 20명 정도 된다고 한다.

치매동을 포함해 4개의 병동이 있고 치매병동에는 일하시는 분이 더 많이 배치된다고 한다. 치매당당 선생님의 활동사항은 체조담당, 댄스담당, 작업, 외부음악회, 일주일에 한 번의 술자리 등을 마련해서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전체 직원은 70명으로 정규직원은 60명이고 10명은 파트타임으로 일한다. 직원의 이직률은 높지 않은 편이고 2014년부터는 보조간호사를 직원으로 의무적으로 채용하게 되어 있었다. 낮에는 두 명의 간호사가 상주하고 의사는 일주일에 2번 왕진을 온다. 물리치료사가 상주하고 노인들의 일상생활을 유지하게 만들고 작업치료사, 영양사, 조리사 2명이 있다.

점심때는 두 가지 메뉴가 준비되어 노인들에게 메뉴선택권이 있다고 한다. 하루에 120크로나(2만2천원 정도)를 하루 식사 값으로 지불한다.

훼테판요양원에서 살 수 있는 총 비용을 알아보았다. 한 달에 5,000크로나(90만원)의 집세를 내고 있다. 간병비로 한 달에 2,000크로나(36만원)이고 하루 식사값 120크로나이고 한 달로 30일을 곱하면 식사값으로 3,600크로나(65만원)이다. 총합하면 10,600크로나(191만원 정도)가 들어간다고 볼 수 있다.

간병비는 1단계에서 8단계로 구분되며 각 단계마다 간병비가 다르게 책정된다. 의료부문, 정신. 육체적 부문과 약 등은 통합적으로 이뤄지며 모든 노인들은 수입에 관계없이 요양원을 선택하여 살 수 있는 선택권이 있다. 자신의 경제력과 함께 부족한 부분은 꼬뮨의 사회복지과에서 지불해 준다고 한다.

▲ 노인 요양원의 노인들은 차별없고 평등하게 대한다. 노인들은 위원회를 만들어 손수 실버타운을 관리한다.
요양원 시설은 개인 가정집처럼

훼테판요양원의 총예산은 5억크로나(900억원)이다. 70%는 급여로 사용되며 나머지 30%는 물품이나 사무용품, 식비 등으로 전부 사용되며 큰 양로원일수록 이익금이 많다고 하지만 이익을 창출하려고 하지는 않는 모양이었다.

공립요양원은 8개의 등급으로 판정되며 사립은 3개의 등급으로 판정된다. 사립은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노인요양원의 노인들은 재산이 있거나 없거나 차별이 없고 평등하게 대한다. 여기에 근무하는 재가복지사는 집도 고쳐준다. 간병등급의 노인들의 간병의 등급판정은 간호사가 판정원이 된다고 한다.

이곳에는 많은 자원봉사자가 온다고 한다. 개인자원봉사자, 적십자사 등 많은 분들이 도와주기를 자청한다고 한다.

훼테판요양원의 특징은 일반인처럼 일상생활 형태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는 점이다. 많은 노인들은 요양원이 아닌 자기 집에서 살길 원한다고 한다. 이런 분들은 집에서 재가복지서비스를 받고 있다.

원장은 별다른 어려움이 없지만 굳이 말하자면 행정기관에 기록하고 보고하는 일이 힘들고, 직원들이 아팠을 때 보조직원을 쓰는 일이 어렵다고 말했다.

스웨덴 노인들은 여행을 즐기는데 이 요양원에 있는 노인들이 여행을 하고 싶을 때는 보호자와 같이 여행을 하거나, 당일 여행으로는 요양원에서 가까운 곳을 찾아 볼거리 중심으로 여행을 떠난다.

이곳의 시설을 둘러 봤는데 모두가 깨끗한 모습이고 책을 읽거나 햇볕이 자주 없는 스웨덴 나라의 특성상 햇볕을 쬐는 노인들이 많았다. 각 방마다 자기의 물건이나 가구를 가져다가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꾸미고 살고 있었다. 가족들과 손자 손녀들의 사진을 많이 걸어 놓는 것은 우리나라의 어르신들과 똑 같은 부모마음 인 것 같다.

밍켄실버타운 방문하다

밍켄실버타운의 론란 부회장은 우리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장난기를 가득 머금은 얼굴 같았지만 친절했다.. 아들이 KAL기 조종사라고 소개했다. 아들이 근무하고 있는 나라에서 왔다고 너무나도 반가워했고, 79세인데 아주 건강해 보였다.

스웨덴의 85세 이상 노인의 51%가 스스로 건강 상태가 양호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한다. 광주공항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으며, 한국이 IMF를 가장 빠른 시일에 벗어나 성장한 나라로 알고 있었다. 싱글벙글 웃으면서 어린아이가 그동안 있었던 일을 숨 쉴 틈도 없이 말하듯 하며 즐겁게 알려 주며 외부인들을 환영한다고 한다.

55세 이상의 노인부부의 입주자로 구성된 이곳은 평균 나이는 75~78세에 이른다. 주택공사로부터 분양받아 노인분들이 위원회를 만들어 자금관리부터 조경에 이르기까지 손수 관리 한다고 한다. 빙 둘러 있는 아파트 가운데에는 잘 정리된 공원이 조성되어 있고, 많은 꽃들과 함께 어른들이 삼삼오오 놀러 나와 벤치에 앉아 햇볕을 쪼이고 있었다.

109개의 아파트로 구성되어 있으며, 25평형 78개, 18평형 21개, 13평형 4개의 아파트가 있다. 가는 곳마다 컴퓨터가 설치되어 있었다. 스웨덴은 18세 이상 인구의 90%가 인터넷을 사용하고 5세 아동의 50%가 사용하고 있다.

지하에는 4개의 자녀들이 방문했을 때 잠잘 수 있는 숙소가 있었다. 회의나 공연을 할 수 있는 장소, 도서관, 음식을 만드는 식당, 목공소, 베틀 짜는 방, 오래된 짐을 보관하는 창고 등, 다양한 공간이 있었다. 어른들의 만남의 장소도 있고 깔끔했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남의 장소에서 공연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카드도 하며 봄잔치, 가을잔치도 하고 바자회를 열어 물건을 팔기도 했다. 이렇게 경영을 잘해서 1년에 3개월은 관리비를 안내도 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론란 부회장의 아파트를 방문했다. 하얀 백발의 세련된 커트머리의 할머니가 멋지고 우아했다. 주방과 베란다를 꽃으로 장식했고, 각각의 방의 침대는 1인용으로 꾸미고, 거실은 그동안의 추억의 장식물로 잘 꾸며져 있었다.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가는 우리를 5층 베란다에 나와서 안 보일 때까지 손을 흔들어 주었다. 아마도 한국에 있는 아들 KAL조종사를 보는 마음인가 보다. 우리의 이별은 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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