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왠지 자꾸 생각나네∼ 이분들…”
“왠지 자꾸 생각나네∼ 이분들…”
  • 채복희 이사
  • 승인 2011.12.12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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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회 평균 600만명 이상, 최대 1200만명이 듣고 있다는 인터넷 라디오 ‘나는 꼼수다’가 31회까지 내보낸 방송을 통해 밝힌 정치적 견해는 뚜렷하다. 그것은 한나라당으로 통칭되는 수구 기득권 세력에 대한 저항과 그로부터 정권을 되찾아 오려는 야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다.

그러나 나꼼수 4인방은 제1야당 민주당에 대해서도 비판의 칼날 역시 감추지 않는다. 이들은 지난 서울시장 보선을 앞두고 민주당 후보 초청 토론을 벌이기도 하는 등 범야권의 절대적 통합을 주선하지만, 간간히 대화 중 “민주당은 가카(MB)없이 어떻게 존립하는지 모르겠다”며 민주당 꼬집기를 멈추지 않는다. “지금껏 민주당이 한 일이 뭐 있느냐”는게 이들의 주장이다. 물론 이같은 비판은 나꼼수에게서만 나오지 않는다. 그동안 민주당 존재감에 대한 지적은 수도 없었다. 그러다 FTA 국회 비준 날치기 사태가 터지자 민주당은 더 이상 믿을 수 없는데다 무력한 당으로 전락했다.

나꼼수는 사건 이후 FTA를 통과시킨 한나라당 의원 명단을 가지고 노래를 만들어 유포시키고 있다. 장기전으로 진입한 이 문제를 국민들이 지치지 않고 함께 풀어가려면 재미있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는 노래다. 서울과 경기도, 충청, 경남북, 강원 출신 한나라당 의원 151명의 명단이 모두 망라돼 있으며 선창곡은 같으되 후렴에서 각각의 지역에 해당하는 의원 이름을 붙이는 방식이다.

여기에는 아직 호남지역이 없다. 호남에는 한나라당 의원이 없으니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는 호남지역 국회의원들이 해당사항으로부터 하얗게 결백해서가 결코 아니다. 굳이 FTA를 반대하지 않아도, 국회에서 결사항쟁하지 않아도, 다음 총선에 별다른 위기를 겪지 않을 것이고 따라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엎드려 있거나 아예 더 나아가 내부적으로는 FTA 합의에 공조한 민주당 호남 출신의원들에게까지 면죄부를 주고 있는 것이 단연코 아니다.

나꼼수는 당초 이들에 대해서도 역시 같은 노래를 불러 명단을 밝힌다고 했다. 그러나 우선 집권당에 대해 화력을 집중하기로 한 듯 민주당 국회의원 명단은 나오지 않았다. 민주당 해당의원들은 이로써 한숨을 돌렸는지 아니면 희색이 만면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이미 2040세대를 비롯해 국민 4명당 1명 정도는 모두 귀를 크게 열고 나꼼수를 들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 중에서도 FTA에 은밀히 찬성한 이들이 있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야권 통합 논의가 민주당 내에서는 거칠기만 하다. 순천에서 일어났던 자리 뺏기기 현상이 또 일어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서일 것이다. 물론 통합 이전 최후의 순간까지 각자의 목소리는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민주당 막대기만 꽂으면 당선이 거의 확실했던 호남지역에서 야권대통합에 따른 자리 내주기에 자신이 해당될까봐 은밀히 반대 공작을 벌이는 꼼수가 발각된다면 적어도 나꼼수와 그 방송을 듣는 청취·유권자들이 가만히 있지만은 않을 것이다.

이제 변화를 읽지 못하는 청맹과니들에게 주권을 던지는 이들은 더 이상 없을 것이다. 그만큼 골방에서 4명이 모여 웃고 떠들면서 만드는 나꼼수가 가져온 효과는 위력적이다. 호남의원들, 나꼼수 잘 듣고 더 이상 꼼수 부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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