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구의 중국이야기 9, 중국인의 처세(處世)는 침묵
강원구의 중국이야기 9, 중국인의 처세(處世)는 침묵
  • 강원구 박사
  • 승인 2011.12.09 0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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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화가 나면 당연히 화를 낸다. 그것이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중국인들은 화가 날수록 웃는다. 자신을 숨기는 것이다. 물론 사람에 따라 조그만 일에도 화를 내는 경우가 있겠지만 중국인들은 웬만하면 참고 웃으면서 대한다.
그 웃음 속에는 얼마만큼의 자존심을 상해가면서도 참는 것도 있다. 중국인들은 치욕적인 것을 참는 자는 큰 인물이 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언짢은 일도 잘 참는 것이 중국인이 아닌가 생각한다. 그래서 말도 줄인다.  중국에서 벌어지는 많은 의식들은 모두 체면 차리기와 무관하지 않다. 상점을 개업한다고 할 경우 얼마나 체면을 차렸는가에 따라 그 상점의 수준이 결정된다. 상점 안에는 높은 사람들과 찍은 사진이 많이 걸려 있어야 체면이 서게 되며, 국가기관에서 수여한 상장과 상패가 전시되어야 한다. 

 

합작회사는 반드시 정치인들이 배경으로 등장해야 성공을 보장받는 첫걸음이 된다. 중국에서는 사람을 만날 때 명함을 교환하는 데 그 명함에 있는 직함이 어느 수준인가에 따라 대하는 정도가 달라진다.
중국은 수많은 전쟁과 독재자들이 나와 많은 사람들이 희생을 당했다. 우리는 남의 일에 뛰어들어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지만, 중국인들은 되도록 남의 일에 뛰어 들지 않는다. 자동차 사고가 나도 구경하는 사람은 많아도 끼어들어 해결해 주려고 노력하는 사람이 별로 없는 곳이 중국이다.

중국인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는 말에 ‘구동존이(求同存異)’이란 말이 있다. ‘뜻이 같으면 공동 노력하여 힘을 합치고, 나와 뜻이 다르면 그대로 놓아둔다’ 는 뜻인데, 나와 뜻이 맞지 않다고 해서 나쁘게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새 지도자가 부상할 때마다 출세의 비결이 있다. 유교적 전통과 사회주의 이념이 혼재하고 있는 중국에서의 처세술이다. 공산당에 대해 해당 행위를 절대하지 말아야 한다. 당의 지도 방침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자살행위다.
정치적 식견보다는 첨단과학이나 기술을 과시하는 지식을 갖는 것이 좋다. 무색(無色) 무취(無臭)한 이과 전공의 지도자가 선호되고 있다. 부유층이나 자본가들과 사이좋게 지내야 한다. 친구를 가려 향응도 선별하고, 국제적인 분위기를 읽을 줄 알아야 하며, 매사에 비밀을 지켜야 한다.

중국인들이 중요시하게 말하는 ‘꽌시(關係)’는 그들의 삶에서 대단히 중요한 인간관계를 말한다. 정권이야 어떻게 바뀌든 법률이야 어떻게 바꿔지든 간에 오직 나를 위해서는 높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들이 사업을 할 때 그 지역의 높은 사람들과 관계를 돈독히 맺어두는 것이 좋다. 중국만이 아니고 우리나라도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높은 사람들과 관계를 맺어야 하는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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