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는 세상이 아름답다 -8
“우리마을 ‘운수대통’이요”
함께 가는 세상이 아름답다 -8
“우리마을 ‘운수대통’이요”
  • 박재범 기자
  • 승인 2011.10.27 11: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민들이 농촌의 정겨움과 체험을 즐기는 곳
 농촌의 소득은 예로부터 집안에서 내려오는 농사나 가업으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광대한 농지가 있다면야 ‘만석군’ 소리를 들으며 자손대대 아무런 걱정없이 생활을 이어가겠지만, 산골짜기 조그만 마을들은 그렇지 못하다.

많아야 논·밭 두세 마지기(논은 약 300평, 밭은 약 100평)가 전부이다 보니 좁은 산골자기 한쪽 평지에 배추농사, 고추농사를 비롯해 누에도 키우는가 하면, 산기슭에 복숭아나 감을 키워 생활을 연명할 정도로 사정이 어렵다.

이런 농촌의 현실을 어려움을 마을주민들이 힘을 합쳐 도시민들에게 고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마을로의 변화에 성공한 마을이 있다. 담양군 대덕면 운산리 저심마을이 바로 그곳이다.

▲‘저심마을’에서 ‘운수대통마을’로
저심마을은 행정구역상 담양에 속하지만 화순군 북면과 곡성군 옥과면과 경계를 이루는 마을로 해발 약 300m에 위치해 논농사보다는 밭농사와 과수재배가 주 소득원이었다.

하지만, 인근에 동북호가 생기면서 안개가 자주 발생해 과일의 낙과현상이 나타나 과수재배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그러던 중 콩과 잡곡을 공동으로 재배에 나섰고 지난 2006년에는 우리콩영농조합까지 만들어 수확한 콩으로 메주를 만들고 된장, 간장, 청국장으로 가공해 판매를 시작해 재고가 바닥이 날 정도로 전국에 유명세를 떨쳤다.

이를 시작으로 마을의 주된 수입원이 바뀌는 계기가 됐다. 여기에 마을을 감싸고 있는 해발 612m의 수양산과 만덕산에서 자생하는 약초 채취와 고랭지의 특성을 갖춘 밭에 채소를 키워 마을의 소득을 높인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렇듯 주민들의 소득원이 높아지다 보니 주민수도 늘었다. 고향으로 돌아오는 도시민을 비롯해 예술인까지 불과 5년 사이에 15명이 늘어 현재 50여가구에 약 85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런 노력에 저심마을은 지난 2008년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선정됐으며, 마을회의를 거쳐 본래 마을 이름에 들어가는 멧돼지의 지혜로움 다산과 풍요로운 한지가 갖는 전통의 얼, 마음까지 성숙하고 깊은 것이 어울리면 대동세상이라고 생각해서 ‘운수대통’이라는 이름이 탄생됐다.

▲화백(和白)회의로 마을사업 일궈
운수대통마을에서 진행하는 사업은 모든 마을 주민들이 참여한다. 마을사업은 주민 전체가 참여해야 한다. 일을 주로 젊은이들이 하고 식사는 부녀회가 맡으며 어르신들은 격려를 비롯해 지혜를 나눠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것 자체가 어르신들 몫이고 요즘은 애들도 행사나 마을에 참여를 시켜서 마을의 구성원이라는 자각과 자부심을 만들고자 하기 때문이다.

또한, 공동체 일은 화백(和白)회의를 거쳐 만장일치로 결정이 나야 일을 진행한다. 따라서 마을 대소사부분을 함께 논의하고 그 성과도 수렴돼 마을 전체가 하나가 됐다.

윤영민 위원장은 “녹색체험마을에 관해 회의를 할 때 몇몇 주민만 사업을 추진하다 실패를 해 문제를 진단하면서 전 주민이 참여하지 못해 그런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그 후 전 주민의 도의를 얻어 사업을 다시 시작했고 결국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고 말했다.

운수대통마을은 산촌생태체험마을사업으로 산촌을 통한 소득사업도 진행을 해서 약초라던가 효소라던가 곶감, 여러 가지 장아찌 등 새로운 소득들을 준비하고 있다.

여기에 이도향촌귀향센터를 만들어 도시민이 농촌에 들어와서 함께 살 수 있는 계기를 비롯해 농촌생활에 걸림이 되는 모든 것을 함께 풀어갈 수 있는 일을 펼칠 예정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윤영민 운영위원장
우리가 하는 마을공동체는 상당히 자족하는 느슨한 공동체를 하고 있다. 모든 것을 마을에서 한다든가 생산에서 판매하고 분배하는 공동체를 하자는 것이 아니고 우리는 서로 협의해서 필요한 부분은 함께 결정하고 결정한 것은 같이 힘을 모으고 책임을 지자는 느슨한 공동체를 하고 있다. 앞으로 마을 공동체는 느슨할 필요가 있다. 개인의 개성이 존중받고 살려지는 실험들이 많아지면 마을공동체는 지금까지 실험했던 여러 공동체에 비해서 대단히 유망한 비전이 있는 실험이다.

또 하나는 ‘얼’을 살리는 공동체를 살리는 공동체를 해보자 하고 있는데, 우리의 미덕 우리의 전통 우리의 문화 우리의 혼 우리의 뿌리 우리 것을 살리려고 하고 있다. 그것은 백중제 등 옛 농경 생활의 공동체 근간이었던 것을 살리고 향악을 직접적인 향악 수직적인 유교적인 향악이 아니라 그 골간은 그대로 살리지만 질은 많이 다르게 누구라도 동등하고 동경 받는 문화, 수평적인 향악을 살리고자 한다.

우리 민주주의의 꽃이 서구적 절차적, 다수적인 것은 상당히 껍데기고 형식적인 민주주의, 내용적인 민주주의가 안 되다 보니 항상 소투자의 문제라던가 사회적인 문제가 표출되고 갈등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선조들은 지혜로운 역사적인 형식과 내용을 겸비한 역사를 가지고 있더라 그것을 마을에서 구현해보고자 하니깐 성숙해지고 평화로워지고 즐거워진다.

처음에는 일이 짜증나고 그런 것이 많았다면 지금은 즐기자 한다. 이것은 일로 하는 것이 아니고 보람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필요할 뿐 언젠가는 다들 잘한다. 농촌이 힘들다 어렵다 하고 하는 것도 역발상해서 농촌이 가장 비전이 있는 곳이다. 지금 일자리가 없고 사회적인 환경이 도시 속에서 양상하고 드러나고 있는데 과연 그것을 헤쳐나갈 수 있는 비전이 어디서 나올까 본다면 농촌 마을공동체는 자연과 더불어서 서로 인위적인 것들을 최소화 하면서 나누면서 할 수 있는 여지들을 갖고 있다고 본다.

예전 농어촌이라고 하면 1차 산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스스로 가공도 하고 판매도 하고 유통도 하면서 체험도 하고 어울릴 수 있는 문화, 관광도 하는 복합 산업이 이뤄지는 곳이기도 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