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활성화, 그 길을 묻다 7.국외주말시장
전통시장 활성화, 그 길을 묻다 7.국외주말시장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1.10.24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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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방콕 짜뚜짝시장(1)
태국 방콕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장이 하나 있다. 일명 JJ마켓이라고도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인 짜뚜짝시장이다. 짜뚜짝시장은 토요일과 일요일에 열리는 주말시장이다. 대략 아침 9시에 문을 열어 오후 6시경에 문을 닫는다. 수요의 증가에 따라 최근에는 평일에도 문을 여는 가게가 늘고 있다. 다만 평일에는 대체로 오후 4시경부터 6시까지만 문을 연다.

짜뚜짝시장의 고객들은 대부분 방콕시민들이다. 외국인들의 방문비중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 시장은 서민들만이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다.

짜뚜짝시장은 MRT(방콕 지하철) 블루라인 깜빵펫역 근처에 위치하고 있으며, BTS(전철) 쑤쿰빗 선 머칫 역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 또한 MRT 쑤안 짜뚜짝(짜뚜짝 공원)역에서 내려도 된다.

우리나라의 전통시장과 닮은꼴인 짜뚜짝시장

짜뚜짝시장에 대한 첫인상은 우리나라 전통시장과 너무도 닮았다는 것이었다. 우선 시장의 외형이 주는 느낌이 아주 비슷했다. 단층으로 된 낡은 건물들에 해가림 천막이 낯설지 않았다. 주도로 가운데 좌판을 펼치고 장사를 하는 노점들도 정겨웠다. 시장에서 팔고있는 상품들의 가격이 높지 않은 것도, 정찰제임을 알리기라도 하듯 가격표를 써놨지만 애교있는 흥정으로 조금 깎을 수 있는 것도 다 닮은 점이었다.

이렇게 우리나라의 전통시장과 유사한 형태와 모습을 한 짜뚜짝시장은 주말이면 40~60만명 정도의 내외국인들로 홍수를 이룬다. 그런다고 해서 시장이 번잡하다거나 지저분하다는 느낌을 전혀 주지 않는다.

그런데 왜 우리나라 전통시장은 몇몇 시장을 제외하고 내국인들과 외국인들로부터 주목받지 못하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거미줄처럼 얽힌 짜뚜짝시장의 골목을 누벼보기로 했다.

짜뚜짝시장에 들어서니 왜 이곳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통시장중의 하나가 되었는지를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일단 시장 규모가 방문객들을 압도한다. 규모가 크니 볼거리와 먹거리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준다.

1.13km²에 달하는 면적
27개 구역에 총 15,000여 점포가 영업

짜뚜짝시장은 면적이 1.13km²에 달하며 전체가 단층건물로 구성되어 있다. 총 27개로 나누어진 구역에 9,000개 이상의 점포와 약 6,000여개의 노점이 영업을 하고 있다. 총 15,000여 점포에 어림잡아도 약 30,000명 이상의 상인들이 이곳에서 삶을 꾸려가고 있다. 총 27개의 구역에는 총 63개의 통로가 있고, 이 통로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골목들이 서로를 연결하고 있다. 하루 종일 둘러봐도 골목골목 빼곡히 자리한 이곳의 상점들을 모두 훑어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짜뚜짝시장은 태국인들과 외국인들뿐만 아니라 모든 연령층과 사회 각계각층으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다. 대형 백화점이나 대형 쇼핑몰이 방콕에 없어서이거나 빈부의 격차가 심해서도 아니다. 짜뚜짝시장에는 백화점이나 쇼핑몰에서는 취급하지 않는 다양한 상품들을 취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짜뚜짝시장에서는 음식, 의류, 가구, 장신구, 장식품, 가정용품, 주방용품, 액세서리, 의류, 타이 전통 수공예품, 종교용품, 수집품, 새 책, 중고 책, 희귀동식물, 원예용품 등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 열거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상품들이 판매되고 있었다. 심지어 우리나라 한복도 판매되고 있을 정도로 짜뚜짝시장은 상품의 천국이었다. 짜뚜짝시장이 모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는 이처럼 이곳에 없는 물건들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짜뚜짝시장이 열리는 주말이면 사람들로 넘쳐난다.

시장에서 타이야라(THAIYARA)라는 점포를 운영하는 쿠라티다(Kuhlatida)씨는 주말 일일 방문객을 묻자 “약 200,000명 정도일 것”이라고 답했다. 또, 장사가 잘 되느냐고 묻자 “많이 팔린다”고 웃으며 답한다.

짜뚜짝시장의 27개 구역은 완전하지는 않았지만 나름 상품의 종류별로 구역이 특화되어 있었다. 의류는 의류대로, 장신구는 장신구대로, 동식물은 동식물대로, 구역마다 같은 종류의 상품들을 판매하는 점포들을 모아두어 쇼핑의 편의성을 높였다. 구역 사이사이 음식점과 간식을 파는 노점상들이 자리하고 있어서 쇼핑객들의 지친다리를 쉬어가게 한다. 간식을 파는 노점상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흡사 우리나라의 전통시장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시장 전체가 금연구역

미로처럼 연결된 길을 걸으면서 든 느낌 중의 하나는 이 시장이 꽤 청결하다는 것이었다. 주도로는 말할 것도 없고, 통로와 통로를 연결하는 좁은 골목에 이르기까지 거리가 깨끗했다. 자기 주변을 청결히 유지하는 상인들의 자세가 돋보인다. 특히 바닥에 버려진 담배꽁초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리 오래지 않아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곳곳에 게시된 금연구역 안내판이 그 답을 말해주고 있었다. 시장 내에서 흡연을 하면 벌금이 2,000바트(한화 약 8만원)라는 내용이었다. 알아보니 2008년 6월 짜뚜짝 관계당국이 시장 전체에 흡연 금지령을 내렸다고 한다. 시설현대화사업으로 많이 개선되기는 했으나 아직도 통로가 지저분한 우리나라의 전통시장이 배워볼만한 대목이다. 고객들의 보행을 확보하기 위해 시행하고 있는 황색선도 철저히 지켜야 하고, 자기 점포 앞은 자기가 깨끗이 정리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시장 전체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

다만 매장들이 너무 빼곡히 밀집해 있는데다 통로와 통로를 연결하는 골목이 너무 좁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리고 문화의 차이인지는 모르겠으나 화장실을 이용하는데 돈을 받는다는 것은 좀 야박하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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