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동화나라로 놀러오세요
숲속 동화나라로 놀러오세요
  • 박재범 기자
  • 승인 2011.10.06 19: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민들의 휴식처, 키조그림책마을
함께 가는 세상이 아름답다 -5-
 우리네 농촌도 매년 도심으로 이동하는 인구로 인해 고령화 되고 피폐해져만 가고 있다. 일본도 이런 실정을 겪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다.

일본도 매년 도심을 찾아 떠나는 젊은이들로 인해 농촌 마을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하지만, 일본의 농촌마을에서 마을의 자연을 이용해 도시민들이 마음의 안정을 찾기 위해 찾아오는 마을이 늘고 있다.

그 대표적인 마을이 일본의 남쪽 끝, 규슈지역의 미야자키 현에 위치한 ‘키조(목성)그림책 마을’이다.

▲쇠락해져가는 마을의 변화
키조그림책마을은 마을 전체의 약 80%가 산으로 둘러싸여 있는 깊은 산골마을이었다. 젊은이들은 마을을 떠나가고 노인들만 남은 산골마을은 돈도 사람도 없어져 삶의 기쁨이이 사라져 해가 갈수록 쇠락해져갔다.

그러던 중 키조정청과 주민들은 마을을 다시 살리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던 중 이곳 출신인 ‘쿠로키 이쿠토모’씨가 “그림책 마을을 만들자”라는 제안을 했다.

이 제안을 시작으로 산골마을에 그림책마을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그때가 지금으로부터 16년 전이다.

당시 그림책 마을을 만들기 위한 실험적인 시도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슬로바키아의 ‘브라티 슬라바 세계 그림책 원화전’을 기획했다. 하지만, 외부인들은 ‘왜 이런 깊은 산속에 그림책 마을을 만들어야한 했을까?’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유는 그림책의 매력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은 가보고 싶어 할 컬렉션이지만 그것을 보기위해 그것을 보기 위해 이시카와 지구인 산골짜기까지 발길을 옮길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달랐다. 그림책 마을이 문을 연 후 열흘 동안 무려 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방문했다.

쿠로키 씨가 당시 주변의 우려에 “이 이상의 완벽한 장소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그림책 문화를 전달할 수 있는 환경이 이 이상 존재할 수 없어 조금의 불편함을 감수한다면 모든 이가 넉넉함 속에서 그림책의 세계에 푹 빠질 수 있을 것이다”고 확신하며 기획을 추진한 결과였다.

관람객이 성원에 힘입어 지난 1996년 4월 ‘숲속의 그림책관’을 중심으로 ‘숲속의 나무꾼관’, ‘숲속의 작은 집’, ‘숲 옷의 그림 연극 오두막’ 등의 시설로 이뤄진 ‘키죠그림책 마을’이 완성됐다.

관람객의 꾸준한 호평을 받게 된 그림책마을은 3년 후 ‘물의 스테이지’라는 야외 공연장까지 마련해 매년 3만 명의 방문객이 방문하는 유명마을로 다시 태어난 것이다.

▲그림책 마을의 가장 큰 원칙 ‘자연’
쿠로키 촌장은 그림책마을을 조성할 당시 세가지 원칙을 정했다. △자연을 지킨다. △그림책 도서관이 자연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 △아이들에게 가장 소중한 건 자연의 체험. 책을 읽은 것보다 자연을 느끼고 시간을 즐기게 하는 곳 이여야 한다. 이다.

세가지 원칙을 기준으로 마을을 운영하고 있지만 가장 큰 원칙이 있다. 그 것은 모든 항목에 모두 거론되는 것, 바로 ‘자연’이다.

그도 그럴 듯이 키조그림책마을의 자연환경 못지않게 그곳을 향하는 길목이 찾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웅장함을 느끼게 한다. 그림책마을로 가는 길과 함께 펼쳐진 깊은 협곡의 코마루강을 낀 물결의 선과 산의 형상을 비롯해 길목에 세워진 ‘다쿠치루의 동굴’, ‘츠무지 마가리’ 등 동화 속의 이야기를 다룬 귀여운 간판들이 마을 초입부터 마음을 설레게 한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그림책마을이 생기기 전에는 이런 자연을 크게 인식하지 못했다. 이유는 그 속에서 늘 살아왔던 것에 대해 특별한 것이 아닌 불편함으로 느꼈기 때문이다.

이제는 마을 사람들도 변했다. 자연을 사랑하는 방법을 비롯해 자연이 아름답게 보존돼 있는 마을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됐으며, 이 마을에 와서 살고 싶다는 이도 점차 늘어가고 있다.

▲원주민들의 참여 아쉬워
키조그림책마을이 들어선 키조정의 주민은 약 5,300여명이다. 지금껏 국내·외 언론의 보도에는 5천여 명의 주민들이 대부분 그림책마을을 가꾸어 나가는 것처럼 보였었다.

하지만 본지 확인결과 그림책마을에서 일을 하는 주민은 2명에 불과했다. 1년에 필요한 인원 300여명은 미야자키 현에서 조달하고 있다.

키조그림책마을은 애초 쿠로키 촌장이 사업계획서를 정부에 제출해 7천만 엔(한화 10억 원)의 건설비용을 지원받았다. 여기에 기조청에서 매년 부족한 인건비 등의 운영비를 지원받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일본에도 구제역으로 큰 고역을 치렀다. 그 여파로 키조그림책마을을 찾는 관광객도 줄어 정부가 2년 전까지 년에 약 4백만 엔(한화 6천2백만 원)을 지원했지만 올해는 지원액을 늘릴 예정이다.

오사카나 도쿄에서도 그림책마을은 키조그림책마을은 전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키조 지역을 알릴 수 있는 기회를 준만큼 지원이 필요하다고 위원들을 설득할 정도다.

키조정청 키조그림책마을 담당자는 “일본에서 선진적으로 볼 수 있지만 아쉽게 점차 경영이 어려워지고 있다”며 “경영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 없는 이벤트를 정리하는 등의 개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담당자는 “키조 지역 주민들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 중이다”며 “그 일환으로 그림책마을의 인기 있는 프로그램과 농촌체험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중이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