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인화학교, '끝'이 아닌 '시작'
광주 인화학교, '끝'이 아닌 '시작'
  • 차소라 수습기자
  • 승인 2011.09.30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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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가니> 통해 국민적 관심
성폭행 가해자는 여전히 학교 '출근'

2005년 한 학생이 친구들을 통해 들은 성폭력에 관련된 이야기를 엄마에게 하게 됐다. 그 이야기를 들은 학부영은 확인이 필요하다라고 생각돼 피해학생을 성폭력 상담소로 데려가면서 장애학생의 '성폭력 피해'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게 됐다.

사건의 중심은 광주인화학교이다. ‘광주인화학교’는 1956년에 설립된 청각장애인 교육을 위한 특수학교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 있는 청각장애 학생을 위한 특수교육기관으로 유치부, 초등부, 중학부, 고등부, 전공과를 두고 있다.

조직적이고 끈질긴 '가해'
장애학생 성폭행 가해자로 알려진 사람들은 당시 학교에 재직하고 있는 학교장과 행정실장, 보육교사 등이었고 총 6명이 성폭행 혐의로 2005년 11월 재판을 받았다. 2000년부터 2005년까지 5년 사이에 초·중·고등학교 피해학생이 9명으로 조사됐다. 성폭행은 이렇게 오랫동안 이어졌다.

학교를 설립한 이사장의 큰 아들은 학교장이었고 작은아들은 행정실장이었다. 그 외 가해자는 처남 등 인화학교의 주요 요직은 이사장 친인척으로 구성되어 있었고 사건은 뒤늦게 알려졌다.

가해자는 '솜방망이' 차벌만
사건이 알려진 후 2006년 재단 임원 해임명령을 촉구하는 천망농성이 광주 광산구청 앞에서 진행됐다. 국가인권위에서는 임원 해임 권고와 추가 가해자 6명을 고발하기도 했다. 광주광산구청은 그 해 임원 해임을 명령했다.

2007년 학생들은 성폭행 가해자인 학교장에게 폭행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학교장에게 계란과 밀가루를 던졌다는 이유다. 또한 같은 해 6월 인화학교 재단은 학생 성폭행 혐의로 직위해제 됐던 교직원을 복직시켰다.
그리고 재단은 대책위에 참여한 교사에게 파면 및 임용취소, 정직, 감봉 등의 징계를 내렸고 성폭행 사실을 처음 외부에 알린 보육교사를 대기발령 조치한 뒤 해임했다.

2008년 1월 성폭행 혐의로 구속된 6명의 재판이 진행됐다. 그 중 2명은 공소시효를 이유로 기각됐으며 4명만 실형을 선고받았다. 그마저 1심에서 징역 5년을 받은 당시 학교장은 같은 해 항소심에서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 받았다.

2009년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토대로 한 소설 <도가니>(저자 공지영)가 출간됐다. 한 신문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공지영 작가는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그들의 가벼운 형량이 수화로 통역되는 순간 법정은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는 한 줄의 글을 읽고 이미 집필을 시작한 다른 작품을 덮고, 소설 ‘도가니’를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문패 바꾸기 시도까지
하지만 또다시 인화학교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 학생들 간의 성폭력 사건이었다.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는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광산구청에 민관 합동조사를 요구했지만 재단의 반대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몸살을 겪던 광주인화학교는 2011년 이사회를 통해서 학교와 시설의 명칭 변경을 결의하고 인화학교에서 ‘서영학교’로 인화원에서 ‘서영원’으로 바꾸기 위해 광산구청에 변경 신청을 했다. 또한 청각 언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지적장애인 대상으로까지 확대하겠다고 나섰다.

인화학교 성폭력 대책위는 인화학교의 이름, 정관 변경신청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고 광산구와 광주시에서는 변경신청에 대해 반려했다. 그러나 인화학교 재단 측은 계속해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2011년 영화 <도가니>가 개봉되면서 다시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이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로 인해 성폭행 가해자들의 가벼운 형량에 국민적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경찰 측은 특별수사팀을 구성해 가해 교사들의 추가 성폭행 여부와 내부의 구조적 비리 여부 등 의혹을 풀기로 했다.

영화를 접한 국민들은 분노했고 아동 성범죄에 대한 공소 시효를 폐지하는 100만 서명 운동도 시작되는 등 사건이 재조명 되고 있다.

당시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 당시 교장 등 3명을 변호했던 변호사는 “교장 등 피고인 모두가 무죄를 주장하며 억울해했고, 공소사실에 합리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부분도 있어 이런 부분에 대해 (변호사로서) 의뢰인의 입장에서 열심히 변론했다”는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9월 30일, 전남도교육청에서 열린 국정감사장에서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폭로했던 교사(영화 ‘도가니’ 공유 役)는 참고인으로 나와 당시 상황에 대해 증언을 하며 “아이들, 아픈 우리 아이들을 끝까지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고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진정한 훈남(훈훈한 남자)다’, ‘사람들의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훌륭한 선생님이다’라는 의견을 보냈다.
한편 30일 국정감사에서 장휘국 교육감은 여야의원들의 인화학교 폐쇄 주장에 대해 "폐쇄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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