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활성화, 그 길을 묻다 3.인삼전문시장
전통시장 활성화, 그 길을 묻다 3.인삼전문시장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1.09.27 1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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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 하나로 전국을 호령하는 금산인삼시장
 
광주에서 차로 2시간을 달려 충남 금산에 이르니 온 고을이 인삼천지, 약초천지다. 진정한 인삼과 약초의 고장이란 말이 실감이 난다. 게다가 ‘2011 금산세계인삼엑스포’까지 진행되고 있어서 금산은 생기가 넘쳤다.

금산은 해방 전 개성과 함께 한국의 2대 인삼산지였다. 해방 후 남한과 북한으로 분단이 되자 금산은 남한 인삼 총생산량의 95%를 차지했다. 현재도 이 명성 그대로 전국 인삼물량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전국 인삼시세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금산군에는 총 1500여개의 인삼 관련 업소가 있다. 금산군의 경제활동 인구 중 약 50%가 인삼과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그 경제규모가 약 8000억에 이른다.

인삼의 종류도 수삼, 건삼, 홍삼, 흑삼 등 가지가지다. 여기에 인삼을 이용한 가공식품까지 합하면 그 수를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인삼은 농축액, 음료, 분말, 차, 환, 절편, 캔디, 양갱, 젤리, 사탕, 건빵, 한과, 비누, 샴푸, 마스크팩 등으로 무한히 변신하고 있다. 앞으로 제품의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인삼의 종류별로 시장이 전문화
노점까지도 취급품목이 달라

금산인삼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시장별로 전문화되어 있다는 점이다. 수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시장이 있는가 하면 홍삼과 백삼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시장이 있다. 또 인삼을 가공한 제품만을 판매하는 시장이 있는가 하면 약초를 주로 취급하는 시장이 있다. 인삼 하나만으로도 이렇게 전문화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금산에서 확인할 수 있었던 전문시장을 살펴보면 수삼을 판매하는 시장이 3곳, 인삼가공품을 판매하는 곳이 3곳, 인삼과 약재를 판매하는 시장이 1곳, 홍삼과 백삼을 판매하는 곳이 1곳, 삼딸(인삼 씨앗)과 삼화(인삼 꽃)를 취급하는 시장이 1곳 등이다. 이도 상점가를 뺀 단일시장을 중심으로 파악한 것이니 그 규모가 대단하다.

심지어는 노점도 전문화되어 주로 약초(나무, 뿌리 등 희귀약초)를 취급하고 있었다. 수삼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낮은 온도가 필요한데 노상에서는 이 적정 온도를 맞출 수가 없기 때문에 노점들은 수삼을 취급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금산에서는 상인들과 노점 간의 갈등은 찾아볼 수 없다.

금산에서 수삼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시장은 총 3곳. 금산수삼센터, 농협수삼센터, 금산수삼시장 등이다.


‘2011년 고객이 다시 찾고 싶은 시장’, 금산수삼센터
홍보관, 인삼요리시식코너, 족욕체험장, 주차장 등 추진

금산수삼센터는 도․소매가 동시에 이루어지는 전통시장으로 역사가 50년이나 된다. 현재 약 800여명이 이곳에서 삶을 유지하고 있다. 전국 전통시장을 대상으로 시장경영진흥원이 ‘2011년 고객이 다시 찾고 싶은 시장’으로 50개소를 선정했는데 금산수삼센터는 이 중 하나다. 또 2011년 문화관광형시장에도 선정되었다.

금산수삼센터는 예전에 2일과 7일에 열리는 정기시장이었다. 지금은 상설시장으로 변했으나 아직도 2일과 7일에 이곳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특이한 것은 장날 전날인 1일과 6일의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이다. 그 이유를 물으니 이날이 도매로 물건이 많이 나가는 날이라 한다.

금산인삼시장이 번성한 이유에 대해 금산수삼센터 임문재 상인회장은 “금산에는 최저와 최고에 이르는 인삼이 다 모여 있고, 인삼의 종류가 전국에서 가장 많아 소비자의 필요를 잘 충족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며 “가격 또한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고 말한다.

금산수삼센터가 안고 있는 과제를 묻는 질문에 임 회장은 “시설현대화를 통해 시장의 시설이 많이 나아졌으므로 이제부터는 고객서비스를 강화해야할 때”라며 “지속적인 상인교육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여나가야 하며, 마케팅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한다.

앞으로 금산수삼센터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한 계획도 다양하다. 관광버스와 승용차가 따로 주차할 수 있는 208면의 주차장을 만들 예정이며, 홍보관, 인삼요리시식코너, 족욕체험장 등도 갖출 계획을 가지고 있다.

농협수삼센터는 금산인삼농협이 4년 전에 만든 시장이다. 이 시장은 인삼경작자에 한해 분양을 하였다. 총 173개의 점포가 입주해 있고, 주로 소매 중심이다. 엑스포가 열리고 있어서인지 이곳도 소비자들로 북적였다.

금산수삼시장은 가장 최근에 문을 연 시장으로 수삼센터처럼 도․소매가 함께 이루어진다. 71개 점포가 도매, 161개 점포가 소매를 한다.

시설현대화사업으로 최근 새단장을 한 시장은 두 곳이다. 하나는 금산국제시장이고, 다른 하나는 금산인삼전통시장이다. 금산국제시장은 주로 홍삼과 백삼을 취급하는 총 203개의 점포로 구성되어 있고, 금산인삼전통시장 주로 삼딸(인삼 씨앗), 삼화(인삼 꽃), 세근 등을 취급하는 55개 점포로 구성되어 있다.

한편 금산약령시장은 인삼과 약초를 동시에 취급하는 전문상점가들로 이루어져 있다.


인삼전문센터 필요
인삼종류에 따라 판매구역을 세분화

최근 광주시도 전통시장을 특화하는 사업을 벌이고 있다. 광주에서 인삼과 관련하여 특화를 추진하고 있는 시장은 동부시장이다. 전국적으로 전통시장에서 인삼을 특화하려는 시도는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한 사례보다 실패한 사례가 더 많다. 그 중 대표적인 사례가 서울 경동시장의 경우다. 경동시장도 한때 인삼전문시장을 추구했던 적이 있었다. 경동시장에서 인삼경매가 이루어진 초기 많은 인삼경작자들이 물건을 들고 서울로 향했다. 그러나 경동시장의 경매는 차별이 심했다. 시장에서 쓰임이 있는 인삼은 경매가 잘 되었지만, 물건의 질이 좀 떨어지는 인삼은 경매가 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차츰 경매에 참여하는 숫자가 줄고 결국 문을 닫은 것이다. 이 점이 금산과 차이가 나는 점이다. 금산은 최저에서 최고에 이르는 모든 인삼이 경매가 되고, 거래가 가능한 시장이었던 것이다.

사례에서 보듯이 산지를 끼고 있지 않은 전통시장이 인삼으로 특화에 성공하기란 여러모로 힘든 일이다. 그렇다면 산지와 떨어진 지역에서 어떻게 인삼을 특화한 시장을 만들 수 있을까? 완벽한 해답은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가능성을 찾아본다면 첫째, 금산처럼 대규모의 여러 시장을 전문화할 수 없으므로 광주에서는 단일시장 하나를 선정하고, 구역을 나눠 전문화해야 한다. 단일시장을 인삼전문센터로 만들고, 내부를 수삼판매구역, 건삼판매구역, 홍삼판매구역, 인삼가공식품판매구역 등으로 세분화하여야 한다. 둘째, 가격경쟁력을 위해서 인근 인삼산지를 적극 개발하여야 한다. 건삼이나 홍삼, 또는 흑삼은 수삼을 끼고 있어야 성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셋째, 인삼가공식품은 후에 독자적인 제품개발을 하더라도 우선은 양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업체와 손을 잡는 것이 유리하다. 넷째, 반드시 인삼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먹거리를 구비하여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삼계탕에서부터 인삼 닭계장, 인삼 갈비탕, 인삼 비빔밥, 인삼 튀김, 인삼막걸리 등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음식점도 한 구역을 차지하고 있어야 한다.

이러한 최소한의 여건이 충족되어야 광주의 인삼수요가 이곳에 집중될 수 있고, 광주에서 인삼특화의 가능성이 조금이나마 열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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