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불 끄려다 기름 부었다’
금호타이어 ‘불 끄려다 기름 부었다’
  • 차소라 수습기자
  • 승인 2011.09.19 18: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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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징계 진행에 완강한 입장 내비쳐
노조와의 논의 결렬 다시 '삐그덕'

노조의 파업과 사측의 직장폐쇄 등 갈등을 겪었던 금호타이어 노사가 다시 한번 대규모 징계여부를 놓고 마찰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금호타이어 노사에 따르면 회사측은 최근 "과거 불법 노동행위 사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같은 행위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문답서를 사원들에게 제출하도록 했다.

사측은 최근 "과거 불법 노동행위 사실을 인정하고 앞으로 같은 행위를 하지 않겠다" 등 12가지 내용의 문답서를 사원들에게 제출하도록 했고 사측은 문답서를 내지 않은 조합원을 징계할 방침이다.
이에 대해 약 300여명이 문답서를 제출했고, 사측의 문답서 요구에 노조원들의 반발 기류가 확산되면서 현재까지 2천52명이 문답서를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측은 문답서를 낸 300여명과 지난 3월 말 시한부 파업 과정에서 바로 복귀한 1천여명은 면책됐다고 밝혔으나 문답서를 제출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서는 채권단의 강한 요구에 따라 징계를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회사측은 "문답서는 징계사유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일 뿐"이라며 "노조 측과 협의해 징계규모 등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같은 회사측의 징계방침에 대해 노조측은 19일 오후 2시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회사측이 불과 한시간 전 ‘대화로 해결하자’란 통보를 해와 기자회견이 연기됐다. 하지만 사측은 진전없는 대화로 일관해 기자회견을 일단 막겠다는 술책이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19일 2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문 앞에서 ‘조합원 무더기 징계강행! 임금차별정책!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런데 회사측이 기자회견 1시간 전 노조측에 문서를 통해 ‘어떤 문제든 간에 노사간의 대화를 통해 해결한다는 입장은 변함이 없다’며 ‘징계철회를 전제로 하는 대화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되나 회사는 어떠한 문제든지 노사간의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에 따라 대화에 응할 것입니다’고 통보서를 보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측은 사측의 입장을 받아들여 일단 기자회견을 유보했으며 1시간 뒤인 같은 날 오후 3시에 서로의 입장에 대한 논의를 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노사 양측은 회의를 가졌으나 사측이 이전의 입장만 밝혔을 뿐 대화는 진전되지 않았다.

회의에서 사측은 조합원 2,052명에 대해 본사와 채권단이 완강한 입장을 보이며 징계를 원칙적으로 진행하라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사측의 이러한 '대화' 통보가 언론의 관심을 줄이기 위해 '노조 기자회견 미루기가 아니냐'는 질문에 노조 관계자는 “김 빼기 작전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사측을 믿고 대화하자는 마음이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회사측이 '대화로 해결하자'는 내용은 전혀 없었고 대안을 준비도 하지 않은 채 회의가 진행되어 대화 자체가 결렬되고 말았다.  협상이 결렬된 후 노조는 "부당징계를 강행하는 것은 서로간에 파국으로 가는 길임을 명심해야 할 것"이며 "전 조합원에 대한 징계가 철회되지 않으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하여 회사측과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의 또다른 관계자는 "이번 문답서 사건은 내년 임단협을 앞둔 조합원들을 위축시켜 쟁의행위에 참여하는 데 대한 두려움을 심어주려 하고 있다"고 주장, '노조 길들이기'의 방편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조합원 부당징계 철회 ▲차별적 임금정책 중단 및 입금 반납분 지급 ▲법적승소에 따른 체불임금 이자분 지급 ▲ 산재환자 발생하는 살인적인 생산량 인하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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