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터널에 대학이름 들어갔다고 의병이 애통할까?
<기자수첩>터널에 대학이름 들어갔다고 의병이 애통할까?
  • 박재범 기자
  • 승인 2011.09.01 19: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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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 광주지역 간선도로에 ‘삼성’과 ‘기아’의 이름을 붙인다는 광주시의 발표에 영남권 네티즌과 지역 네티즌 간에 때 아닌 지역감정 소동이 벌어졌었다.

당시 광주시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삼성전자와 기아자동차의 공을 기념하기 위해 이들 두 기업이 위치한 주변도로의 명칭을 바꾸겠다는 입장이었다.

시의 이런 발표에 처음 지역 시민들 간에 찬반양론이 벌어졌지만, 급기야 ‘삼성은 대표적인 경상도 그룹’이란 댓글이 달렸고 이에 영남권과 광주지역 네티즌 간에 댓글 다툼이 이어졌다.

결국 당시 광주지역 휴대폰 수능부정사건, 대구 지하철 참사 사건, 광주 5·18 위령탑 문제까지 거론되며 경상도 대 전라도의 골 깊은 지역감정으로 번졌다.

이러한 사태가 다시 광주에서 벌어지고 있다. 지난 8월 말 광주-무안 고속도로 구간 중 광산구 어등산을 통과하는 터널의 명칭이 ‘어등산-호남대 터널’로 결정되고 난 후부터 말이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을 선두로 시민·사회단체는 성명서를 통해 ‘일본제국주의 압제의 사슬을 끊기 위해 목숨을 바친 어등산 의병도 통탄할 일이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성명서를 보고 처음 느낀 감정은 모든 것을 떠나 "과연 지역 대학의 이름을 역사 깊은 ‘어등산’과 함께 사용한다고 의병이 통탄할 일일까?"라는 생각이었다.

또한, 지역의 인재들이 하나 둘 서울지역 대학으로 떠나는 실정에 일제의 시퍼런 총칼에 목숨을 잃은 의병들도 어등산 인근에 명문대학이 있어 전국 각지의 인재들이 광주를 찾아 그들의 넋을 기린다면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뒤따랐다.

일본에서는 도요타자동차 공장이 들어선 고로모시는 아예 시 이름을 도요타시로 바꾸었다. 터널 이름 하나에 '호남대' 이름을 넣었다고 해서 누구에게 해가 되는 지 묻고 싶다. 소아병적인 집착을 버리고 지역발전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시길 당부드린다.

어등산은 광산구의 중심이자 역사적인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곳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명문대학을 키우는데 그 열정을 쏟는다면 어쩔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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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달용 2011-09-17 04:49:40
    원안인 호남대터널의 합의를 파기한 광주시 광산구가문제의 집단이다.
    또한 끝까지 원안을 고수하지못한 도로공사의 어정쩡한 태도가 빌미를주었다.
    그사이에 한건해보려는 구의원들이 지역성의문제로 부각시켜 이벤트를했다.
    역사책 어느한줄에도 나와있지않은 의병까지들고나왔다.
    향후 역사책에는 의원의 의식부족문제로 기록될것이다.
    이후부터는 초라한 호남대축구장에건립된 의병지표지돌을 걷어치워라.
    역사날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