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광주 무등산 ‘명품 여행길’
4.가꾸어 나가야할 이 지역 ‘여행길’
무등산 옛길.무돌길
<기획취재>광주 무등산 ‘명품 여행길’
4.가꾸어 나가야할 이 지역 ‘여행길’
무등산 옛길.무돌길
  • 편수민 기자
  • 승인 2011.06.30 21:5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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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만들어진 길, 그 뒤안길

길은 인간의 역사와 함께 한다. 길에서 사람을 만나고 자연을 만나고 그리고 역사를 만난다. 길은 어떤 길로 가느냐에 따라 종착점이 크게 달라진다. 최근 길은 삭막한 도시를 벗어나 자연을 이해하고 자연을 걷는 사람들의 중심으로 다가오고 있다. 제주 올레길을 필두로 전국으로 '길 문화'가 확산됐다. 본지는 이러한 길에 대한 재조명과 개발가능성, 문제점 등을 7회에 걸쳐 연재한다. <편집자 주>

장마가 지속되는 날씨에도 잠시 비가 멈추자 광주지역 대표 여행길인 무등산 옛길과 무돌길을 찾았다. 옛길과 무돌길에서 느껴지는 무등산의 생경함에 기분 좋은 당혹감이 밀려왔다. ‘무등산이 이러한 느낌의 산이었던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가득 메우며 광주의 아름다움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무등산 옛길은 모두 3구간으로 2008년부터 추진되어 2009년에 완전 개방했다. 또 무돌길은 모두 4구간의 환형길로 지난해 10월 일부 개방된 후 이달 전 구간 개방을 앞두고 있다.

무등산 옛길 입구

 

무등산 옛길 2구간(원효사-서석대)을 오르다 산 허리에 걸친 '우주선 모양' 구름을 만났다.
무등산 옛길은 정비가 잘되어 있었고 장마철 평일 임에도 비교적 많은 탐방객들이 눈에 띄었다.

 

무등산 예길 2구간(원효사-서석대)에서 만난권옥란(23,왼쪽) 일행.
옛길 탐방객, “이름 그대로 ‘옛길’ ”

무등산 옛길은 시민들에게 옛 문화와 정취를 느끼면서 편하게 걸을 수 있고 이야기가 있는 길을 제공한다. 동시에 증심사 지구에 편중된 무등산 방문객을 다른 지구로 분산해서 균형 있는 이용을 도모하고 있었다.
옛길은 그동안 봐왔던 도보 여행길처럼 처음과 끝이 이어지는 환형길은 아니었지만 무등산-담양으로 1~3구간이 이어져 무등산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조성되었다. 옛길 조성 후 지역민뿐만 아니라 많은 외지 탐방객들이 무등산 옛길을 찾고 있다.

우기의 평일이지만 무등산 2구간(원효사-서석대)에는 곳곳에 탐방객들이 눈에 띄었다. 그곳에서 방학을 맞아 옛길을 따라 서석대로 오르고 있는 권옥란(23) 일행을 만났다. 권 양은 2년 만에 무등산을 방문해 옛길을 올랐다며 “2구간은 산길이라 기존 등산로와 비슷하다 생각했는데 걸어보니까 정말 이름 그대로 ‘옛길’이었다”라고 자신의 느낌을 밝혔다. 덧붙여 “자연을 있는 그대로 잘 살린 것 같아서 좋았고 중간 중간 옛길 푯말도 운치 있고 예뻤다”라고 했다.

정강욱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 행태보 팀장

정강욱 팀장, “자연을 최대한 훼손 않고 만들길”

무등산공원관리사무소 정강욱 생태보 팀장은 “옛길은 험하지 않은 길이면서 산세를 느낄 수 있으며 개발된 처녀림 등을 통해 오감을 느끼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이다”라고 옛길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예전에 연 800만 명의 무등산 이용객의 70%가 ‘증심사 지구’로 편중되어 옛길 개방을 통해 무등산 전체를 활용해 자연훼손을 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정 팀장은 2009년 옛길 개방 후에는 원효사 지구에서 관광버스를 흔히 볼 수 있게 돼 예전의 증심사 지구로 편중됐던 외지 탐방객들의 발길이 무등산 옛길로 바뀌었음을 체감한다고 소회했다.
정 팀장은 “이용객들이 많이 찾아주는 것은 좋지만 찾아주는 탐방객들이 자연훼손을 염려하며 이용해 주었으면 한다”며 탐방객들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무돌길 입구 안내


‘무지개를 뿜는 돌’ 무돌길은...

‘무돌’은 무등산의 원래 이름으로 ‘무지개를 뿜는 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무돌길’은 무등산 자락의 마을과 마을, 재를 넘어 한 바퀴 돌아보는 옛길이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무돌길은 모두 4구간(광주 북구․동구, 전남 담양․화순)에서 11길로 구성되었고, 처음과 끝이 이어지는 길이다. 지난해 10월 일부 구간이 개방되었고 남은 담양․화순 구간의 개방이 이달에 이뤄질 예정이다.
무돌 3길 (배재마을-금곡마을) 전경모습


실제로 방문한 무돌길은 ‘무지개를 뿜는 돌길’이라는 의미에 맞게 여러 빛깔을 가지고 있었다. 멋지고 즐거운 부분과 함께 부족한 면도 가지고 있었다. 무돌길은 지금까지 방문했던 올레길, 둘레길, 옛길보다는 관리․운영에서 소홀한 점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무돌길 입구에서 발견한 '컵 쓰레기'들
무돌1길의 입구인 각화마을은 아직 정비가 덜되고 진행 중인 여러 공사로 인해 어지러운 모습이었다. 무돌3길은 초입 부근이 잡초가 무성해 ‘이곳이 과연 무돌 길인가’ 라는 의심을 샀다.

무돌길에서 만난 장애희(23,왼쪽).조현수(23) 일행
무돌 3길에서 만난 장애희(23)양은 작년 10월에 1~2길을 다녀왔으며 해외에서 돌아온 친구 조현수(23)양과 함께 3~4길 방문에 나섰다고 한다. 무등산 옛길도 다녀왔다는 장 양은 탐방 후기에 “3길은 처음 시작되는 코스가 지나치게 잡초가 무성해 정글을 헤치고 지나가는 기분이 들어 중간에 포기할 뻔했다”고 불만을 털어났다.

장 양은 “그 외엔 3~4길은 정말 힘들게 하나도 없이 조용하고 한적한 분위기에서 서로 얘기도 나누면서 즐겁게 걸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자신이 느낌을 밝혔다.
취재진은 무돌 3길에서 장양 일행과 함께 운 좋게 작은 고라니를 만났는데 어찌나 빠른지 카메라에 담지는 못했다. 3길에서는 고라니 뿐 아니라 왜가리, 다양한 새들, 색색의 나비와 각종 야생화 등 온갖 동식물을 만날 수 있었다.
무돌길 화살표

무돌길에서 숲길,흙길,들길 등 다양한 자연길을 즐길 수 있다.
무돌길에서 본 푸르른 논밭풍경.


“시시 때때로 변하는 아름다운 무돌길”


광주근대역사문화 활동가이기도 한 최홍근 무돌길해설사를 만났다. 최 해설사는 담양 부근의 약초길의 주민과의 협의만 제대로 된다면 무돌길 전구간의 개방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돌길은 1910년대에 제작된 지도를 기본 자료로 발굴 복원된 길이며 500년이 넘는 느티나무, 산고개, 마을입구에 서있는 서낭당 등을 통해 자연이 주는 공간적 이미지를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최 해설사는 무돌길은 오전과 오후의 경관이 다르며 지역과 계절에 따라 느껴지는 자연적 아름다움은 말로는 설명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무돌길 정비부족에 대한 일각의 지적에 대해 “갓 태어난 아이와 같은 길이다”면서 “한 번에 모든 일이 이뤄질 수는 없다”라고 말했다. 또한 “앞으로 무돌길을 위한 많은 프로그램과 계획들이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가꾸고 발전해 나가야할 ‘광주 명품길’

그동안 여러 여행길을 돌아보면 모습은 제각각이지만 비슷한 문제점을 않고 있음을 느꼈다. 쓰레기 문제 등으로 인한 자연훼손, 소음과 농작물 훼손 등과 같은 주민들의 피해가 주된 문제였다.
제주 올레길과 지리산 둘레길에 쓰레기 천지라는 비판기사가 있었다. 실제 방문했을 때는 여러 노력으로 쓰레기 문제가 조금은 개선된 모습이었지만 곳곳에서 방문객들의 쓰레기를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무등산 옛길에는 쓰레기를 버리면 과태료 10만원이라는 문구가 선명했고 무돌길은 초입 부근에서 일회용 컵 무더기를 발견했다.

쓰레기문제의 개선을 위해 올레길은 ‘클린올레’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길을 걸으면서 버려진 쓰레기를 주워 지정된 안내소로 가져와 스탬프 5개를 모으면 물병을 선물로 주었다.
각각의 길에 대한 안내책자에서 ‘농작물에 손대지 않기’는 꼭 한 줄 이상 적혀있었다. 무돌길은 농작물 피해를 우려한 일부 구간 주민들의 반발로 개통이 늦어지고 있었다.
주민피해를 완화하기 위해 둘레길은 길 곳곳에 주민들의 농작물을 훼손하지 말라는 예쁜 안내판을 세워두고 있었다.

도보 여행길에서 나타난 여러 문제는 한 번에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며 지속적인 선전과 개도활동을 통해 꾸준하고 끈기 있게 방문객들의 인식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광주의 무등산 옛길과 무돌길도 끊임없이 방문객과 소통하면서 여러 발전적인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진정한 광주의 ‘명품길’로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 발전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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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 2011-07-05 12:25:48
작년용역발표시 무등산탐방객수치가 270만명으로 발표됬다.
그간 천만명이나 그보다 약간낮은수치로 혼동되던점에서 이제는 정리를해야한다.
정강욱씨 공무원나서서 뻥처도되는거요.
무등산을 거품이잔뜩끼게하여 무슨이득이있냐구요?
무등산등산로를 알리위해서 여러곳에게제된 조감도의 잘못된수치도 고치고 사기치지맙시다.
더파고들어서 소송걸기전에 고치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