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광주읍성 4대문 복원’ 걱정된다.
광주시, ‘광주읍성 4대문 복원’ 걱정된다.
  • 편수민 기자
  • 승인 2011.06.01 17: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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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공무원들조차 ‘우왕좌왕’
고증자료도 제대로 없어...

광주읍성 동문(서원문,1897년) ⓒ광주시제공

최근 광주시에서 622억원을 들여서 도심재생과 관광활성화 방안의 일환으로 광주읍성의 4대문을 복원한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관련부서 공무원들에게 하달조차 되지 않는 등 터뜨리기 식 정책에 대해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광주시 관계자들에게 관련 자료를 요청했지만 ‘우왕좌왕’하는 모습들이 역력했다. 광주시 공보관실에 몇 차례 관련 보도자료를 요청했지만 하달된 내용이 없다는 아전인수식의 반응이 있었다. 문화수도지원과에서는 문화전당 사업 이전에 광주시가 광주읍성유허에 대해 알고 있었고, 광주 문화재자료로 지정된바 있다면서, 4대문 중 돌담 일부 등인 읍성유허의 장소와 모양을 확인 후 문화전당 공사를 위해 해체한 후 문화관광부에서 따로 보관하고 있고, 공사가 끝나는 시점에 그 자리에 복원할 예정이라는 사실만 확인할 수 있었다.
도시디자인과 이기수 과장은 “최근 보도된 내용이 와전되고 과대포장이 된 부분이 있다”며 “시의 입장이 공식 발표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정책간담회 등에서 논의된 내용이 확대 해석되어 보도된 듯하다”라고 말했다.

지난달 22일 시는 지역 국회의원들과 정책간담회에서 “4대 성문을 모두 복원하는데 국비 300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이어 23일 “광주 구도심 일대에 정사각형으로 자리했던 광주읍성을 올해부터 2021년까지 복원토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어 강운태 시장은 “광주읍성 4대문 복원을 위해 순차적으로 예산 622억원을 확보해 올해부터 사업에 들어갈 계획이다”며 “가장 먼저 50억 원을 들여 장동 현 전남여고 근처의 서원문(동문)부터 세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도시디자인과 이 과장은 “어번폴리 프로젝트 리뷰의 자리에서 해당 작가들이 읍성복원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부분이 있으나, 비교적 고증자료가 갖추어진 4대문 복원에 대한 의견이 검토되어 급히 준비된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처음부터 4대문을 모두 복원하겠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대표적인 의미로 4대문 중 1개정도의 성문을 복원한 후, 시민들의 반응을 보고 나머지 성문도 추진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또 “4대문 복원은 고증자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강의 위치와 형태 등만 알 수 있는 등 미비한 부분이 많고, 4대문 자리가 도심 시가지에 위치한 점도 어려운 부분이다”며 애로를 토로했다.

광주읍성은 조선 단종 2년(1454년)에 제작된 『세종실록지리지』에 처음 등장한다. ‘읍성은 돌로 쌓았고, 둘레가 972보(步)이다’는 기록이 그것이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엔 ‘읍성은 돌로 쌓았고, 8253척(2.5㎞)이고 문은 네 곳, 우물은 100곳이다’란 내용이 나온다. 전북 전주·남원, 전남 나주와 함께 호남의 4대 성으로 꼽혔던 광주읍성은 출토 유물과 기록 등을 근거로 할 때 고려 우왕 4년인 1378년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왜구 침입에 대비해 읍성을 축조했다는 것이다. 이후 광주읍성은 1992년 옛 전남도청 주차장 부지정리 사업을 하다가 일부 성벽과 하부 토축이 첫 발견된 뒤 학자들의 고증을 거쳐 1994년 4월 문화재자료 제20호로 지정됐다.

지금의 광주시 전남여고 뒷담에 서원문(동문)이 옛 미국문화원에 광이문(서문), 전남대병원 3거리에는 진남문(남문), 충장치안센터 자리는 공북문(북문)아 광주읍성의 4대문(四大門)이 있던 곳이다.
4대문은 1908년부터 8년에 걸쳐 일제에 의해 철거되고 말았다. 일제는 당시 의병활동을 막기 위해 내각령 1호를 내려 성벽처리위원회를 만든 뒤 성벽을 허문 자리에 도로를 냈다.

광주읍성 터는 장동4거리에서 시작돼 대한생명 사거리-금남로 공원-충장치안센터 앞-광주세무서 앞-서석로 아시아음식문화의 거리-옛 광주시청 사거리-광주영상복합문화관 앞-옛 광주여고 입구-장동4거리로 돌아오는 4.5㎞ 구간이다.
읍성은 가로·세로 40∼60㎝ 크기의 돌과 흙을 이용해 성벽을 쌓았으며, 정사각형 형태다.

광주시는 구도심을 살리고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 품격을 높여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서 광주읍성 4대 성문을 복원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4대문 중 한곳을 세운 후 다른 성문 복원의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한발 물러선 입장이지만, 복원 작업엔 성문 1곳 당 30억∼50억 원이 든다.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사업인 만큼 고증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계획과 유기적인 상호공조 하에 진행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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