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진정 ‘참교육’을 아시나요?
당신은, 진정 ‘참교육’을 아시나요?
  • 노영필 철학박사
  • 승인 2011.05.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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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조출범 22주년에 즈음한 전교조 탈퇴권고 괴편지를 받고
노영필/ 전남고,철학박사
오늘 28일은 전교조 출범 22주년의 날입니다.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지난해는 전교조 출신의 교육감도 나왔습니다. 머지않아 전교조 출신의 교육부장관도 나올 것이요, 대통령도 나올 수 있을 것입니다. 희망찬 일입니다.

그런데 22주년을 몇 일 앞두고 괴이하게도 ‘교육과 학교를 위한 학부모 연합(교학연)’ 김순희대표로부터 격려 아닌 격려의 편지를 받고 보니 참으로 맥이 풀립니다.

“부디 끝까지 읽어달라는” 간곡한 부탁으로 말을 뗀 김대표의 편지는 “맨 처음 ‘참교육’을 주장하고 촌지를 거부했을 때 우리 학부모들은 너무 좋았습니다.”라고 시작되었습니다. 이어 “이제 생각해 보면 전교조에서 말하던 ‘참교육’이라는 말은 달콤한 말이었을 뿐 몸에 좋은 약이 되진 못했습니다. 그동안 계속에서 학생을 위한다는 정책을 내놓았지만, 전교조 집행부 나름대로의 딴 목적으로 인한 것이지 진정으로 우리의 어린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한 정책이 아니었을까요.”라고 반문하시더니 끝까지 읽었더니 급기야 전교조 교사들을 죄다 참교육을 팔아먹은 종북주의자이거나 친북주의자라고 몰아세우셨더군요.

또 당신은 “공교육 붕괴를 가져온 ‘경쟁 없는 교육’을 주장하는 전교조 선생님들에게 아이를 맡기길 바라는 학부모가 또 어디 있겠습니까?”라고 하셨더군요. 날마다 한 명이상씩 목숨을 끊는 가슴 아픈 현실 앞에 경쟁을 부추기는 당신의 당당함은 어디서 나오는지 오히려 반문하고 싶습니다. 그러니까 결국 당신의 아이만 그 자살의 행진에 합류하지 않으면 된다는 식인가요? 그렇다면 ‘자신의 권리가 무엇인지 자신의 삶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경쟁에 고통스러워하는 아이들에게 해법을 찾아주는 교육활동을 고심하지 않은 채, 엎드려 어른들이 시키는 대로 책상머리에 붙박이로 앉아 공부만 해야 할까요.

제가 아는 전교조는 ‘참교육’을 훼손한 적도 없고 ‘참교육’을 포기한 적도 없습니다.
요컨대 전교조가 변질된 것은 없습니다. 전교조 안에는 지극히 정상적인 자유민주주의자들이 모여 있으며, 종북주의도, 친북주의도 아닌 사실을 사실대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만 변한 것이 있다면 사회가 더 발전되었고 그에 따라 국민의 요구가 달라진 것이지요. 전교조는 여전히 아이들이 개별적인 꿈을 키울 수 있도록 사랑하고 배려하며, 그것을 막는 부조리와 맞서고 있습니다. 전교조 출신의 교육감이 나왔더라도 여전히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비합법적인 교육 정책에 굳건히 대응하고 있습니다.

간곡한 당부대로 편지를 “끝까지” 읽었음에도 새삼스럽게 이런 시대착오적인 망언으로 시비하려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인지, 그야말로 “이념적으로” 당신의 생각을 ‘강요하는’ 편지는 단 한 귀절도 설득력있게 와닿지 않습니다.

우리 교사들에게 애정어린 조언을 주시려면 균형 있는 판단력과 합리적인 의견을 주셔야지 너나없이 건강해지지 않을까요. 아시는지요? 이 다중화시대에 사법적 판단을 요청할 정도인 당신의 단정적인 방식으로는 교사들을 설득한다는 것이 턱없는 일임을. “교묘한 논리로 북한을 추종하는 세력도 있는 것이 분명한 사실입니다.”라고 쓰지 마시고 차라리 명쾌하게 공안당국에 고발조치를 하시어 수고로움을 더십시오!

마지막으로 묻고 싶습니다. 당신은 진정 ‘참교육’을 아십니까? 그렇다면 저 역시 간곡히 당부 드리겠습니다. 부디 현행 고등학교 교과서를 다시 한 번 읽어주십시오.『윤리와 사상』96쪽에는 다산 정약용선생께서 말씀하신 마음에서 선을 하고자 하면 선을 할 수 있고, 악을 행하고자 하면 악을 행할 수 있는 “자주지권(自主之權)”이 실려 있습니다. 즉 자유민주주의시대도 아닌 시대에 개성신장을 위해 개인의 자유의지를 강조하신 것처럼 자유민주주에 대한 공부를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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