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희생 어머니를 그린 ‘여기, 여기 …’,
사진작가 김은주씨
5․18희생 어머니를 그린 ‘여기, 여기 …’,
사진작가 김은주씨
  • 편수민 기자
  • 승인 2011.05.03 12: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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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의 눈으로 보는 ‘오월 어머니’

 

김은주 사진작가는 '오월어머니'를 주제로 '여기,여기...'라는 사진전을 갖는다.

5․18 민주항쟁 31주년이 눈앞에 다가왔다. 강산이 세 번이 바뀌고도 남을 시간이다. 하지만 그때의 아픈 기억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이름하여 5․18 가족이다.

그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예술의 거리 ‘원 갤러리’에서 열린다.
사진작가 김은주(43)씨, 서울 출신으로 다른 지역에서 살았던, 어린 소녀 시절의 기억으로 남아 있는 5․18, 5월의 어머니는 어떤 모습일까?
김 작가는 지난 4월 28일 막을 내린 ‘2011 서울포토’에 참여한 후, 자신의 첫 단독 사진전의 주제로 ‘오월 어머니’를 삼았다. 5․18 항쟁 때 본인이 다치거나 가족을 희생당한 여인들을 택했다.

 




그의 시선에서, 5월의 역사 속 영광과 찬사는 어머니들에게 한 번도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5월의 어머니들과 촬영 전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당시 계엄군의 총탄에 희생됐던 중학생 아들을 둔 어머니에게서는 “그 아들은 현재까지도 하반신 마비 상태로 진통제에 의지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김 작가는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아들의 고통과 트라우마(외상성신경증)까지 감당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구구절절하고 애통한 사연들에 대한 대화들이 오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누군들 5월의 어머니들의 아픔과 슬픔을 온전히 공감하겠는가. 사진에 그 아픔과 슬픔을 어떻게 담아낼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셔터를 눌렀다.

정덕순어머님 1980년 5월 21일 아들은 동성중학교 1학년이었는데 집 부근에서 계엄군이 쏜 총탄에 척추를 관통하여 병원으로 옮겨 생명은 건졌으나 하반신이 마비된 채 현재까지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치료에 온갖 정성을 들였으나 31년 동안이나 아들의 고통을 지켜보며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위안하며 살고 있다. 촬영하기 전까지 이 장소에 눈길도 지나다니는 일도 없었다고 한다 /ⓒ 김은주 작가


5월의 어머니들에게는 너무도 깊은 슬픔과 고통을 준 장소이며, 31년이라는 역사성으로 연결되어 있는 곳곳에서 촬영을 했다고 한다. 잠시나마 그 날의 장소는 무대가 되었고, 어머니는 그 장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심 인물이 된 것이다.
아픔의 장소에서 오월 어머니들은 평상시와 달리 마치 스스로 의식을 치르듯 진지했다. 이 젊은 작가는 사진작업을 하면서 무거운 긴장감과 그녀들의 눈빛에 압도 되었다라고 소회했다.
그는 깊이 내재되어있는 어머니들의 아픈 상처가 사진으로 모두 재현되기를 바라지 않았다. 사진에서 나타나는 어머니들의 눈빛을 통해 살풀이가 이루어지길 원했다. 전시는 오는 12일부터 18일까지 열린다.

 

 

이귀임어머님 당시 교사(윤영규)였던 남편은 5.18 수습대책위 활동을 하다 구속되었었다. 이후 전교조활동으로 해직되고 본인이 89년부터 전교조가족회 회장을 맡아 참교육을 위해 활동 하고, 민가협활동과 사회활동을 통해 5.18 진상규명에 적극참여했다./ⓒ 김은주 작가

 

 

김 옥희 어머님 용산동에 살면서 남편(선종철 당시 46세)분이 마을 이장일을 맡아하던 중 집 앞에서 사람들이 모여 웅성거려 위험하니 어서들 들어가라고 말하는데, 앞산에서 공수부대원이 조준 사격하여 집 앞에서 총살되었다. /ⓒ 김은주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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