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에서 길을 찾다 제3강]
‘실크로드에 스며든 아시아인의 삶’
[아시아에서 길을 찾다 제3강]
‘실크로드에 스며든 아시아인의 삶’
  • 편수민 기자
  • 승인 2011.05.02 14: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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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문화중심도시추진단이 광주지역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아시아 문화이해를 위한 공개강좌를 마련했다. 지난 17일부터 문화전당역 앞 아시아문화마루(쿤스트할레)와 광주교대 대강당에서 모두 6회에 걸쳐 격주 목요일로 진행되는 이번 공개강좌는 ‘아시아에서 길을 찾다’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시민의 소리>는 독자를 위하여 이번 강좌를 매 회마다 현장의 소리를 전달한다.<편집자 주>

‘아시아에서 길을 찾다’의 제3강은 (사)아시아문화비전의 소장이며 사진작가인 박하선의 ‘실크로드에 스며든 아시아인의 삶’이다. 실크로드 연작으로 주목받았던 그는 최근 한국 고대사를 찾아 낯선 땅을 다니며 카메라에 역사를 담고 있다. 이번 강좌를 통해 만난 그는 흡사 산악인과 같은 거침없는 기풍과 묘한 친근감이 공존하였다. 그에게 사진과 함께 사진 속에 담긴 아시아인들의 삶을 들었다.



험난한 비단 길 ‘실크로드’

그는 ‘실크로드에 스며든 아시아의 삶’의 주제에 맞게 사진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 이 실크로드라는게 말만 들으면 어쩐지 아련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느끼게 하지 않는가?”라며 “하지만 이 실제적인 실크로드는 참 험준한 산록과 광활한 사막지대에 놓여있는 험악한 자연 환경 속에서 수만은 민족들이 서로 다투면서 문화를 교류해 나가면서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다”이라고 말했다.

실크로드라는 말을 처음으로 쓴 사람은 독일의 지질학자 리트 호펜이라는 사람으로 차이나라는 책을 저술하며 처음으로 실크로드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실크로드라는 말을 실질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알린 사람은 20세기 초반의 유명한 탐험가들로 중앙아시아를 탐험하면서 쓴 탐험기에 여러 번 쓰면서 실크로드라는 말이 보편화 되었다고 한다. 실크는 우리가 말하는 비단인데 비단은 굉장히 부드러운 느낌을 연상케 한다. 그러나 박 소장은 실크로드는 그 어느 곳보다도 험난한 길이 이 실크로드라고 했다.



세계사의 큰 흐름이 지나갔던 ‘길’

보편적으로 예전 당나라 수도였던 장안, 지금의 서안을 기점으로 로마에 이르는 길을 실크로드라고 칭한다 했다.
실크로드라고 하는 이유는 중국에서 대표적인 상품이 비단이었기 때문이라 한다. 이 실크로드가 한 길이 아니라 중국 서안에서 출발해서 길이 나눠진다. 아랫길, 윗길에 있고 다시 합쳐져서 중앙아시아 내륙으로 들어가서 지금의 우즈베키스탄, 이란을 지나서 시리아를 지나 터키까지 넘어가는 길을 실크로드라고 한다.
박하선 소장은 “보통 로마까지라고 하는 말은 실제 로마를 이야기 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만 옛날의 로마제국을 이야기 한다고 봐야한다”라고 말했다. 동로마 제국의 수도인 이스탄불에서 뱃길을 이용해 베네치아에 가거나 시리아에서 배를 타고 에게해를 지나 로마로 간다든지 이렇게 동서 교역로로 활용 했던 것이 실크로드라는 것이다. 실크로드는 광활한 사막이 펼쳐진 곳이 많다고 했다. 대표적인 곳으로 중국의 고비사막과 타클라마칸 사막이 있다고 했다. 그 사막을 끼고 험난한 산을 넘는 등 굉장히 어려운 코스라고 했다. 그 길을 따라, 낙타를 타거나 말을 타고 걸으며 여러 상품을 싣고 상인들에 엮어서 승려들이 같이 따라다니면서 종교를 전파하고 때로는 나라를 정복하기 위해 군사가 같이 이동했다.
동양과 서양이 문물을 교환하면서 문화를 주고받았던 곳인 것이다. 아시아에 있는 길이지만 세계사의 큰 흐름이 지나갔던 길 이었단 것이다. 박 소장은 “실크로드의 역사는 아시아의 역사이자 세계의 역사다”라고 했다.


영광의 역사적 흔적들, 아쉬움

박하선 소장은 “지금은 쇠퇴해서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지만 옛날의 영광을 생각한다면 지금도 그 길을 무시하지 못한다”며 “문화의 흔적을 찾아서 나아가다 보면 아시아의 또 다른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고 말했다.
보통 실크로드를 말하면 서안 말하고 그 대표적인 상징물이 대안탑이다. 삼장법사가 천축국에 같다온 기념으로 당 태종이 지어준 으로 그곳에서 천축국에서 가져온 경전들을 번역하였다고 한다. 지금도 시내 한 가운데 성곽이 그대로 남아있다고 있어 한때 세계의 중심이라 칭했던 서안에서 당나라의 번영을 볼 수 있다고 했다.
서안을 출발해서 고비사막으로 나가는 것을 하서해방이라고 말한다. 사막지대로 접어들면 가느다랗게 있어서 황화강의 서쪽이라는 뜻의 하서해랑으로 부른다고 한다. 그곳엔 기원전 3세기에 만들어진 오래된 불교 석굴이 있는데 삼장법사보다 먼저 천축국에 다녀온 법현스님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했다. 지금도 이 절벽에 있는 많은 석굴 속에는 불화의 흔적과 거대한 불상의 모습이 남아있다.
그는 “많은 불화가 있지만 오랜 세월을 견디지 못하고 파괴된 것들이 있다”라며 “그 중 풍화에 의한 것도 있지만 서방 침략자들에 의해, 이교도들에 종교적 관념에 의해 파괴된 것이 아쉽다”라고 말했다.
또한 각 오아시스 마을을 이은 것이 실크로드이다. 오아시스는 아름다운 우물이 있고 그 주변에 야자나무 같은 게 있어서 편히 쉴 수 있는 곳을 상상한다. 오아시스가 커지고 사람들이 모여 식량과 물건이 필요해 물물교환 등을 하며 점점 커져 지금의 도시가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실크로드에 있는 도시들을 오아시스 도시라고 한다는 것이다.



사막에 대한 오해와 신비함

박하선 소장은 아침풍경을 찍은 사진을 보여주면서 사람들의 사막에 대해 오해하기 쉬운 부분에 대해 지적했다. 예전 실크로드 여행 때 만난 한국의 지리 선생이 자신이 읽은 가이드북에 그 지역의 사막이 멋있다고 쓰여 있었는데 온통 황무지라고 불평을 했다. 그는 지리 선생에게 ‘그것이 사막이다’라고 말해주었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가느다란 모래와 사구가 펼쳐져 있는 멋있는 풍경을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만이 사막이 아니다. 사막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해서 책에서만 본 그런 풍경을 생각하기 쉽다. 사막은 비가 오지 않아서 건조한 땅을 다 사막이라고 한다. 세계 어느 곳을 가도 그런 멋있는 사막은 부분적 이다. 대부분의 사막은 모래 뿐 아니라 자갈도 섞여있고 가시덤불도 섞여있는 길이 끝없이 펼쳐진다.
또한 사막은 물이 귀할 것 같지만 농사를 많이 짓는다고 했다. 비는 오지 않으며 오아시스에서 물을 끌어와 농사를 짓는 것도 아니라고 했다. 사람의 지혜는 대단한데 물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기원전부터 연구해 높은 산에 있는 만년설로부터 그 눈이 녹은 물이 연중 흘러온다. 사막을 지나다 보면 다 스며들어서 마을까지 물이 오지 않는다. 지면이 워낙 뜨거워서 물이 증발하고 모래로 다 스며들어 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그 방법을 연구 했는데 까레스라고 부르는 지하수로를 팠다. 그래서 만년설 녹은 물을 마을까지 댔다고 한다. 기원전부터 만들어 놓은 까레스를 지금까지 사용하며 지금도 기계를 이용하기 보다는 옛날 방식으로 농사를 짓는 사람이 많다고 했다.

‘초상권’을 모르는 오지 사람들

박하선 소장은 사람찍는게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했다. 초상권 문제 등이 점점 커지기도 하고, 어렵게 찍어도 사진을 쓰는데서 꺼려한다고 했다. 자신이 자주 다니는 오지의 사람들은 초상권을 모른다고 했다. 그들은 순진하여 따지지도 않고 쉽게 허락을 한다고 했다. 때로 사진을 찍을 때 돈을 달라 요구하는 소수지역이 있지만 중동지방은 순박해서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 다른 지역 사람들은 사진을 찍으면 사진을 보내달라고 주소를 적거나, 이메일을 적어주지만 그 곳 사람들은 그런 말을 하지 않고 찍어주는 걸로 만족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지금도 이해가 불가인 일화를 이야기 해주었다. 그가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할 때 그곳을 방문한 해 군기지를 촬영하려고 하려 허가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진입 시키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어떻게든 포탄이 떨어진 곳을 들어가려고 개구멍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래서 사진을 찍고 있을 때, 박 소장을 발견하고 군인 두 명이 왔다고 한다. 그래서 큰 일 났다 싶었는데, 하는 말이 자신들의 사진을 찍어 달라고 하더라는 것이다. 그래서 찍어줬더니 별다른 군말 없이 갔다고 한다. 사진을 보내달라는 말은 일절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때 그 군인들뿐만 아니라 그 지역의 모든 이가 그렇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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