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문화재단, 도시 브랜드 축제 ‘페스티벌 오! 광주’ 계획안 발표
광주문화재단, 도시 브랜드 축제 ‘페스티벌 오! 광주’ 계획안 발표
  • 윤영숙 기자
  • 승인 2011.03.11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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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공연 위주 진행, 주민 참여 ‘쌈지문화’ 없어 아쉬워

광주가 문화중심도시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광주문화재단이 추진하는 광주 도시 브랜드 축제 ‘페스티벌 오! 광주’ 계획안이 지나치게 대형 프로젝트이고 예산안이 들어가는 만큼 효과를 거둘 지 미지수이다.

이는 일부 특정 문화단체만의 공연에 집중되어 있고 지역 주민들이 대대적으로 참여하는 ‘쌈지문화’ 참여는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광주문화재단은 10일 기자회견을 갖고 광주 도시 브랜드 축제 ‘페스티벌 오! 광주’의 계획안을 발표했다. 총 13억4천여만원의 예산을 투입, 7월1일부터 12월31일까지 ‘페스티벌 오! 광주’를 개최한다는 것이다.

문화도시의 위상에 걸맞은 문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기존의 공연예술축제들을 통합해 운영하는가 하면, ‘광주 대표 공연을’ 선보인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광주를 대표하는 브랜드 작품 공연과 기존의 3대 공연예술축제, 이외에도 크고 작은 예술축제들을 묶어서 그럴싸하게 포장한 것에 다름 아니다.

 

◇ ‘광주 대표 작품’ 얼마나 상징성 있는가

 

광주문화재단이 의욕적으로 작업 중인 ‘광주 브랜드 작품’이 오는 7월 1-3일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열리는 ‘페스티벌 오! 광주-오프닝 2011’을 통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 작품은 무용·연극·미디어아트 등 장르를 아우르는 ‘아트 토탈 프로그램’으로, 극단 갯돌 대표 손재오씨가 연출을 맡았으며 현재 제작단 구성이 완료된 상태여서 일단 기대된다.

7월 광주 초연 이후에는 8월에 영국 에든버러 페스티벌에 참가하고, 13-19일 영국 에든버러 인터내셔널 컨퍼런스 센터 무대에서 공연된다. 광주시는 영국 에든버러 축제를 광주를 알리는 상징적인 축제로 생각한 듯 하다. 강운태 광주시장이 영국 에든버러 축제와 협약을 맺고 그 결과를 이 공연을 통해 보여주려는 것이다.

이후 9-10월에 5개 자치구 공연, 10월 세계도시환경협약(UEA) 광주정상회의 축하 공연 등이 예정돼 있다. 이 작품은 2012년 상반기에 빛고을시민문화관에서 상설 공연된다. 5월에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에도 참가할 계획이다.

이러한 광주 대표 브랜드 공연이 잘 되길 바란다. 하지만 이 ‘대표 브랜드’가 한편으로 어떤 공연인지, 광주의 상징성을 얼마나 반영한 것인지, 광주의 역사성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 수 없다.

더욱이 이 대표 브랜드 공연이 계획안에 불쑥 등장하면서 광주 문화예술인들이나 시민들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한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지나치게 일방적인 진행이나 너무 서두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마치 보여주기식 행사인 듯 싶다. 광주문화재단이 발표한 축제 내용에 충장축제라든가, 대학축제, 마을축제 등과의 연계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 빛고을 3대 공연예술 축제, 어떻게 바뀌나

 

광주문화재단이 추진하는 ‘페스티벌 오! 광주’는 기존에 열렸던 광주국제공연예술제, 광주정율성국제음악제, 전국여성합창경연대회 등 3대 공연예술 축제를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행사들은 ‘페스티벌 오! 광주’라는 큰 범위 내에서 각각 ‘브랜드공연축제’(7월4-31일) ‘정율성축제’(7월하순·10월13~16일) ‘여성합창축제’(10월20-22일)로 진행하는 것에 불과하다. 전혀 연계성을 찾아볼 수 없다.

기존의 광주국제공연예술제가 다양한 국가의 작품을 선보였던 데 반해, 이번에는 브랜드공연축제로 이름을 바꾸고 국립예술단·시립예술단·지역예술단 등의 국내 8개 작품을 소개한다. 여기에는 광주시립예술단 법인화를 의식한 듯 예술단 단원들을 ‘포용’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이밖에 정율성축제는 ‘음악’에 국한되지 않고 혁명음악가 정율성 선생의 생애사를 여러 각도에서 재조명하는 행사들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 행사 또한 우리 지역 출신 음악가라는 점 때문에 의미있는 행사이긴 하다.

하지만 지나치게 ‘혁명음악가’라고 내세우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그는 중국 공산당의 ‘혁명’일 뿐이지 이것은 마치 우리 지역의 ‘혁명’으로 오인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정율성 선생에 대한 가치기준을 재정립해야 할 때다.

 

◇ 시민 참여형 ‘쌈지문화’는 있는가?

 

‘페스티벌 오! 광주-프린지’(7월-12월)는 축제가 진행되지 않는 기간, 축제 전후에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공연으로 수시로 진행할 계획이다.

문화재단은 광주김치축제나 디자인비엔날레 등의 국제적 규모 행사와 연계해 프린지 공연을 마련해 축제 분위기를 돋운다는 것이다.

이 계획안대로라면 올 하반기는 광주가 축제가 연일 이어진다는 것인데 시민들의 참여를 위한 사전 준비는 사실상 명확한 상태가 아니어서 우려되는 부분이다. 어느 곳 하나 시민참여형 ‘쌈지문화’를 언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페스티벌 오! 광주’의 마지막은 ‘Adieu 2011’(12월 31일)이다. 지난 해 광주시립교향악단이 주관해 시민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던 송년음악회를 비롯해 ‘문화는 복지다’를 주제로 바자회와 전시회를 열어 이웃과 함께 1년을 마무리하는 뜻 깊은 무대를 연출할 계획이다.

이 같은 계획안은 지나치게 보여주기식 또는 처음 시작하는 광주문화재단이 지나치게 의욕을 앞세운 공연, 축제에만 매달린다는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광주문화재단 박선정 사무처장은 “‘페스티벌 오! 광주’는 기존 축제들의 단순한 물리적 통합이 아니라 연계 강화를 통해 광주를 마케팅하는 이미지 통합 브랜딩이다”면서 “브랜드 축제의 새 이름 ‘페스티벌 오! 광주’는 ▲5·18광주민주화운동 ▲감탄사의 오(Oh!) ▲한국의 전통 색채인 오방색 ▲광주의 5개 자치구 등의 상징적 의미를 함축한다”고 밝혔다.

짧은 기간동안 준비를 통해 발표한 이러한 광주 대표브랜드 축제가 지나치게 졸속적인 축제가 되지 않도록 더욱 철저하고 만반의 준비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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