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이 오건만
꽃피는 봄이 오건만
  • 채복희/시민의 소리 이사
  • 승인 2011.02.2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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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 채소 해산물값 천정부지
사방천지 사고소식에 우울

 

채복희 / 시민의 소리 이사
돼지고기 삼겹살이 금겹살이란다. 가족 외식 메뉴로 손꼽히는 종목인데, 자녀를 동반한 5인 가족이 푸짐하게 먹으려면 10만원에 육박한다니 금겹살이란 말이 틀리지 않다. 시장에 가보면 배추, 상추, 파, 양파와 같은 채소류도 값이 훌쩍 올라 예전에 10여개 묶어 3천원 남짓하면 살수 있는 대파 값이 두배 정도 올라 있다. 양파도 같은 형편이고 마늘과 같은 양념류도 물론 마찬가지다.
해산물은 한술 더 뜬다. 바다를 끼고 있는 남도의 오일장에서 겨울철 인기품목인 굴이 한종지 값에 1만원 미만은 찾을 수 없다. 만약 5천원 어치만 주라고 했다간 겨울 갯바람에 그을린 얼굴을 한 ‘좌판 아짐’의 원망스런 눈총을 맞는다. 농협 마트에 잘 포장된 톳이 한주먹이나 될 성부른데 2천원을 조금 못 받는다. 다듬어 삶아 쓸려면 5개 이상 사야 한 접시가 나올듯 싶다.

 

삼겹살 채소 해산물값 천정부지

물가가 정말 ‘장난’이 아니다. 3~4년전 남도에서 가장 걸다는 해남장에서 3~4만원이면 푸짐하게 살수 있던 먹을거리를 지금은 10만원 정도 주어야 한다. 그 정도 사두면 일주일 내내 남부럽지 않은 맛난 식탁을 차릴 수 있었다. 소득은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게 없는데 생계를 유지하는데는 체감비용이 3배 이상드는 것 같다.
올겨울처럼 춥다보니 난방비도 부담이 크다. 도시가스(그도 올랐다 하는데)가 들어오지 않은 대부분의 농촌마을은 주로 석유난방을 한다. 나무에서 연탄으로, 연탄에서 기름으로 바꾼지 그다지 오래지 않다. 그런데 보일러를 데우는 등유값이 1리터당 1200원까지 오르면서 난방비 부담이 너무 커지고 있다. 방은 1칸 씩만 덥히고 전기장판, 연탄난로, 장작 화덕 등으로 가능한 연료비를 아껴보지만 올겨울 한 3개월 나는데 최소한 60만원 이상의 기름값이 예상된다. 그렇다고 기름보일러 시공을 뜯고 연탄이나 화목보일러로 바꾸자니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얼마전 전기난로를 쓰던 농촌의 한가구에 60만원의 전기요금이 나왔다는 뉴스가 있었다. 하루 사용료가 불과 몇백원 한다는 과대광고도 문제지만 전기요금은 누진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사용량이 높아질수록 1킬로와트 당 요금이 크게 뛰게 된다. 예컨대 한달에 300킬로와트 미만을 사용하면 3만원 정도 나오던 요금이 그 두배인 600킬로와트 이상 사용할 경우 6만원이 되는게 아니라 두배를 넘어 20만원에 가까운 요금 폭탄을 맞게 된다. 올해의 추위는 거의 재난수준이기 때문에 난방기구 사용에 따른 전기요금 부담을 마냥 농촌을 비롯한 서민가구에 고스란히 떠넘기는 것도 생각해볼 문제다.

사방천지 사고소식에 우울

그래도 남부는 날씨가 풀려 움추려들었던 등이 조금씩 펴지고 따뜻한 봄이 오는 조짐이 사방에서 물씬거린다. 그런 작은 기쁨과 희망이 싹틈에도 윗녘 강원도가 폭설에 시달리더니 급기야 시장 지붕이 무너져 사람까지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제역 파동, 물가, 이상기후…. 세간에는 예전 김영삼 대통령 때처럼 재수없는 정권이라 사고도 많이 난다고 이죽거리는 소리가 파다하다. 그리고 올겨울 최대의 재앙인 구제역 파동은 그대로 물가와 환경문제로 직결되기 때문에 꽃피는 봄이 와도 마냥 즐겁지 많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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