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 차기 관장은 누구?
광주시립미술관 차기 관장은 누구?
  • 편수민 기자
  • 승인 2011.02.21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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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선 4개월째 공전…유력인사 입김속 특정 인사 내정설
광주시, “전문성과 경험갖추고, 국립현대미술관수준으로 발전시킬 전문가 물색”

 

광주시립미술관 전경모습
광주시립미술관장 인선을 놓고 4개월째 공전되는 가운데 특정 인사에 대한 내정설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와 지역 미술계와 시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여기에는 광주시장의 막강한 ‘입김’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그 귀추가 주목된다.

광주시는 지난해 10월 시립미술관장에 대한 공모 이래 5명이 원서를 접수하고 4명이 11월 8일 최종 면접을 본 후 적임자가 없다는 이유로 뽑지 않았다.
당시 김선희 전 일본모리미술관 큐레이터와 장경화 광주시립미술관 금남로 분관장, 그리고 장석원 전남대 미술학과 교수와 채종기 전 광주시립미술관 학예실장, 최만길 자리아트 관장 등 최종 5명이 서류전형에 선정되었다.
예술의 거리에 근거지를 두었던 최만길 관장 외의 후보자들은 모두 광주비엔날레 또는 광주시립미술관과 연계가 깊은 인물들이었다.
이들 5명중 김선희씨를 제외한 4명이 최종면접에 응시했으나 적격자를 찾지 못해, 당시 박지택 관장의 임기를 3개월 연장했으나 이마저도 2월12일에 만료된 후 임영일 시 문화수도지원 과장이 차기 관장이 임명될 때까지 임시로 겸임을 맡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 관장 인선작업에 착수키로 했으나 그 진통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미술관장 인선을 둘러싸고 ‘밀실인사’ 잡음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겉으로는 공개모집을 통해 시 인사위원회가 후보를 선정하지만 인사권자인 시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래서 민선5기 강운태 광주시장 취임 이후 처음으로 총 6명의 심사위원 중 외부전문가를 4명이나 위촉하여 인선작업을 벌였으나 적격자를 찾지 못했다 한다. 따라서 이번 민선 5기 인선 또한 과거의 시행착오가 되풀이되지 않느냐는 비판에서 벗어날 수 없는 듯하다.

광주시는 “이번에 공모한 미술관장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서 문화예술에 대한 전문성과 경험 등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시립미술관을 국립현대미술관 못지않게 발전시킬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전문가를 선발코자 했다”고 한다.
한 면접위원은 “광주가 아시아문화중심도시로 하계 유니버시아드와 비엔날레 등 국제적 행사를 치를 수 있으려면 국제적 마인드를 갖춘 전문가를 뽑자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며 “면접 내용은 전문성과 특성을 얼마나 응용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임기가 끝난 다른 지자체 미술관장 김모씨, 미국의 독립큐레이터인 다른 김모씨, 지역 원로작가 황모씨 등을 후보군에 놓고 물밑 접촉을 했으나 이들의 개인 사정과 조건이 맞지 않아 인선에는 모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새로 선임될 시립미술관장의 조건이 광주를 넘어 한국을 대표할 수 있는 국제적인 인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이 또한 사전에 내정된 사람을 심기 위한 포석인 것으로도 해석된다.
그런 가운데 이러한 포석에 광주비엔날레 상임부이사장 이용우 씨의 내정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이용우 씨는 지난해 광주의 첫 국제아트페어인 ‘2010아트광주’의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그래서 광주시는 여기에 걸맞은 대우로 일반직 공무원 4급 대우를 받는 계약직 가급인 미술관장의 지위를 일반직 공무원 1∼2급 대우로 올려서라도 유명 인사(?)를 물색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능력을 갖춘 사람이 있다면 파격적인 대우를 통해 아시아문화중심도시의 격에 맡는 유력 인사를 선임하겠다는 것이다.
국립현대미술관장은 2급 대우, 서울시립미술관장 3급이며 다른 지자체의 시립미술관장은 4급 대우다. 현재 광주시립미술관 관장은 일반직 공무원 4급 대우를 받으며 6,800만 가량의 연봉을 받고, 작품구입비 10억여 원 등 연간 65억여 원의 예산을 총괄·집행하고 있다.

광주시립미술관은 1992년 8월 지방 공립미술관으로는 처음 개관했다. 상설전시와 기획전시 등의 전시사업, 다양한 문화프로그램을 통한 교육사업과 지역 미술의 활성화가 당초 설립의 주요 목적이었다.
광주시립미술관뿐만 아니라 공립미술관의 주요한 기능 중 하나는 지역의 문화예술을 지원하고 활성화하는 것이다. 전시 공간과 작가 간 네트워크의 장을 제공하고, 작품을 수집함으로써 지역 미술의 자생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지역의 척박한 창작 환경을 고려할 때 공립미술관에 대한 지역 미술계의 기대는 필연적인 것이다. 그런데 광주시가 공립미술관의 본질이자 초심인 지역 미술인재 양성과 지역 문화예술 지원과 활성화보다 국제적 역량과 글로벌화에만 너무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심히 우려되는 실정이다.

광주시립미술관은 이미 서울 인사동에 광주 작가들이 대관할 수 있는 분관 ‘갤러리라이트’를 열었고, 지난해부터 중국 현대미술의 중심지인 베이징 따산쯔 환티(環鐵)지구에 창작센터를 설치, 매 기수별로 5-6명씩 파견하고 있다. 미국 뉴욕 퀸스미술관과도 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또한 광주에는 이미 국제적으로 소통 가능한 광주비엔날레,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있다.
따라서 광주시가 광주시립미술관의 초심을 잃고 지역문화예술 발전보다 국제적 역량 강조에 너무 치우친 것은 아닌가라는 지역 미술계의 반발도 있다.

지역 미술계의 A씨는 “광주시립미술관장 인선이 3개월 넘게 미뤄지면서 객관적 절차를 통해 전문성을 갖춘 사람을 뽑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며 “재공모를 하든, 지역에서 인재를 선발하든 빠른 시일 내에 시가 방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미술계의 B씨는 “이용우씨 내정설을 여러 곳에서 들었다며 이를 통해 광주시가 여론동향을 알아보고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며 “우리 지역 인물 중에서도 그 자리(시립미술관장)에서 현재 강조하고 있는 국제적 역량과 지역미술의 발전에 힘써 줄 인재가 충분히 있다”고 강조했다.
광주시립미술관이 공공미술관으로서 존속하려면 지역의 지지를 무시할 수 없다. 지역미술계 인사로 신임 시립미술관 관장 적임자 후보에는 광주지역에 기반을 둔 윤진섭 호남대 교수, 박정기 조선대 교수, 우제길 작가 등등이 거론되고 있다.
미술계의 C씨는 “외국미술의 풍토와 국내 미술의 풍토가 다른 만큼 우리의 문화적 정서와 잘 맞은 인물이어야 하고, 도덕성과 신뢰를 겸비하면서 큐레이팅 외에도 전반적으로 미술행정을 두루 섭렵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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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립미술관은 광주지역 미술계를 대표하며 그 구심점에 있다. 시립미술관의 행보에 따라 지역미술계의 방향이 바뀐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지금이라도 조속한 시일 내에 차기관장을 선임하여 해당 신임 미술관장의 업무파악과 안정을 도모한 후에야 광주시립미술관의 미래 발전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지나치게 국제역량에만 집중하여 인선을 진행하는 것보다는 지역 미술계를 잘 알고 지역인재 발굴과 지원에 힘쓰고 지역 문화발전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인사를 등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본다.

 

광주시립미술관 역대 관장 임기
 
성 명
역임년도
1 대
강병화 관장
1992 ~ 1993
2 대
차종갑 관장
1993 ~ 1996
3 대
강연균 관장
1996 ~ 1998
4 대
최영훈 관장
1998 ~ 1999
5 대
오건탁 관장
2000 ~ 2002
6 대
이태길 관장
2002 ~ 2004
7 대
오건탁 관장
2004 ~ 2006
8 대
박지택 관장
2006 ~ 2011.02.12
9 대
? ? ?  관장
 

 

▲초기에는 공무원이 관장을 맡아 시립미술관을 운영하는 형태였고,
민선으로 변경된 후, 현재 민선5기(9대 관장)의 인선이 지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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