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소가 만난 사람 -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시소가 만난 사람 - 김정길 전 행자부장관
  • 박용구 기자
  • 승인 2011.02.21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양극화 해소, 차별없는 세상
만드는 게 마지막 소임"

△최근 잇따라 광주를 방문한 김 전 장관과의 인터뷰 사진 /노무현 정부시절 행자부장관 등을 역임한 김정길 전 장관이 광주를 찾았다.

▲강연을 자주 다니시는 데, 강연의 주된 주제는?
-‘대선과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 또는 ‘21세기 한국사회가 나아갈 방향’ 등 주로 국가의 비전과 정책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관심사 또는 주요 활동내용은?
-구제역과 한진중공업 문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구제역이 발생한 이후 3백만 마리 이상의 소, 돼지가 매몰되었고, AI까지 합하면 9백만 마리가 넘습니다. 매몰은 4,000여 곳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매몰지가 상수원 부근에 있는 경우도 많고, 경사면에 위치한 경우도 많아 2차 환경오염이 심각히 우려되고 있습니다. 식수원의 오염, 악취 등은 이미 시작됐고, 봄이 되면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외국의 사례를 보면 소각이 원칙인데 정부는 비용 문제때문인지 매몰을 선택했어요. 그것도 5m정도 깊게 파고 비닐로 철저히 감싸야 하는데 그 마저도 정부는 하지 않았습니다. 고작 1m 깊이에 묻었지요. 사람들이 말하듯 구제역의 확산은 초기에 진화하지 못한 정부의 실책입니다. 김대중 대통령 시기에도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이렇게까지 처참하지는 않았습니다. 정부가 책임자에 대해서 책임을 묻지 않고 있다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관행이 이렇게 되면 곤란합니다. 
한진중공업의 경우도 공장이 부산 영도에 있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한진중공업의 직장폐쇄를 보면서 소통의 부재를 여실히 느낍니다. 최근에 농성현장에 가보았는데 전혀 소통이 안 되고 있었습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정부는 중재에 나서기는 커녕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야 하는데도 말이죠. 이러한 사회의 갈등을 보면 소통하는 사회가 얼마나 절실한지 피부로 느끼게 됩니다. 

▲야권연대에 대한 견해는?
-남북관계가 후퇴하고, 민생경제가 파탄에 이르고 있는 현실에서 야당이 여러 개로 나뉘어져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민주정부로의 복귀는 야당이 하나로 뭉쳐야만 가능합니다. 미력하지만 힘이 되기 위해서 저는 ‘국민의 명령’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장기적으로는 단일정당으로 가야되겠지만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래서 먼저 국민참여당과 민주당이 통합을 하고, 이후에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민주당과 통합을 하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만약 이것이 힘들다면 지난 6.2지방선거 때처럼 선거연합을 통한 후보단일화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복지에 대한 견해는?
-내년 총선과 대선의 화두는 아마 복지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정부의 복지에 대한 생각은 토목이나 건설보다 하위에 있어요. 그러다보니 OECD국가 중 복지예산이 하위권에 머물고 있습니다. 자살률 1위, 출산율 최하위, 노령화 진행률 1위가 우리나라의 현재 복지지표입니다.
복지비용은 낭비되는 예산과 숨겨진 예산을 복지로 돌리면 우리나라도 충분히 복지국가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4대강 예산, 형님예산 등을 비롯한 생색내기용 예산을 복지로 전용하면 되는 것이지요. 또 지금까지 성장의 열매를 독식했던 대기업, 수출기업으로부터 복지에 쓰이는 비용을 분담시키면 됩니다. 많이 버는 사람들이 더 많이 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국가가 분배의 정의를 수립하고 시스템을 잘 조성해서 복지예산이 낭비되는 것 또한 막아야  합니다. 가난이 대물림 되지 않는 사회, 중산층이 두터운 사회를 만드는 일은 국가를 위기에서 구하는 절대적인 과업입니다.

▲광주에 대한 단상은?
-광주는 제게 특별합니다. 광주를 찾는 정치인들은 누구나 다들 이렇게 말을 하겠지만 저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2003년도에 한 해를 광주 북구 일곡동에서 살았습니다. 늦둥이가 일동초에 다녔지요. 또 조선대학교에서 명예경제학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처가는 고흥이구요. 그래서 광주에 대한 사랑이 남다릅니다.
지역주의에 대한 견해도 그래서 차이가 있지요. 영남의 지역주의가 우월적 지역주의라면 호남의 지역주의는 저항적 지역주의입니다. 사회의 양극화를 해소하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 일, 지역 간의 갈등을 치유하는 일은 제게 남겨진 마지막 소임이라고 늘 생각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