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투모로우’는 현실화되는가
영화 ‘투모로우’는 현실화되는가
  • 신일섭호남대학교교수
  • 승인 2011.02.01 14: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 겨울은 너무 춥다. 러시아의 모스크바 보다 더 춥다는 한국의 올 겨울. 이번 추위가 우리나라에서 기상 관측 이래 가장 추운 겨울이라고 한다. 사실 올 겨울은 내 자신도 처음 경험해 본 매서운 추위이다. 우리나라의 겨울 추위쯤이야 나는 지금까지 대수롭지 않게 잘 견디고 즐기는 편이었는데 이번 추위는 그것을 훨 넘어선 것이다. 한반도가 온통 꽁꽁 얼어붙은 얼음 덩어리 같다. 사흘 추우면 나흘은 따뜻해진다는 삼한사온의 주기는 온데 간데 없고 전국 각지에서 처음 겪는 장기간의 이상 한파 때문에 난리다. 노숙자들이 동사(凍死)하고, 수도관이 얼어 파열되고, 농촌이나 어촌에서도 이번 한파의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아무래도 지구의 기후 변화가 이상하다.

기후변화, 지구가 이상하다

몇 년 전 기상 이변을 다룬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영화 '투모로우'(Tomorrow)가 현실화되는 것인가. 영화 내용에 기상학자인 잭 홀 박사는 남극에서 빙하 코어를 탐사하던 중 <라센 B>라는 커다란 얼음 덩어리가 떨어져 나가는 것을 목격하고 국제회의에서 지구의 기온 하락에 관한 놀라운 내용을 발표한다. 급격한 지구 온난화로 인해 남극과 북극의 빙하가 녹고 바닷물이 차가워지면서 해류의 흐름이 멈추는 일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지구 전체가 빙하로 뒤덮이는 거대한 재앙이 올 것이라고 경고한다.
홀 박사는 바닷물의 온도가 13도나 떨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슈퍼 컴퓨터로 기후예측모델을 추정하자 6주 안에 상상을 불허하는 엄청난 기상이변이 불어닥치며 곧바로 빙하기에 접어든다는 결론을 얻는다. 이에 아들 셈을 찾기위해 뉴욕으로 향하는 도중 홀 박사는 고기압 태풍의 중심부와 만난다. 태풍의 중심에 놓인 뉴욕 맨하튼의 건물들은 꼭대기에서부터 순식간에 바닥까지 얼어붙지만 다행히도 셈은 불이 있어 살아 남는다. 아들을 구조한 홀 박사는 멕시코의 미 난민촌으로 남하하는데 헬기에서 바라본 뉴욕은 그야말로 얼음의 도시다. 또한 우주에 떠있는 국제우주정거장에서 내려다 본 지구 북반부는 온통 얼음으로 뒤덮여 있다.
영화 '투모로우'는 지구온난화가 초래할 기상이변의 시나리오를 매우 생생하게 묘사하면서, 그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여러 가지 과학적 가능성들을 과감하게 던져놓았다. 이를테면 지구온난화로 왜 해수면 상승이 아니라 빙하기의 도래인가? 또 국지적으로 짧은 시간에 기온이 영하 수십도로 급강하하는 현상이 과연 가능한가? 지구상의 얼음은 90%가 남극에 모여있다는데 과연 북극해의 유빙들이 녹는다고 그 정도의 급격한 기상이변이 일어날 수 있는가 등이다. 올 겨울 우리 한반도 장기간의 혹한(酷寒)은 언론 보도에 따르면 사실 영화 '투모로우'의 내용과 비슷한 지구 온난화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역설적이지만 지구 온난화의 심화로 영화 '투모로우'와 같은 가능성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을 실감하게 한다.

지구환경개선 적극 나서야

여하튼 영화 '투모로우'는 지구의 기후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기 전에 지구 환경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지질학자들의 관측에 의하면 머지않아 백두산의 화산 폭발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또한 미국 엘로우 스톤 국립공원의 화산지대 융기속도가 해마다 빠르게 높아져 언젠가 곧 폭발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만약 엘로우 스톤 공원이 화산 폭발한다면 미국 영토의 3분의 2가 초토화 된다고 한다. 그 화산 폭발이 초래할 수 있는 결과는 상상을 불허한다.
산업혁명 이후 대량 생산과 대량 소비로 얼룩진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땅 덩어리는 곳곳이 파헤쳐지고, 자원은 고갈되고, 환경은 오염되어 지구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중병을 앓고 있다. 우주의 행성 가운데 하나인 지구라는 유기체는 인간의 욕망에 의해 그 스스로 자정작용의 한계에 놓여있는 것 같다./      신일섭 교수(호남대학교 복지행정 대학원장)
최신 HOT 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