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F1 알고 보니 ‘빚잔치’
‘황금알’ F1 알고 보니 ‘빚잔치’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12.12 20:31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노당 전남도당, 2016년까지 1조2천억 원대 적자 전망
전남도 무한책임…주민혈세 퍼부어 주관사 FOM 배불려

이보다 더 나쁠 순 없다. 장사를 하면 할수록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서다. 전라남도의 포뮬러1(Formula 1) 그랑프리 대회를 두고 하는 말이다. 전남도가 2016년까지 향후 7년 동안 F1 대회를 운영할 경우 1조2천억 원대의 적자가 예상된다는 전망치가 나왔다.

세계 3대 스포츠 경기의 하나이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동네방네 소문났던 장밋빛 레이스가 결국은 허울 좋은 빚잔치로 판명 난 것이다. 전남도에겐 계륵이고 도민입장에선 혈세 먹는 애물단지가 아닐 수 없다.

결론적으로 F1을 주관하는 FOM(Formula One Management)의 배만 잔뜩 불려준 형국이어서 죽 쒀 개 준 꼴이 됐다. 실제로 FOM은 이 기간 동안 최소 3220억 원에서 최대 4412억 원에 달하는 개최권료와 1029억 원의 TV중개권료 등을 두둑이 챙기는 것으로 조사돼 적자대회를 무색케 했다. 

▲ F1 관련 의혹과 실체에 대한 범도민 진상규명 대책위원회(준)가 지난 9일 오후 전남도의회 기자실에서 2011년 F1예산 상임위원회 심의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민주노동당 전남도당>
민주노동당 전남도당은 지난 8일 보도 자료를 발표해 “향후 7년간 F1 대회를 계속할 경우 1조2000억 원의 적자가 날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전남도 역시 1조1000억 원 정도의 적자를 인정했다”고 밝혔다.

전남도당은 이날 ‘2010~2016년 F1대회 7년 간 수익 추정’ 자료를 공개하고 총 수입예상액이 1965억 원인데 반해 지출액은 1조2743억~1조3935억 원으로 추정돼 1조762억 원에서 많게는 1조1954억 원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대회의 경우 수입이 165억 원인데 반해 지출이 무려 6339억 원에 달해 6174억 원의 빚더미를 떠안을 것으로 추정됐다.

또 내년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 매년 대회수입 200억 원과 경주장 활용수입 100억 원 등 300억 원씩 총 1800억 원의 수입이 예상되지만 지출은 6388억 원에서 758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4588억~5780억 원의 손해가 예측된다.

당장 FOM은 내년 개최권료를 올해 340억 원보다 120억 원이 늘어난 480억 원을 요구하고 있다.

전남도당은 “올해 대회를 기준으로 앞으로 대회를 계속할 경우 F1지원본부 예산과 지방채 원금 등을 빼고도 향후 6년간 최대 5780억 원의 적자가 예상 된다”며 “F1 대회 7년 동안 총 1조1970억 원의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우려했다.

전남도당에 따르면 2006년 2월27일 전남도의회가 승인한 F1대회 관련예산은 공사비 2000억 원과 부지매입비 300억 원, 진입로 공사비 500억 원, 개최권료 360억 원 등 총 3160억 원이었다.

하지만 2010년 대회의 실제 소요예산 추정치는 6339억 원으로 갑절에 달했다. 공사비와 부지매입비가 각각 3400억 원과 1025억 원으로 증액됐고 진입로 공사비도 550억 원으로 늘었다. 또 당초 반영되지 않았던 생활림 조성에 80억 원, 상하수도 공사비에 18억 원이 추가됐다.

이와 함께, 개최권료가 340억 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TV 중계권료 147억 원과 KAVO출자금 600억 원, F1 지원본부 홍보·언론·이벤트 등 31억 원과 기타 경상비 등 28억 원, 조직위원회 전출금 120억 원 등이 늘었다. 

또 내년부터 2016년까지 6년 동안 F1대회 소요비용 추정치에 따르면 ▲개최권료  2880억 원~4072억 원 ▲TV 중계권료 882억 원 ▲조직위원회 운영비 1800억 원 ▲KAVO 인건비 78억 원 ▲지방채 이자 270억 원 ▲KAVO PF이자 214억 원 ▲경기장 유지보수비 264억 원 등 6388억 원에서 7580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이 금액에는 1284억 원으로 추정되는 KAVO 운영비와 9개 금융사 PF 1980억 원에 대한 원금 등이 누락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빚더미 규모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 민주노동당 소속 정우태·유현주 도의원
전남도당은 “F1 수익예상표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추계한 것인데 향후 KAVO 주주사들의 추가 출자나 재무적 주주사들의 책임이 없어 수익을 통한 PF원금의 상환과 지방채 원금 상환까지 더하면 가히 상상을 초월하는 1조4000억 원대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며 “결국 전남도가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당초 전남도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직접사업비 8077억 원을 투입해 매년 400억 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마저도 적자대회를 면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남도가 2006년 F1 대회 타당성 조사를 통해 100억 원 가량의 흑자를 예상했던 것에 대한 책임공방에서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전남도당은 “2006년 당시 작성된 2억 원짜리 연구용역서에 나와 있는 수익과 부가가치, 고용효과가 허구임이 이미 검증됐다”며 “대회중단을 전제로 철저한 검증과 정확한 판단을 할 것이며 민형사상 책임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철저히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게다가 내년 F1대회의 국비지원 예산도 46%나 삭감돼 대회준비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당초 전남도는 대회운영비 204억 원과 올해 확보하지 못했던 경주장 건설비 352억 원, 추가 공사비 308억 원 등 총 864억 원을 요청했지만 국회에서 200억 원을 반영하는데 그쳤다.

전남도의회 역시 관련예산 635억 원 가운데 100억 원을 삭감했다.

전남도당은 9일 “전남도의회 예결위가 표결 끝에 추가 삭감 없이 F1대회 예산을 통과시킨 것에 대해 깊은 우려와 아쉬움을 표한다”며 “남은 예산심의와 의결과정에서 F1 대회 문제의식에 동의하는 여러 의원들, 민간단체들과 연대를 통해 적극적인 행동전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광주인 2010-12-18 06:06:58
무안기업도시 서남해안관광개발(J 프로젝트) F1 여수엑스포 뭐하나 되는게 있는가?
무두들 잘되겠지 하는 맘으로 기대하는데 환상을 벗어나자.
그러게 수자을 잘뽑아야지.

토일 2010-12-13 09:42:36
1조4000억 원대의 재정적자가 예상된다->한숨만 나올 뿐이다.에프원이 성공하길 바라지만 갈수록 적자라면 원점에서 부터 재검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