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동네가게 쌈짓돈도 눈독
대기업, 동네가게 쌈짓돈도 눈독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12.09 17: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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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 치킨 판매·이마트도 20일부터 피자 취급
미끼상품으로 구매 유도 속셈…골목상권 붕괴 자명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탐욕이 끝 간 데가 없다. 골목입점 한 기업형 슈퍼마켓(SSM)을 진지삼아 치킨과 피자판매에까지 나섰다. 할인점 매출정체를 돌파하기 위해 동네가게의 쌈짓돈까지 강탈하겠다는 ‘놀부 심보’에 다름 아니다.

롯데마트가 9일 광주·전남 7개 점포에서 ‘통 큰 치킨’ 판매에 들어갔다. 이마트 광산점도 오는 20일부터 ‘이마트 피자’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렇잖아도 공급자 과잉으로 출혈경쟁이 심한 마당에 대기업 유통업체까지 자본을 무기로 골목시장에 좌판을 펼친다면 자영업자들의 몰락은 자명하다.

실제로 롯데마트 ‘통 큰 치킨’은 치킨 전문점 판매가의 3분의 1 수준인데다 크기는 20%정도가 더 크다. 이마트 피자도 가격경쟁력을 앞세워 서울 골목 피자상권을 상당부분 침식했다는 평가다.

더군다나 치킨과 피자가 소비자의 더 많은 구매를 충동하기 위해 내놓은 미끼상품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제2, 제3의 ‘도미노 피해’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게다가 당장은 치킨과 피자지만 여기가 끝이 아니라는 점도 골목상권의 미래를 더욱 암담하게 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광주시당은 9일 보도 자료를 통해 “대기업이 대형마트와 SSM 입점을 추진하더니 이제 골목상권의 마지막 보루인 치킨과 피자 등 소매업종까지 확대하고 있다”며 “대기업이 골목경제를 파탄 내는 탐욕을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대형마트가 저렴한 치킨과 피자를 미끼로 더 많은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한다는 점에서 피해규모가 더 커질 것이 분명하다”며 “결국  대기업이 서민들의  생존을 짓밟아 자신의 배불리기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퇴직 직장인들의 마지막 보루인 영세 자영업의 몰락도 우려했다.

광주시당은 “대기업이 막대한 자본을 들여 물량공세에 나서면 영세가게는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다”며 “그간 대기업이 공언했던 지역과의 상생이 아닌 지역경제를 파탄 내는 살생이자 최소한의 상도덕도 없는 대기업의 탐욕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당은 이어 “지금도 광주지역 중소상인들은 대형마트와 SSM진출에 불안과 걱정에 시달리며 입점을 막기 위해 일손을 놓고 싸우고 있다”며 “대기업이 무분별한 업종확대를 중단하고 대형마트와 SSM 진출을 철회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구대형마트 SSM저지대책위원회도 8일 성명을 내 “최근 이마트 피자에 이어 롯데마트 치킨이 등장하는 등 대기업의 무분별한 영업확대가 골목가게들의 치명적인 붕괴를 가져오고 있다”며 “특히 생계형 자영업자 비율이 높은 광주의 경우, 급격한 자영업자 경제구조의 붕괴로 이어져 지역경제의 큰 혼란과 어려움을 가져올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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