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얼어 죽어야 정신 차리려나”
“누가 얼어 죽어야 정신 차리려나”
  • 김무진 시민기자
  • 승인 2010.12.04 13: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월동 245가구, 도시가스 설치 늦춰져 ‘생고생’
사유지 소유주와 협의 안 돼 도로 굴착공사 못해

“날씨는 점점 추워지는데 난방이 되지 않아 얼어 죽을 지경입니다. 기다려 보란 말만 석 달째입니다 .누구 한 사람 얼어 죽어야 해결이 될까요. 주민들만 죽을 맛입니다.”

광주 남구 주월동 장산초등학교에서 나라장례예식장 사이에 거주하는 주민 245가구가 도시 가스 설비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추위에 떨고 있다. 지난 2009년 주민들은 도시 가스공급을 신청했고 해양도시가스사는 현장 실사와 조사를 마친 상태였다.

이에 주민들은 지난 8월 집안에 있는 기름보일러를 철거하고 가스보일러를 설치했다. 그러나 배관길이 2.212m 공사 구간에 있던 사유지가 토지 소유주와 협의가 되지 않아 굴착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도로 굴착공사를 먼저하고 집 내부에 가스보일러를 설비하는 것이 순서지만 주민들은 추진위원회 말만 믿고 집에 먼저 가스보일러를 들여놓은 것이 화근이 됐다.

주민 최모씨는 “당시 추진위원회와 통장이 와서 가스보일러 설치 동의서를 들고 와서 아무런 의심 없이 사인을 해주었다”며 “이럴 줄 알았다면 기름보일러를 뜯지 말고 그대로 두는 것인데 후회가 막심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남구청도 법규상 토지소유자의 동의 없이는 도로 배관을 위한 굴착공사 허가를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해양도시가스 측도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주민들만 애꿎은 피해를 입고 있다.

주민 신모씨는 “이 추운 겨울날 출근할 때에는 찬물로 씻고 나가야 하고 전기장판 하나에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자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너무 답답하고 화가 나서 남구청과 해양도시가스 쪽에 따졌더니 도시가스 측은 남구청이 허가를 안내줘서 공사를 못하고 있다고 하고 남구청은 해양도시가스사에서 해야 할 일을 남구청에 떠넘기고 있다는 식으로 답변을 하고 있어 분통이 터진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 경제산업정책실 관계자는 “지난 4분기 도로 굴착 심의를 요청하여 15일자 도로 굴착 심의가 완료된 상태”라며 “다만 사유지 시설인 도로를 소유권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공사를 진행할 수 없어 소유권자에게 원만한 협의를 청하는 한편 남구청 관련부서의 내부적인 검토를 거쳐서 빠른 시일 내에 공급이 될 수 있도록 노력을 다 하겠다”고 답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