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여 감이여?…때깔과 맛에 반하다
사과여 감이여?…때깔과 맛에 반하다
  • 김무진 시민기자
  • 승인 2010.11.2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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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 자풍 비나리 황토마을 단감따기 체험

▲ 붉은 빛 황토밭에서 자란 비나리마을 단감은 씨알이 굵고 당도와 육질이 탁월하다. 가족단위 체험객이 정겨운 모습으로 수확에 열중하고 있다.
붉은 홍시는 가을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과일이다. 청정한 가을 하늘에  감나무에 앉은 까치가 감을 톡톡 쪼아 댈 때 사람들은 가을이 깊어 감을 실감한다. 단감은 경남 진영 것을  최고로 쳐주지만 이에 못지않은 곳이 장성 남면에 있는 비나리 마을이다.

도·농(都·農)교류 녹색 농촌체험 학습을 주관하는 행복문화사업단(단장 유동훈)과 함께 지난 19일 황토 단감으로 유명한 비나리 마을에서 벌어진 ‘황토 단감 따기’ 체험프로그램 행사에 동행했다. 이날 농촌체험행사에는 주식회사 보해 소속 ‘젊은잎새 사랑나누미’ 봉사단과 이들이 후원하는 ‘나사렛집’ 소속 학생 등 모두 40여명이 참석했다.

장성IC 톨게이트를 빠져 나온 뒤 가착 교차로를 지나 우회전하여 약 5km를 더 가면 불태산 촛대봉 기슭에 자풍 비나리 마을이 자리를 잡고 있다. 복주머니 형태인 비나리 마을은 북서쪽에 둔치재, 풍덕굴, 도치재 등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어 옛날 성곽을 연상케 한다.  동쪽에는 야트막한 야산이 마을을 휘감고 있는데 1960년대 까지만 해도 대밭이었던 이곳이 지금은 4만평에 달하는 황토 단감나무과수원으로 조성돼있다.

추수가 끝난 들판을 옆에 끼고 마을 뒷산 오솔길을 300m쯤 올라가자 수천 그루의 단감나무들이 체험객들을 맞았다. 건강한 두 팔을 벌리고 있는 감나무 가지마다 빨간 물감을 뿌려 놓은 듯 황금색 단감들이 튼실한 몸살을 드러내고 있었다.

파란 하늘과 붉은색 단감, 맑은 바람에 서걱거리는 갈대에 외지인들은 이미 늦가을의 정취에 흠뻑 빠져 들었다. 북구 양산동에 사는 김미경(여.43)씨는 “광주 첨단에서 20분밖에 안 걸리는 곳에 이처럼 공기가 좋고 자연경관이 빼어난 마을이 있는지 미처 몰랐다”고 말했다.

과수원 입구에서 이장님의 비나리 마을에 대한 유래와 황토 단감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뒤 본격적인 ‘황토단감 감 따기’ 체험행사가 진행됐다. 원시림처럼 빽빽이 늘어선 감나무 밭에 들어가자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졌다. 3m높이의 감나무들이 손에 손을 맞잡은 듯 줄지어 서 하늘을 가린 탓이다.

감나무 가지에는 어른 주먹만한 단감들이 무리지어 점점이 박혀있어 홍옥(紅玉)을 연상케 했다 성급한 사람들은 가지를 휘어잡으며 나락을 훑어 내듯 감을 따기 시작했다. 가족 단위로 온 체험객들은 어린아이를 안아 올리거나 무등을 태워 감을 따는 정겨운 모습도 연출됐다.

감나무에 올라가 감을 따 밑에 있는 자녀들에게 건네주는 아주머니 얼굴에는 함박꽃이 피어올랐다. 미식가들은 감 따기를 잠시 미룬 채 홍시만 골라 맛을 보았다. 베어 먹는다기보다는 물컹거리는 홍시를 들여 마시는 모습이었다. “비단처럼 부드러운 섬유질에 진한 꿀맛이 아닌 표현할 수 없는 달짝지근한 맛”이라며 감탄사를 자아냈다.

‘비나리 마을’ 단감이 맛있는 이유는 기후와 황토에 있다. 일교차가 크고 철분과 마그네슘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황토를 먹고 자란 단감은 타 지역에 비해 씨알이 굵고 당도와 육질이 뛰어나다. 지난 97년 전국 우수 과일품평회에서 대상을 수상 받는 등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백동규 마을 이장은 “경남 진영 단감은 박토에다 돌멩이가 많은 밭에 감나무를 심어 양분이 풍부한 비나리 마을 단감 맛과 비교할 수 없다”며 “다만 진영에서 단감나무가 처음 재배됐다는 점과 자풍 비나리 마을에 대한 홍보 부족으로 일반인들이 잘 모르고 있을 뿐이다”고 말했다.

지난 2005년 팜스테이 농촌 마을로 지정된 자풍 비나리 마을은 황토 체험실을 지어 방문객들이 편히 쉬어 갈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마을 농산물로는 황토 단감 외에 친환경 방울토마토, 농약을 사용 하지 않고 우렁이 농법으로 재배한 쌀을 수시로 판매하고 있다.

백동규 이장은 “앞으로 어린이 체험공간과 마을 등산로를 개설하여 물놀이 체험, 먹거리 체험, 등 다양한 체험거리를 만들어 방문하신 손님에게 기억에 남는 마을로 거듭 나겠다”며“부족한 저희 마을을 많이 사랑해주시고 방문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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