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공항 소음피해 주민 ‘분통’
광주공항 소음피해 주민 ‘분통’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11.09 12: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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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안공항과 통합 추진…이해당사자 입장은 누락
주민대책위, 전투비행장 이전 ·타 공항 통합 요구

▲ 광주비행장을 이륙한 전투기의 편대비행 모습. 특히 편대비행을 할 경우엔 소음이 더욱 배가된다. 유덕동과 상무동, 치평동 일대 역시 활주로를 이륙한 항공기들이 선회비행 하는 항로에 위치해 이곳 주민들 역시 심각한 소음난에 시달리고 있다. /자료사진
광주공항 소음피해 주민들이 고래싸움에 분통을 터뜨렸다. 국토해양부가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이해당사자인 소음피해주민들의 입장과 처지는 ‘나몰라’ 하고 있어서다. 광주시와 전라남도 역시 광주공항 존폐에 따른 ‘셈법’에만 혈안이 된 나머지 이렇다 할 피해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국토해양부는 최근 내년부터 시행될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안’을 광주시와 전남도에 통보했다. 광주공항을 무안공항으로 통합하고 광주공항에 대한 시설투자를 중단한다는 것이 주요 골자였다. KTX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 광주공항의 수요 감소로 이어져 공항폐쇄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판단근거다.

하지만 정작 국토부가 내놓은 안에는 소음피해 주민들이 그동안 줄기차게 요구해왔던 ‘전투비행장 이전계획’이 누락됐다.

소음피해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전투비행장 때문에 50만 명이 소음피해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국토해양부와 양 시도가 이를 도외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광주공항소음피해소송광산구주민대책위원회는 9일 보도 자료를 발표해 “국토해양부가 공항통합을 운운하면서 전투비행장 이전을 포함하지 않은 것을 강력 규탄한다”며 “광주시와 전남도가 소음피해지역 주민들의 처지를 반영하고 상생 발전할 수 있는 의견을 국토부에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주민대책위는 전투비행장 이전 근거로 지난해 국방부와 국토부가 수행한 용역결과를 제시했다. 당시 국방부는 ‘전투비행장의 무안이전이 타당하고 작전을 수행하는데 문제나 안전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예산문제는 현 공항 부지를 매각하면 된다’는 용역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주민대책위는 “전투비행장 때문에 고통 받는 주민들을 뒤로 하면서 과연 올바른 대안이 나올 수 있겠느냐”며 “합당한 자기양보와 배려, 아픔을 감수한 희생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광주시와 전남도는 ‘광주공항 존치와 이전’을 둘러싸고 ‘핑퐁게임’에만 열을 올리고 있어 주민들의 반발을 불렀다. 양 시도가 전투비행장 이전 문제를 ‘상수’도 ‘변수’도 아닌 ‘미지수’로 바라보고 있어서다.

강운태 시장은 지난 8일 ‘광주공항과 무안공항 상생을 위한 협력기구’를 제안하면서 공항통합 추진을 ‘탁상행정’이자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고 몰아붙였다. 광주공항 이전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반면, 전남도는 “당초 계획대로 광주공항의 국내선을 무안공항으로 이전하라”고 공세를 취했다. 특히 무안공항 활성화 대책위원회는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가 무안공항 국제선을 광주로 이전해야 한다는 불필요한 논란까지 일으켰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이에 대해 주민대책위는 ‘광주공항의 무안공항 통합’과 ‘전투비행장에 대한 해법마련’을 주문했다.
당초 무안국제공항이 광주공항과 통합을 목적으로 건설되고 이를 위해 막대한 예산까지 투입해 전용고속도로까지 개통한 마당에 지금 와서 ‘탁상공론’ 운운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 다는 것이다.

주민대책위는 “무안공항이  변변한 정규노선도 없이 국제선만 가지고 전세기 위주로 개항을 해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며 “무안공항이 국제선과 국내선을 함께 운영토록 해 서남권의 거점공항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선이 빠져나간 광주공항은 반 쪼가리 공항이 돼 적자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금 이 상태로 가면 광주공항과 무안공항은 공멸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민대책위는 이어 “군 소음피해 특별법을 제정해 예상되는 피해를 저감시키고 충분한 피해보상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며 “광주 제1 전투비행장을 이전하거나 다른 군사공항과 통합하는 미래지향적이고 현실 가능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편, 강 시장은 8일 간부회의에서 무안공항은 국제화물 중심의 물류 ·비행기 수리공항으로 특화하고 광주공항은 KTX  개통이후 김포노선을 폐쇄하고 인천노선을 신설해 여객중심 공항으로 존치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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