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고난에서 결실의 시대로”
“교육고난에서 결실의 시대로”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11.05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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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교육혁신추진단, 공약이행·안착위해 한시 운영
장휘국 당선자, 멀리보고 함께 가는 광주교육 호소

역시 화두는 ‘변화와 개혁’이었다.
‘교육고난의 시대’에 마침표를 찍고 ‘교육결실의 시대’로 나아가기 위한 필수적인 ‘성장통’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직선교육감의 양어깨에 지워진 광주교육에 대한 부담감과 책임감은 무거워보였다. 

▲ 지난 4일 오후 광주 금호평생교육관 3층 회의실. 장휘국 교육감 취임준비위원회가 그간 활동을 보고하고 광주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4일 오후 광주 금호평생교육관 3층 회의실. 장휘국 교육감 취임준비위원회가 그간 활동을 보고하고 광주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장장 5개월에 걸친 취임준비기간 동안의 소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특히 이 기간 동안 80여 곳의 학교를 방문하면서 학교현장이 왜 바뀌어야 하는지 몸소 깨달았다고 한다.

장 당선자는 “초등학교에서 한 달에 1~2회씩 시험을 치르는 곳도 있었다”며 “시험 좀 줄여달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소개했다.

또 “중고등학교에서는 시간표에 있는 체육시간이라도 지키게 해달라고 하고 특히 등교시간이 너무 빨라 밥도 못 먹고 잠도 못 잔다고 하소연하는 학생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멀리보고 함께 가는 광주교육”을 고민했던 행복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그 같은 고민의 산물은 학교폭력과 차별이 없는 학교, 사교육비 경감교육, 교사 잡무 개선, 합리적 교육행정시스템 마련, 참여와 소통의 열린 학교 등으로 구체화 됐다.

그는 “광주교육이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출발점에 섰다”며 “그동안 수많은 논의와 연구를 통해 입안한 교육개혁방안을 이제 교육현장에서 실천할 일만 남았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간 보수·관료적 ‘보호색’에 길들여졌던 교육현장을 ‘진보적 색채’로 바꿔내는 일은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닐 터.

그 때문에 장 당선자가 취임 후 구성하게 될 ‘광주교육혁신추진단’의 행보에 눈길이 쏠린다. 추진단은 장 당선자의 공약과 인수위 협의과정에서 논의된 내용을 이행하고 안착시키기 위해 4개월 동안 한시 운영될 계획이다.

그는 “교육공무원 스스로 동기를 부여하고 변화와 개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도록 하겠다”며 “우리교육이 고난의 시대에서 꽃을 피우는 교육결실의 시대로 나갈 수 있도록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학부모들의 높아진 ‘눈높이’도 맞춰야 한다.

그는 “학부모들의 교육기대치가 굉장히 높아 무한책임과 함께 떨리고 두려운 마음”이라며 “행복한 광주교육을 위해 광주시민·교육희망 주체들과 함께 힘과 지혜를 모아나가겠다”고 약속했다.  

▲ 장휘국 광주시 교육감 당선자
▲친환경 무상급식

내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전면실시하기로 했던 친환경 무상급식 공약에 당장 차질이 생겼다. 예산이 발목을 잡았다. 안순일교육감이 광주시와 무상급식 예산협의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은데다 강운태 시장도 자신의 공약을 이유로 초등학교 3학년까지 111억 원의 예산을 지원하는데 그쳐서다. 

그는 “올 교육청 예산과 불용액까지 꼼꼼히 들여다봤는데도 처음보다 차이가 나는 부분이 많아 예산확보가 어려웠다”며 “시 예산편성이 끝나고 교육청 세입규모를 제대로 알지 못해 강 시장과 잠정합의가 이뤄진 상태”라고 이해를 구했다. 

이에 따라 초등학교는 올 11월부터 내년까지 전면 무상급식이 유지되지만 중학교는 2012년까지 단계적으로 실시될 전망이다. 2013년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전 학년까지 확대되고 재정여건에 따라 공립유치원과 전문계 고등학교까지 확대실시를 검토하고 있다.

▲자율형 사립고·외고전환 문제

자율형 사립고에 대해서는 “입학지원자를 성적으로 제한하는 것은 평등권 위배”라는 입장이지만 “이미 학생이 선발된 상황에서 지정취소는 어렵고 원칙적으로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자율형 사립고에서 내년 신입생을 모집한 결과 일부 학교에서 입학정원에 미달하는 사태가 발생했다”며 “추가모집을 하든 다른 조치를 취하는 것은 학교가 판단할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외고전환은 ‘원점재검토’와 ‘외고협의요청 취소’방침을 밝혔다.

그는 “교육과학기술부가 아직 외고전환 판단을 내리지 않았고 교과부장관도 국감에서 강행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며 “취임하면 교과부에 교육감 입장을 전달하고 판단여부에 따라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또 “수익용 재산등록 시점과 적정수익 여부, 학교법인의 비리 등 외고지정심의위원회 판단에 영향을 줄 몇 가지 사안이 발생했다”며 “심의위원들이 이런 자료를 정확히 전달받고 판단의 근거로 삼았는지 살펴본 뒤 재심의 기회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무원 전직문제

조무원들의 일반직 전환 요구에 대해서는 “원칙에 맞지 않다”며 관련법 제정이후로 보류했다.

그는 “7~8년 전 조무원으로 채용된 30여명이 애초 선발취지에 맞지 않게 사무원으로 활용되다 지금 일반직 전직을 요구하고 있다”며 “국가직에 이어 지방직 조무원도 일반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이 입안된 만큼 법률이 정해지는 대로 본인 희망에 따라 전환을 검토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개혁대상

광주교육계의 낡고 부조리한 관행이 수술대에 오를 전망이다. 무엇보다 임원선출과 성적, 대회입상을 미끼로 한 촌지요구와 교사와 관리자·전문직 사이의 돈 봉투, 행정직 하급자의 상급자에 대한 금품·향응 제공 등이 우선 대상이다. 학부모에 대한 교사들의 불친절도 문제 삼을 태세다.   

그는 “우선 여러 관행 중 바람직하지 못한 것부터 개혁대상으로 삼겠다”며 “교육감 직통전화와 비리제보센터 내부 고발자의 익명을 보장하고 보호조치를 강화하는 운영지침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또 “교사가 본연업무 이외의 잡무 때문에 정작 학생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부족하다”며 “보여주기 위한 전시성·실적주의 행사를 줄이는 것이 그 다음 순위”라고 지목했다.  

▲학교자율성 보장

학교자율성 보장과 확대에는 총론적으로 동의했지만 각론에서는 견해차가 있었다. 학교구성원 전체합의에 따른 자율성 존중과 교장 1인의 권한확대와는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야간자율학습과 사설모의고사 실시는 교장 재량권이지만 학생들이 건강과 학습능률을 감안해 자유롭게 선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장휘국 당선자는 “광주교육이 새로운 변화와 개혁의 출발점에 섰다”며 “그동안 수많은 논의와 연구를 통해 입안한 교육개혁방안을 이제 교육현장에서 실천할 일만 남았다”고 선언했다.
▲교육복지 확대

보편적 교육복지 확대를 위해 올 예산보다 292억4천만 원을 추가로 배정했다. 초등학교 학습준비물 지원을 3만5천원에서 4만으로 인상하고 중학교 의무교육 취지를 살리기 위해 학부모들이 매년 23만원 남짓 부담하고 있는 학교운영지원비를 전액 지원하기로 했다. 2012년에는 수학여행경비와 체험학습장 경비까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그는 “내년 예산이 올해보다 380억 원 늘었지만 전문계고와 저소득층 지원, 인건비 인상 등으로 가용예산은 크게 줄었다”며 “그런 속에서도 무상급식과 무상교육 예산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것은 보편복지와 교육복지 확대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혁신학교

내년부터 광주지역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2곳 등 총 4곳이 혁신학교로 지정돼 시범 운영될 계획이다. 혁신학교모델은 입시중심의 성적경쟁의 교육 틀에서 벗어난 학교를 만들어 교육본질을 찾자는 데 목적이 있다. 그래서 지역별로 명칭의 차이가 있지만 내용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는 광주 혁신학교에 민주·인권·평화라는 도시정체성을 담는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광주혁신학교에는 인권감성을 키우고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내용이 녹아들어야 한다”며 “학생·학부모·교사가 함께 참여하고 운영하는 학교, 경쟁과 지식보다 협동하고 체험·토론하는 교육, 학생자율과 참여, 개성을 살릴 수 있는 학교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학급당 학생 수도 25~30명 선으로 맞춰 교사가 학생과 생활하는 시간을 늘리고 수업시간을 자율적으로 탄력·운영하는 한편, 교장과 교사의 초빙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개혁저항

“진보에 거부감을 갖는 교육공무원은 없다”지만 낡고 부조리한 관행과의 전쟁에서 진통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선거의 의미는 바꾸고 고쳐서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이자는 것이었다”며 “관행을 탈피해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데 약간 거부감이 있을 수 있어도 금방 함께하는 자세를 보일 것”이라고 낙관했다.

또 “광주교육이 점수 따기 교육이 아닌 지덕체를 갖춘 인재를 양성하는 전인교육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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