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급식 ‘빛 좋은 개살구’
무상급식 ‘빛 좋은 개살구’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10.2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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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광주시당·광주시장, 예산이유 ‘당론 역행’
급식운동본부, 초등학교 전체라도 공약이행 촉구

민주당 광주시당의 친환경 무상급식 공약이 ‘빛 좋은 개살구’ 신세다.

지난 6·2지방선거에서 공언했던 ‘의무교육·친환경 무상급식’ 약속이 ‘대시민 사기극’이 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민주당 광주시당이 지난달 26일 열린 토론회에서 ‘무상급식 당론’에 대한 입장정리도 못한 채 ‘예산타령’만 하다 스스로 공약(空約)임을 실토하고 말았다.

보편적 복지로서 무상급식은 ‘예산의 문제’가 아니라 ‘철학과 의지의 문제’라고 호언했던 장담이 위기의 시험대에 선 것이다.

▲ 친환경무상급식을 실현하기 위해 광주시장 입지자 등 예비후보들이 지난 4월 5일 오후 광주시의회 정문 앞에서 서약식과 기자회견을 갖고 ‘전면적 무상급식’을 약속했다. /시민의소리 자료사진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광주운동본부(상임대표 최은순·이하 급식운동본부)는 다음날 성명을 발표해 “민주당 광주시당이 본색을 드러냈다”며 “무상급식 공약을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급식운동본부는 “민주당이 지난 지방선거에서 의무교육·친환경급식이라는 공약을 당론으로 채택해 내년부터 초·중학생 무상급식 실시를 약속했다”며 “그런데도 광주시당은 예산을 이유로 공약이 무리라고 해 광주시민을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특히 강운태 광주시장을 비판하는 목소리에 잔뜩 날이 서있었다. 자신의 공약은 민주당과 상관이 없다는 독불장군식 발언에 학부모들은 아연했다.

급식운동본부는 “(강 시장이) 초등학교 3학년까지 그것도 식재료만 지원하기 위해 111억 원의 예산 중 74억 원만 책정했다가 학생들에게 쌀만 먹이냐는 항의를 받고 마지못해 추가분을 책정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역부터 우선 실시하겠다고 했는데도 강 시장이 독선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는 광주시를 자신의 왕국으로 생각하고 민주당이나 교육청, 광주시민과 소통 없이 독단과 독주를 하겠다는 심보”라고 못마땅해 했다.

급식운동본부는 이어 “당장 내년부터 친환경 무상급식의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 시민들은 더 이상 위정자들을 믿지 않을 것”이라며 “초등학생 전체라도 우선 실시해 부족한 예산에도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

급식운동본부와 광주지역 제단체는 내년 초등학생 전체 무상급식을 위한 소요예산 501억원 가운데 250억원을 시에서 지원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당 차원에서 광주시당과 광주시장이 친환경 무상급식 당론을 수용하고 실천에 옮기도록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급식운동본부는 “김춘진 민주당 무상급식 추진위원장이 광주시의 낮은 교육비지원을 꼬집으며 친환경무상급식만큼은 전국에서 가장 먼저 시행해 줄 것을 요구했다”며 “더 이상 예산을 핑계로 당론을 후퇴시키지 않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광주시의회와 광주시교육청의 역할도 주문했다.
급식운동본부는 “시의회는 내년 시 예산을 철저히 분석해 민주당 당론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하고 시교육청은 교육감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친환경무상급식 예산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급식운동본부는 또 “내년부터 초·중학교에서 무상급식 이뤄지지 않는다면 전적으로 민주당과 광주시장의 책임”이라며 “모든 언론과 홍보를 통해 시민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하겠다”고 일전의지를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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