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광주의 변화는 시작되었다
  • 신일섭
  • 승인 2010.10.29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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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일섭 교수(호남대 복지행정 대학원장)

지난 10월 27일 치러진 광주 서구청장 재선거에서 민주당 후보가 패배하고,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었다는 뉴스다. 이 지역에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매우 당혹스러운 선거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민주당의 아성으로서 한국 정치의식의 1번지라고 말할 수 있는 광주에서 민주당의 패배는 여러 의미를 시사해주고 있다. 각 후보들이야 최선을 다했고 또한 승리의 월계관을 차지하리라고 생각했겠지만 민심의 선택은 보다 냉정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광주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호남의 눈물 닦아온 대표 서민정당

먼저 호남에서 민주당은 무엇인가. 한국 정당 정치사에서 야당의 뿌리를 이어온 민주당은 특히 호남지역과는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지난 1960년대 이후 30여년 가까이 정치의 주류에서 소외된 호남은 야당을 통해서 그 서러움을 달래야 했다.

그 야당의 정치인으로 형극의 길을 걸어왔던 한국 정치의 거목 김대중 전 대통령이 참여했던 당이었으며 그 뒤 과정에서 이합집산도 있었으나 결국 호남지역과 가장 가까운 정당이었다. 물론 거기에는 서민정당을 표방한 민주당의 강령과 정책이 좋아 전국적인 정치 인사들이 모여들기도 했지만 그래도 호남 인맥의 색깔을 지울 수 없다. 매 선거 때만 되면 호남지역에서는 “민주당의 깃발만 꽂으면 당선 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절대적인 호남민심을 얻고 있었다.
 
그런 민주당이 광주에서 근래 큰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7.28 광주 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민주당 후보는 비민주 야4당 단일후보인 민주노동당 후보에게 어렵게 승리를 했다. 당시 선거에서 비민주 야4당 후보는 44% 득표율을 얻었는데 이것은 남구민들의 반민주당 바람을 잘 대변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치러진 서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는 24%의 득표율로 무소속 후보와 국민참여당 후보에 이어 3위에 그치는 결과였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스타급 지도부가 총출동하고도 ‘텃밭’에서 참패를 했으니 더 이상 뭐라 할 말이 없게 됐다.
 
그러면 우리는 왜 민주당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가. 무엇보다도 먼저 과거 냉전시대의 보수적인 행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나라당에 대항할 수 있는 가장 힘 있는 대중정당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완전한 진보정당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보수적이고 퇴행적인 모습을 보여줄 때도 많다.

그래도 우리는 최선 아닌 차선으로 민주당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대중의 진보적인 영역까지 담당해야 할 현재 민주당의 역할과 책임은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민심의 회초리, 환골탈태의 계기로 

민주당에 대한 호남인들의 애정과 관심이 요즘 많이 변하고 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듯이 요즘 민주당에 대한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가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이것은 지난 7.28 광주 남구 국회의원 보선과 이번 10.27 서구청장 재선거의 결과에서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지역민에 대한 민주당의 군림과 오만”이었다. 이번 서구청장 재선거의 잘못된 공천에 의한 패배는 그것을 잘 증명하고 있다. 민심의 요구보다는 민주당의 공천만 받으면 당선된다는 구태의연하고 오만함에 대한 서구민들의 저항이다.
 
큰 지진이 발생하기 전에 사전 몇 가지 징후들이 발생한다고 한다. 광주에서 민주당에 대한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경고(징후)들이 이미 몇 차례 반복되고 있다. 호남민심의 회초리를 어떻게 받아 들이냐 하는 것은 민주당의 몫이다. 호남민심은 한국의 정치의식을 대변하는 이정표라는 의미에서 더욱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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