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 흐르는 길, 광주~아시아’
‘문화가 흐르는 길, 광주~아시아’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9.12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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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19일 조선대 등 광주·전남 곳곳 인문주간 행사
기조강연, 학술·인문 강좌, 공연·체험·답사 등 다채

또 다시 인문주간이다. 그런데 인문학의 꼴이 말이 아니다. 한마디로 작년에 왔던 각설이, 딱 그 몰골이다. 해마다 정부가 차려준 밥상 앞에서 ‘깡통’을 쳐대야만 가까스로 연명할 수 있는 신세여서다. 신자유주의가 드러낸 효율과 실용의 발톱에 제압당한 형국이다. 그것이 승자독식 정글의 법칙이니까.

하지만 바로 그 자리에서 지독한 역설이 자라난다. 영원한 정글은 없으니까. 결국 정글은 인간의 상상력에 의해 전복될 운명이다. 인간이 존재하는 한 인문학은 맘대로 죽지 못하고 죽을 수도 없는 탓이다. 결코 상상력을 뛰어넘을 수 있는 효율과 실용 따위는 없다.

비루하나마 2010 인문주간 행사가 ‘기억과 인문학적 상상력’을 주제로 13일부터 19일까지 전국 14개 대학과 문화단체 등에서 열린다. 한국연구재단이 교육과학기술부의 후원을 받아 2006년부터 ‘열림과 소통’을 큰 주제로 매년 개최해오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에서도 대학과 민간단체들이 참여한 가운데 ‘문화가 흐르는 길, 광주~아시아’를 주제로 각종 행사가 치러진다. 프로그램은 13일부터 19일까지 기조강연과 인문강좌 3강, 문화체험 6회, 인문기행 등으로 짜여졌다.

첫날인 13일에는 동구 대의동 갤러리D빌딩 3층에서 ‘인문주간 선포식’을 시작으로 박석무 다산연구원 이사장이 ‘망각을 넘어, 광주정신의 미래 찾기’를 주제로 기조강연을 한다. 이어 ‘광주에서 느끼는 인문학의 정취’를 큰 주제로 이종범 조선대 교수와 송인동 호남신학대 교수가 각각 ‘꿈꾸는 길, 기억의 열두 고비’와 ‘스토리텔링을 중심으로 한 문화자원의 발견과 기억하기’ 강연에 나선다. (오후 2시~오후 6시)

14일에는 ‘바다를 통한 문명교류’를 주제로 두 번째 인문강좌가 진행된다. 정수일 한국문명교류연구소 소장의 ‘해상 실크로드와 그 전개’ 강좌에 이어 강봉룡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원장이 ‘바다의 기억과 바다를 통한 소통’을 주제로 논지를 펼친다. (오후 4시~오후 7시)

세 번째 강좌(15일)는 ‘기억을 통한 지역의 문화와 소통’을 주제로 이승휘 명지대 교수와 변동명 전남대 문화전문대학원 교수가 각각 나서 ‘삶의 기록에서 문명의 역사 읽기’와 ‘전통시기의 해상교류와 호남’에 대해 강연한다. (오후 4시~오후 7시)

문화체험 행사로는 14일과 15일 오후 4시부터 무등산 관풍대(1차)와 애일당(2차) 일원을 돌아보며 ‘의재 선생과 관풍’, ‘고봉선생과 호남계산풍류’의 설명을 듣는 ‘문화 살롱’이 준비돼 있다.

또 15일과 16일 오후 3시부터는 의재미술관에서 ‘의재 할아버지와 함께하는 어린이 도슨트 놀이’가 진행되고 17일 오후 7시에는 의재미술관 앞 문향정 잔디밭에서 ‘무등산 풍경소리가 들려주는 책과 노래의 아름다운 사랑이야기’가 관객을 만난다.

17일과 18일 오후 2시부터는 ‘커플을 위한 광주느림투어’의 일환으로 의재미술관과 의재문화유적, 월봉서원 등을 돌아보는 ‘의재 선생이 건네는 느리고 소박한 여행’과 ‘고봉 선생이 건네는 느리고 소박한 여행’이 각각 진행된다.

18일에는 ‘제국의 노을, 지도(智島)의 아침’을 주제로 전남 신안군 지도읍 일대에서 인문기행과 강연이 예정돼 있으며 19일에는 예술의 거리 소극장 공연1번지에서 ‘얼·아이 인문창작극-고봉과 퇴계의 아름다운 만남’을 선뵌다.

이밖에도 충장서림과 의재미술관, 월봉서원 등에서는 행사기간 내내 ‘광주를 사랑하는 특별한 방법, 커피와 함께 책을’ 주제로 광주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책을 판매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한편, 2010 인문주간 광주전남지역 주관기관으로 선정된 조선대학교 인문학연구원도 ‘남도의 기억문화와 인문학적 치유의 경험’을 주제로 광주민중항쟁을 비롯한 수많은 역사적 상처가 곳곳에 배인 남도의 상처를 발굴하고 현재적 의미를 되새기는 행사를 마련한다.

조선대는 13일 오후 3시 서석홀 4층 대강당에서 인문주간 선포식을 갖고 정진홍 이화여대 석좌교수를 초청해  ‘문화와 기억’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듣는다.

14일에는 ‘문학의 기억공간을 찾아서’를 주제로 해남과 장흥, 보성 일대를 돌며 남도문학의 숨결과 흔적을 찾는다. 또 15일에는 ‘폭력과 기억과 희망의 정치’를 주제로 학술포럼이 진행되고 16일과 17일에는 ‘기억과 망각의 변주-강은 희망으로 흐른다’를 주제로 영산강과 섬진강 일대의 문화체험에 나선다.

이외에도 13일부터 17일까지 중앙도서관 1층 전시실에서 ‘기억 만인보(萬人譜)’를 주제로 설치작품전이 열리고 광주시청자미디어센터에서는 영화를 통해 기억에 접근하는, 영화로 인문학하기 ‘기억(記憶)하나요?’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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