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이성 교제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막상 내 아이의 일이라면 주저하게 된다는 사람들이 많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이성 교제에 대해서 이중 잣대를 갖게 된 데에는 학업을 등한시하여 성적이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있지만, 보기에 낯 뜨거운 스킨십을 거리낌 없이 하는 청소년들을 보면서 ‘혹시 내 아이도’ 라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상무지구에 살고 있는 김모(34)씨는 밖에 나가서 놀고 싶다는 아이들에게 이끌려 아파트 뒤쪽에 조성되어 있는 근린공원에 갔다가 민망한 장면을 목격했다.
교복차림의 남녀 고등학생이 공원벤치에 앉아 서로 몸을 착 붙인 채 상대의 등을 쓰다듬고 있었던 것이다. 호기심 어린 눈으로 두 사람을 빤히 쳐다보고 있는 아이들의 시선을 가리면서 지켜보는 사람이 있다는 표시를 했으나, 학생들은 아예 김씨를 무시하듯이 떨어질 줄 몰랐다.
도저히 더 있을 수 없어서 아이들을 데리고 도망치듯이 공원을 빠져나왔다는 김씨는 그날 밤,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 태호(7)가「…공원 끝에서 어떤 고등학생 형아 누나가 뽀뽀했어요. 그걸 보는 건 좀 골(곤)란했어요.…」라고 일기장에 써놓은 것을 보고 적절한 표현 같아서 웃었다고 했다.
청소년들의 낯 뜨거운 스킨십이 공원처럼 으슥한 곳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공공장소인 도서관 주변은 물론이고, 많은 사람들이 오가는 대로에서도 종종 목격된다.
여러 학원들이 몰려있는 곳에서 보습학원을 운영하는 박모(49)씨는 “학원수업이 끝난 후 귀가하다 보면 버스 승강장에서 서로 껴안다시피 하고 있는 청소년들을 심심찮게 본다.”며 “주위에 사람이 있든지 없든지 아무렇지도 않게 스킨십을 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되레 내가 민망해 고개를 돌리고 만다.”고 했다.
이는 인터넷을 비롯한 여러 매체를 통해서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무분별한 성의 범람이, 한창 자라는 아이들에게 성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결과는 아닌지 한번쯤 생각해 볼 일이다.
청소년들의 이성 교제…지나친 스킨십, 낯 뜨거울 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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