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경과 전설이 어우러진 진도 관매8경
절경과 전설이 어우러진 진도 관매8경
  • 안영옥 시민기자
  • 승인 2010.07.2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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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추 피서지 이곳!]숟가락으로 모래밭을 긁으면 ‘딸깍’하고 백합이…

▲ 동해안 못지않은 깨끗한 물이 인상적인 관매도 해수욕장은 전국에서 가장 넓은 3만여 평의 면적에 삼백 년 묵은 송림(곰솔 숲)이 그림처럼 우거져 삼림욕하기에도 그만이다.
여름이 되면 피서지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이 생기기 마련이다.

더위를 피하기 위해 우선 물을 찾아 떠난다. 그러려면 바다나 강, 그리고 숲이 우거진 계곡 등이 적격이다. 일상의 짐을 벗어버리고 도시를 탈출해 휴가 기간을 맘껏 즐길 곳이라면 금상첨화다.
 
몇 해 전 멋과 낭만, 그리고 꿈이 깃들어 있는 남쪽 바다 ‘관매도’에 다녀왔다. 전남 진도에 있는 ‘관매8경’이 바로 그곳, 진도 팽목항에서 배를 한 시간정도 타고 간다. 갑판에 나가면 경쾌한 노랫가락이 멋스런 시구와 함께 어우러져 크고 작은 섬들이 추임새가 된다. 이곳은 한반도 서남단에 위치하고 있는 빼어난 경관을 가진 섬으로 어느 섬에서도 볼 수 없는 진기한 볼거리들이 다양하다.
 
관매8경은 관매도 주봉인 돈대산 정상에서 사방을 둘러보면 수많은 섬들로 군락을 이루는 다도해가 독특한 경관을 자랑한다. 관매도 해수욕장, 방아섬(남근 바위), 돌묘와 돌무덤, 할미중드랭이굴, 하늘다리, 서들바굴, 다리축구석, 하늘담 등 애달픈 사연들이 빼곡히 담긴 기암절경들로 이루어져 있다.

배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돌다 보면 신비로운 전설 속으로 들어가 옛날 슬픈 설화들이 바다 속살처럼 드러낸다. 일명 ‘전설의 섬’이라고 불릴 정도로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지니고 있다. 이를 배경으로 한 일출과 일몰의 경이로움, 유·무인도인 미의 경지, 몇 폭의 병풍 같은 산수화 등 이루 말 할 수 없는 수림경관이다.
 
무엇보다 끝도 갓도 없는 관매도 해수욕장은 물론, 여느 동해안 못지않은 깨끗한 물이 몹시 인상적이다. 전국에서 가장 넓은 면적으로 3만여 평에 삼백 년 묵은 송림(곰솔 숲)이 그림처럼 우거져 삼림욕하기에도 그만이며 경사 또한 원만하다.

더욱 신기한 일은 바람 불면 날릴 것 같은 가늘고 부드러운 모래밭에 백합이 자라고 있다는 것이다. 조개 캐는 호미 대신 숟가락으로 모래밭을 긁으면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통통한 백합이 걸려 나온다. 해수욕을 하다가 백합 캐는 재미에 빠져 시간가는 줄 모르고 귤빛 일몰을 맞았던 기억이 생생하다.

관매도는 자동차를 가지고 들어갈 요량이라면 큰 오산이다. 선착장 바로 옆이 해수욕장이며 민박도 가능하지만 바닷가 송림에 몽골 텐트가 있어 편리하다. 더욱이 몽골 텐트는 마을 청년회에서 공동으로 운영하기 때문에 깨끗하다.

다른 위락시설도 사용하기에 전혀 불편이 없고, 예약부터 바가지요금이라곤 사전에 없다. 마을 사람들의 자긍심이 깊게 자리 잡고 있기 때문에 친절 면에서도 단연 으뜸이다. 밤이면 철썩거리는 파도 소리와 함께 윤동주 시인의 ‘서시’가 되어 별을 헤는 낭만을 맘껏 즐길 수 있다.
 
또 한 가지 보태자면, 관매도 내의 자연경관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 후박나무와 상록수림대가 있어 장관을 이룬다. 특히 청정해역으로 자연산 돌미역과 멸치, 꽃게와 싱싱한 활어 등이 생산되며 강태공들의 사계절 낚시터로도 유명하다. 산지에서 바로 사왔던 싱싱한 멸치의 깔끔한 맛은 두고두고 혀끝에서 맴돈다.
 
끝으로 관매도라는 이름은, ‘새가 먹이를 물고 잠시 쉬어간다.’라는 뜻으로 볼매도로 불렀다가, 일제 강점기에 제주도로 유배를 가던 선비가 해변에 매화가 피어있는 것을 보고 ‘관매도’로 바뀌었다고 한다.

여름 휴가지의 알속 추억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관매도, 올여름 이 섬이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명품 마을’로 선정이 되었다고 한다. 관매도가 아무리 아름답고 손꼽히는 수려한 섬이라고 해도 관광객이 함부로 드나들면 몇 해 못가서 우리의 귀중한 섬을 잃게 된다. 그나마 환경오염이 없는 관매도가 앞으로 얼마나 생태관광지로 지목을 받아 성장 할지는 모르지만 보전 보다는 보존에 치중해주기를 염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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