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발 선거혁명 ‘미완의 대기로’
광주 발 선거혁명 ‘미완의 대기로’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7.29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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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장병완 후보 당선…낮은 투표율 승부 갈라
‘준당원적 사고·존재를 배반하는 의식’ 극복 과제로

민심은 오만함을 심판하는데 여야를 따로 구분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민주당이었다. 지난 6·2지방선거 결과에 도취돼 ‘제 논에 물대기’ 식으로 민심을 분탕질한 대가는 처참했다.

▲ 민주당 장병완 후보가 28일 치러진 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장 후보는 총 투표자 4만7561명 가운데 2만6480표를 얻어 과반수를 훌쩍 넘는 55.9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전국 8곳에서 치러진 7·28재·보궐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에 5석을 몰아주며 압도적인 승리를 안겼다. 최소 5석을 호언장담하던 민주당은 3석을 얻는데 그쳤다. 예고된 재앙이었지만 민주당만 몰랐다. ‘겸양지덕(謙讓之德)’을 쌓지 못한 소탐대실(小貪大失)이 빚은 자업자득(自業自得)이다.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안다’고 했다. 서울 은평 유권자들은 민심 앞에 납작 엎드린 이재오를 선택했다. 인물부재에다 정치공학적으로 진행된 야권연대 ‘모양새 갖추기’는 결국 ‘찻잔 속의 바람’에 머물고 말았다.

인천 계양에서는 송영길 시장이 10년 이상 다져온 안방을 내주는 수모를 당했다. 낙하산 공천으로 득의양양(得意揚揚)했던 개선장군의 모습은 오간 데가 없다. 아마 배가 너무 불렀던 모양이다.

삐걱대던 야권연대를 끝내 성사시키지 못한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에서는 막판 ‘역전패’를 허용했다. 충청권에서는 여당의 ‘인물론’에 맞서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참패를 당했다. 충북 충주에서 야권단일화를 이뤄냈지만 대세를 넘어서기엔 역부족이었다. ‘세종시 문제’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안일한 ‘공천’ 때문에 더 이상 상승기류를 타지 못한 것이다.

반면, 광주민주당의 오만함은 이번에도 심판되지 못했다. 야 4당과 시민사회 연합군이 내세운 ‘단일후보’의 벼린 창끝도 민주당의 아성을 꿰뚫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광주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선거막판 야 4당과 시민사회를 향해 ‘한나라당 2중대’, ‘반미세력’ 운운하며 ‘색깔론’을 덧씌웠음에도 민심은 크게 개의치 않았다. 결국 ‘광주 발 선거혁명’은 ‘미완의 대기’로 남았다.

지역 유권자들의 민주당에 대한 ‘준 당원’적 사고와 기층 민중들의 ‘존재를 배반하는 의식’을 어떻게 극복할 것이냐가 향후 진보진영의 과제로 남았다.

광주 남구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28.7%라는 낮은 투표율이 승부를 갈랐다. 민주당 장병완 후보가 민주당 ‘집토끼’들의 조직적 투표에 힘입어 당선의 기쁨을 안았다. 장 후보는 총 투표자 4만7561명 가운데 2만6480표를 얻어 과반수를 훌쩍 넘는 55.91%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 야권연대 단일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는 2만877표(44.08%)를 얻는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야권연대 단일후보로 기대를 모았던 민주노동당 오병윤 후보는 2만877표(44.08%)를 얻는데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선거기간 내내 ‘야권연대론’과 ‘인물론’이 창과 방패의 호각지세(互角之勢)를 이뤘지만 결국 승패는 ‘투표소’에서 갈렸다.

장병완 당선자는 28일 당선소감문을 통해 “국회에 들어가면 이명박 정권 들어 더 심해지고 있는 예산차별·인사차별을 타파하겠다”며 “기획예산처 장관출신의 인맥과 역량을 총동원해 남구발전 예산을 끌어오는데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2012년 정권재창출과 민주당 수권정당화를 위해 예산분야에서 한나라당과 차별되는 정책들을 펼쳐나갈 것”이라며 “광주가 정권교체의 산실이 되도록 앞장서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장 후보는 광주서중과 일고를 거쳐 서울대 무역학과를 졸업한 뒤 제17회 행정고등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기획예산처 예산실장, 기획예산처장관, 호남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오병윤 후보도 이날 인사의 글을 통해 “민주양심세력과 야 4당, 시민사회의 하나 된 힘은 광주발전의 큰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광주를 바꾸고 2012년 정권교체의 희망을 만드는데 모든 열정과 혼을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7·28 재보궐 선거에는 총 유권자 136만4999명 가운데 46만5061명이 투표에 참여해 34.1%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지역별 투표율은 철원·화천·양구·인제가 47.4%로 최고치를 기록했고 태백·영월·평창·정선(45.1%), 충북 충주(43.6%), 서울 은평을(40.5%)에서 평균 투표율을 상회했다.

반면 광주남구(28.7%)와 강원 원주(28.7%), 천안(24.3%), 인천 계양을(23.2%)은 평균 투표율을 크게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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