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생산량의 83%…완도 전복의 힘!
전국 생산량의 83%…완도 전복의 힘!
  • 김경대 기자
  • 승인 2010.07.28 1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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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은 바다가 경쟁력이다 <상>완도 전복

무한한 생산잠재력…단일 품목 수익률 전국 최고
국내시장 넘어 해외로…홍콩으로 통조림 첫 수출

산업기반이 취약한 전남지역의 성장 동력은 무엇일까.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녹색의 땅’ 전남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관광산업’이다. 최근 전남도가 F1자동차경주사업, 해양마리나 산업 등에 관심을 쏟으면서 수도권과 외국인 관광객을 얼마나 유치할 수 있을지가 관심거리다.

하지만 아직까지 도로, 숙박시설, 음식점 등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체류 형 관광보다 스쳐가는 관광지, 연계 형 관광보다는 맛 기행 수준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 업계에서 말하는 현실이다.

이에 반해 전남이 가진 자연유산 중 ‘갯벌과 바다’는 어느 지역도 가지지 못한 전남만의 자산이라는 점에서 잠재력과 성장가능성이 무한하다.

한국언론진흥재단 광주사무소 주최로 지난 15일부터 16일 양일 간 진행된 ‘전남의 해조류 산업 현장을 찾아서’ 연수를 통해 완도군의 대표 수산물인 전복과 신안군의 역점사업인 천일염을 2회에 걸쳐 소개한다.

수산업의 지형도가 바뀌다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해조류 생산국가다. FAO(유엔식량농업기구) 2007년 통계에 따르면 중국이 65.6%로 1위, 그 뒤를 인도네시아(11.6%), 필리핀(10.1%)이, 그리고 한국이 5.3%로 뒤를 잇고 있다. 어패류를 포함한 양식 생산국으로는 세계 6위로, 우리나라는 수산업에 관한 한 선진국이라 할 만하다.

그 중 한국은 김과 미역과 같은 해조류가 전체 생산량의 65.4%를 차지해 패류(24.9%), 어류(8.3%)를 훨씬 압도하고 있는 모양새다.(농림수산식품부 2009년 통계)

하지만 기후변화에 따른 겨울철 수온 상승과 젊은 세대의 해조류 소비 감소, 어업인의 감소와 노령화 등으로 해조류의 생산량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 연구원으로 있는 황은경 박사는 “급격한 이상기후변화로 우리나라 해역에서 명태와 도루묵과 같은 냉수성 어종의 어획량은 계속 줄어들고 서해안에서 오징어와 멸치 등 온수성 어종의 어획고가 늘고 있다”면서 “또한 원천기술의 보유로 양식 산업의 환경이 좋아지면서 수산업 환경에 큰 변화가 오고 있다”고 말했다.

   
▲ 전복은 생으로 먹으면 꼬들꼬들한 맛이 해삼은 저리 가라 할 정도고 익혀 먹으면 소라 살점처럼 쫀득쫀드하면서도 훨씬 고소한 맛이 난다.
완도, 전복생산의 ‘메카’로

이러한 대내외 환경의 변화는 완도라고 예외가 아니다. 전체 수산물 생산량의 50%를 담당하던 김은 지금에 와서 12%대에 머물고 있고 대신 전복이 73.3%를 차지하며 완도의 대표 수산물로 자리 잡았다.

신우철 전남수산기술사업소 소장은 “완도는 갯벌과 다시마, 미역 등 해조류의 서식환경이 우수해 광합성 작용으로 인한 바다정화 능력이 우수하다”면서 “또한 다도해 섬 사이의 조류가 빨라 영양염류의 용승효과로 표층에 풍부한 영양염이 형성돼 전복 생산력에 무한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연안 해안선을 따라 게르마늄이 다량 함유된 맥반석 지대가 발달한 것도 완도 전복을 전국 특산명품으로 거듭나게 한 요인으로 꼽힌다. 

「자산어보」에는 ‘복어(鰒漁)’, 「본초강목」에는 ‘석결명(石決明)’이라 기록돼 있는 전복은 예전에는 부잣집에서만 맛봤다고 할 정도로 진귀했지만 지금은 생산 대중화로 서민들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영양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전복은 생으로 먹으면 꼬들꼬들한 맛이 해삼은 저리 가라 할 정도고 익혀 먹으면 소라 살점처럼 쫀득쫀득하면서도 훨씬 고소한 맛이 난다.

특히 요즘에는 환자들을 위한 전복죽, 복날에 먹는 전복삼계탕 등으로 나날이 조리법이 다양화, 대중화되면서 그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청정해역에서 생산된 완도산 전복의 인기는 해가 갈수록 상종가를 치고 있다.

2,900여 전복 양식 어민들이 연간 4,700여 톤의 전복을 생산해 매년 2,000억 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는 완도는 이제 전복 한 품종만으로 군 전체가 먹고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전국 생산량의 83%를 차지하고 있는 완도산 전복은 지난해 추석 때는 물건을 제때 공급하지 못해 품귀현상을 빚기도 했다.

▲ 전남수산기술사업소 관계자가 전복 가두리양식장을 찾아 생산현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국내를 넘어 세계 일류상품으로

이제 완도 전복은 국내 시장 석권을 넘어 세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완도지역 4,418만298㎡을 ‘전복특구’로 지정하고 2013년까지 국비 105억 원 등 모두 228억 원의 사업비를 투자해 전복생산기반 구축, 전복연구소 설립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올해 6월에는 다시 2010년 지역연고산업 육성사업(RIS)으로 선정해 글로벌 상품화 및 해외마케팅 지원 등 외화벌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완도군은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을 겨냥한 다양한 전복요리 제품(통조림, 장조림), 기능성 식품개발(전복캡슐, 전복엑기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신우철 소장은 “전복의 국내소비 한도를 1만 톤으로 추정하는데 해외마케팅에 박차를 가해 앞으로 활 전복 5천톤과 가공전복 2500톤을 수출한다는 목표를 가지고 군내 생산어가와  유관기관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일에는 전복가공업체 ‘씨푸드’가 독자 개발한 메탈 캔 15톤(통조림 2만4천개. 5억 원 어치)가 처음으로 홍콩으로 수출되는 쾌거도 이뤘다. 그동안 일본시장으로의 활 전복 수출은 있었지만 가공전복의 수출은 이번이 처음이다.

완도군은 앞으로 건조전복, 전복 내장젓갈, 조미전복, 훈제전복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해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는다는 전략이다. 

▲ 전복 종패를 생산하는 죽청수산(주) 종패장에서 직원이 어린 전복에게 먹일 사료를 배분하고 있다. 전체면적 1만5천 평의 세계 최대규모라는 이 종패장에서는 연평균 75억 원어치의 전복종패를 전국의 양식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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