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사회 ‘격앙’…민주당 ‘고개’
시민사회 ‘격앙’…민주당 ‘고개’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7.27 20:0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주 광주국회의원 ‘색깔론·한나라 2중대론’ 설화
민노당, “표로 심판”…오병윤 후보, “야권연대 승리”

시민사회는 ‘격앙’됐고 민주당은 ‘고개’를 숙였다. 민주노동당은 ‘심판’을 경고하고 나섰고 오병윤 후보는 그럼에도 ‘야권연대 승리’를 호소했다.

7·28 보궐선거를 하루 앞두고 광주 남구가 ‘색깔론’과 ‘2중대론’으로 몸살을 앓았다. 내용만 두고 보면 여간 한나라스러운 발언이 아닐 수 없다. 그간 한나라당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왔던 전매특허여서 일게다.

▲ 광주정신구현과 새로운 정치지형 형성을 위한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인사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2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민주당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사죄’를 촉구했다.

싸우면서 배운다고 했던가. 광주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이 ‘설화(舌禍)’를 일으켜 망신살을 자초했다. 더군다나 서울 은평을에서 어렵사리 ‘야권연대’가 성사된 마당에 상대에게 지켜야 할 최소한의 예의마저 져버린 것이어서 마음의 상처는 더 컸다.

당장 야권단일후보 배출의 산실이 된 시민사회가 가만있지 않았다.

광주정신구현과 새로운 정치지형 형성을 위한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인사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는 27일 기자회견을 자청해 ‘회초리’를 들었다. 연석회의는 광주시의회 브리핑 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하고 ‘사죄’를 촉구했다.

연석회의는 “어제 진행된 민주당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의 기자회견장에서 ‘한나라당 2중대’, ‘시민단체 본분 망각’이라는 비난이 난무했다”며 “우리가 민주당 독점을 비판하는 것을 지역민들에 대한 모독으로 폄하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또 “지역시민사회 인사들과 지역민들은 민주당이 더욱 성숙하게 야권을 아울러 2012년 정권교체를 이뤄줄 것을 바라는 마음에서 회초리를 들었다”며 “하지만 지금 민주당의 행태는 회초리를 든 부모님을 걷어 차 버린 꼴”이라고 비난했다.

연석회의는 이어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초심을 잃고 그동안 자신들이 극복하고자 했던 한나라당을 닮아가고 있다”며 “민주당이 ‘색깔론’을 들고 나온 행태를 볼 때 이미 지역의 한나라당이 돼버린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러울 뿐”이라고 개탄했다.

▲ 연석회의는 “지금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초심을 잃고 그동안 자신들이 극복하고자 했던 한나라당을 닮아가고 있다”며 “민주당이 ‘색깔론’을 들고 나온 행태를 볼 때 이미 지역의 한나라당이 돼버린 것은 아닌지 심히 걱정스러울 뿐”이라고 개탄했다.

민주당은 즉각 고개를 숙이고 몸을 바짝 낮췄다. 선거막판 은평을에 미치는 후폭풍을 서둘러 차단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사과’에 진정성을 담기 보다는 단순 해프닝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선거과열’이 부른 ‘말실수’라며 ‘말 접대’로 봉합을 시도했다. 

박지원 원내대표는 27일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노동당이 민주개혁세력으로 이 나라 소외계층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모습을 존경 한다”며 당시 발언에 유감을 표명했다.

박 대표는 이어 “광주에서 선거가 과열되다 보니 민주노동당에 상처를 줄 수 있는 발언이 나온 것을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 한다”며 “민주노동당이 은평에서 끝까지 단일후보를 위하고 다른 지역에서 선전해 줄 것을 기원 한다”고 속내를 내비쳤다.

민주노동당은 도무지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원내대표의 사과발언 뒤에 숨어 시민사회와 지역주민의 요구에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어서다.

우위영 대변인은 27일 브리핑을 통해 “문제의 색깔론은 오병윤 후보를 지지하는 야4당과 광주지역 시민사회단체, 지지시민들 모두를 ‘한나라당 2중대’, ‘불순세력’으로 몰아간 것으로 민주노동당과 민주당 간의 문제로 치부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이 막대기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오만함과 심지어 야권연대 파트너에게까지 단 한 석도 내 줄 수 없다는 기득권 지키기에 혈안이 돼 색깔론을 들고 나왔다”며 “광주시민들이 28일 표로 엄중히 심판해 줄 것을 확신한다”고 기대했다.

▲ 오병윤 후보는 ‘은평은 장상, 광주는 오병윤’이라며 야권연대에 대한 지지와 승리를 막판까지 호소했다.

그럼에도 오병윤 후보는 ‘은평은 장상, 광주는 오병윤’이라며 야권연대에 대한 지지와 승리를 막판까지 호소했다.

오 후보는 27일 막판 유세를 통해 “은평에서는 민주당 장상 후보로, 남구에서는 야4당·시민사회 단일후보 오병윤으로 야권연대의 승리를 만들어 달라”며 “민주당이 호남정당이 아니라 전국정당으로 발돋움 할 수 있도록 남구주민들이 결단을 내려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광주지역 국회의원들은 26일 오전 시의회에서 열린 합동기자회견에서 ‘민주당 심판’ 주장을 ‘한나라당 2중대식’ 주장으로 폄훼하고 민주노동당의 ‘한미동맹 철폐’ 요구에 ‘무책임하고 대안 없는 과격한 투쟁정당’이라는 색깔론을 덧씌워 물의를 빚었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