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군사동맹, 전쟁향한 ‘불굴의 의지’
한미군사동맹, 전쟁향한 ‘불굴의 의지’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7.27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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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서 연합훈련…힐러리, 부창부수 ‘난 몰라요’
각계단체, 천안함 진실규명·전쟁훈련 반대 촉구

한반도가 출구 없는 ‘전쟁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한국군과 미국군이 지난 25일부터 동해상에서 나흘 동안 사상 최대 규모의 연합훈련에 들어갔다. 일본 자위대 소속 장교 4명도 조지 워싱턴 호에 자리를 깔았다. 북한은 ‘보복성전’을 다짐했다.

▲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광주전남본부와 광주전남진보연대, 21C 광주전남대학생연합, 민주노총광주본부, 평화와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 9개 단체는 26일 광주 금남로 2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진실규명’과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을 촉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의장성명은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았다. 결국 유엔은 미국의 핫바지에 불과했다는 사실이 새삼 증명됐다. 유엔에서 당한 굴욕 때문일까? 세계경찰을 자처하는 미국은 ‘군사적 시위’와 ‘대북 금융제재’를 양날로 대북강경몰이에 가속 폐달을 밟고 있다.

지난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오바마 대통령은 ‘전쟁’으로 ‘평화’를 구축하겠다는 망상에 사로잡혔다. 전통적으로 ‘비둘기파’였던 미 국무부가 ‘매파’를 자처하고 나선 것도 특이하다.

적어도 클린턴 부부에게 ‘부창부수(夫唱婦隨)’라는 말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남편인 클린턴 전 대통령이 재임시절 쌓았던 ‘대북관계 공든 탑’을 부인인 힐러리가 여지없이 허물어버리고 있어서다.

결국 6자회담 재개와 천안함 출구전략 마련은 한미일 삼각편대의 십자포화에 당분간 운신의 폭을 제약당할 것으로 보인다.

우연이 계속되면 필연이 된다는 말이 있다. 또 역사는 한번은 비극으로, 한번은 희극으로 반복된다는 맑스의 말도 있다.

오늘 27일은 정전협정체결로 한국전쟁의 포화가 멎은 지 57주년이 되는 날이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지 4개월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게다가 7·28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하루 앞 둔 시점이기도 하다.

까마귀 날 자 배 떨어진 격일까? 시점이 하도 절묘해서 하는 말이다. 한미 동해 연합훈련이 정확히 무엇을 의도했는지는 알 수 없다. 아니 모두를 의도했을 수도 있다.

‘불굴의 의지’로 명명된 훈련이 북한을 겨냥했든, 중국을 목표로 했든, 아니면 다목적 포석이든, 분명한 것은 한반도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훈련에는 미국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9만7000t급)를 필두로 아시아 최대 수송함 독도함(1만4000t급)과 3200t급 한국형 구축함, 20여 척의 잠수함 등이 참가하고 있다.

그뿐 아니다. 하늘에는 200여 대의 항공기가 밀집돼 있다. 한반도에 첫 선을 보이는 F-22(랩터) 전투기 4대와  F/A-18E/F(슈퍼호넷), F/A-18A/C(호넷) 전폭기, 조기경보기 E-2C(호크아이 2000), 한국군 F-15K, KF-16 전투기, 대잠 초계기(P3-C), 대잠 헬기(링스) 등이 그 목록이다. 여기에 양국 육·해·공군과 해병대 8000여명이 참여하는 등 통상적인 연합해상훈련의 10배 이상 규모다.

▲ 통일·종교·시민사회·노동·학생 등 각계단체가 ‘전쟁훈련’이라고 반발하는 이유다. 그때문에 ‘필연’이 됐든 ‘희극’이 됐든 반드시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높아만가고 있다.
통일·종교·시민사회·노동·학생 등 각계단체가 ‘전쟁훈련’이라고 반발하는 이유다. 그때문에 ‘필연’이 됐든 ‘희극’이 됐든 반드시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는 각계의 목소리가 높아만가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민족공동위원회 광주전남본부와 광주전남진보연대, 21C 광주전남대학생연합, 민주노총광주본부, 평화와통일을 여는 사람들 등 9개 단체는 26일 광주 금남로 2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천안함 진실규명’과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지난 24일부터 동해와 서해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상 최대 규모의 한미합동전쟁훈련은 유례없는 규모의 장비와 병력이 동원되고 있고 핵 항공모함까지 훈련에 투입되는 등 말 그대로 북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전쟁의 전초”라고 비판했다.

또 “이번 전쟁훈련에는 제국주의 전범국인 일본의 해상자위대까지 참가한다고 하니 누구를 위한 훈련이고 무엇을 위한 훈련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명박 정권은 지금이라도 대북적대정책을 포기하고 평화의 길로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6·15남북공동선과 10·4선언의 전면이행,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금강산 관광 재개와 개성공단 정상화, 남북 간의 교류를 활성화 시키는 것이 지금 이명박 정권이 해야 할 가장 우선하고 중요한 일”이라며 “대북 적대정책을 포기하고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전면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이어 “27일은 한국전쟁이 끝나고 북미 간 정전협정이 체결된 지 57년이 되는 날”이라며 “불안전한 정전협정을 영구 완전한 평화협정으로 발전시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자”고 주문했다.

정광훈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은 기자회견 직후 “천안함 사건은 조작된 사건으로 오래되지 않아 금방 들통 날 것”이라며 “이명박 정부가 모든 짐을 북에 던져버리고 장기집권만 획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장헌권 목사도 “올해는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년이 되는 해인데도 한반도가 갈수록 분단을 향해 가는 것도 모자라 전쟁연습까지 하고 있다”며 “6·15남북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이행해 평화롭고 사람의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나라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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