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류와 화합의 선율 ‘도쿄 아리랑’
교류와 화합의 선율 ‘도쿄 아리랑’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6.27 2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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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버리지 않으면 반드시 이길 수 있는 싸움”
“시민모임-나고야 지원회 오랜 친구로 남았으면”

“아리랑~ 아리랑~”
“도라지~ 도라지~”

지난 23일 오후 도쿄 소재 한국 YMCA 2층 연회장. 양금덕 할머니의 아리랑 열창이 끝나자 재일교포 3세 이상조 할머니가 이내 도라지 타령으로 화답했다.

▲ 양금덕 할머니와 재일교포 3세 이상조 할머니가 아리랑 가락에 맞춰 춤을 추고 있다.
미쯔비시 본사 앞 ‘삼보일배’와 미쯔비시 면담 등 이날 일정을 무사히 마친 방문단과 나고야 지원회가 한일 우호교류 행사를 진행한 것. 일본방문단과 지원회는 이 자리에서 그동안 활동성과와 일본방문 소감을 나누며 모처럼 만의 회포를 풀었다.

장휘국 광주시교육감 당선자는 “고등학교 역사 선생으로 재직하면서 한국과 일본의 오랜 반목과 시기, 갈등 많았던 역사를 가르쳤다”며 “이제부터는 일본의 좋은 분들을 만나 한일이 공동번영하고 세계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게 돼 정말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또 “인구 150만 광주시의 교육수장으로써 28만 명의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와 과거 아픈 역사를 함께 보듬고 나가자는 것을 가르치고 싶다”며 “시민모임과 나고야 지원회가 힘을 모아 교류협력하면서 오래오래 친구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이상갑 민주화를 위한 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장은 “5년 전 일제시대 강제격리와 강제노역으로 피해를 입은 소록도 한센병 환자 소송을 위해 도쿄에 왔는데 그때도 오늘처럼 시민사회와 법조계의 도움을 받고 후생노동성 앞에서 시위도 했다”며 “그때 생각이 많이 나 감정이 복받쳤다”고 회고했다.

이 변호사는 이어 “5년 전 비록 재판에서 졌지만 판결 후 시민운동을 전개해 420명 전원이 보상을 받았다”며 “이번 싸움도 이길 수밖에 없는 싸움”이라고 용기를 북돋웠다.

이와사키 나고야 소송 변호인단 사무국장은 “미쯔비시 담당자들이 13만4천여 명의 서명용지를 보고 표정에 변화가 있었다”며 “미쯔비시 담당자가 서명을 접수받으면서 비공식적으로 회사내부에서 처리방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고 귀띔했다.

또 “이제까지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검토약속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미쯔미시가 무슨 검토를 할지는 모르지만 일단 약속한 것은 일대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서정성 광주시의원 당선자는 “사람의 몸을 치료하는 의사인데 사회와 역사를 치료하기 위해 시의원이 됐다”며 “오늘 미쯔비시를 방문해 실망도 했지만 한일 양국민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키고 높이는 모임으로 발전해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상조 할머니는 “금요행동을 하면서 이제까지 맞보지 못했던 시민운동 하는 사람들의 숨소리를 듣게 됐다”며 “비록 조선국적 때문에 한국에는 가지 못하지만 광주시민들이 어디를 지켜보고 있었는지 이제는 알 것 같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민중가수 하라다 요시오씨가 ‘파이팅 힘을 내고’와 ‘아침이슬’을 불러 분위기를 띄웠다. 하라다씨는 오는 8월13일 ‘나고야 평화를 위한 전쟁전’에서 광주지역 중고생·대학생 11명과 함께 한국어로 ‘파이팅 힘을 내고’를 부를 계획이다.

분위기는 양금덕 할머니가 ‘아리랑’을 부르면서 무르익기 시작했다. 방문단과 지원회 회원들은 아리랑 가락에 어깨를 들썩이며 이내 하나가 된 모습을 연출했다. 뒤이어 이상조 할머니가 도라지 타령으로 응수하면서 여흥은 초 절정에 달했다.

야마카와 슈헤이씨는 “지난 3년 동안 진행된 143회의 금요행동 가운데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았다”며 “이 투쟁은 반드시 승리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기염을 토했다. 

또 “오늘 삼보일배에 감동을 받고 눈물을 많이 흘렸다”며 “앞으로 150회 금요행동으로 이 투쟁을 끝장내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야스하라씨는 “일본기업이 피해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사죄하고 배상해야 한다”며 “국제엠네스티와 ILO, 국제노동조합에서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구체적 움직임을 조직하겠다”고 약속했다.

나카무라 노이코 YWCA 총 간사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싸운다면 반드시 이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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