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학고, 조망권 이유로 학교숲 ‘싹뚝’
자연과학고, 조망권 이유로 학교숲 ‘싹뚝’
  • 김선재 시민기자
  • 승인 2010.06.27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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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장 독단으로 입장 뒤집어…교사, 주민들 “허탈”

▲ 신축건물의 일조 조망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30여그루의 나무가 베어진 뒤의 공사현장.
건물 신축을 이유로 광주 북구 문흥동에 소재한 자연 과학고(구 광주농고) 안 30년 수령의 메타세콰이아 나무 30여 그루가 베어져 주위의 아쉬움을 사고 있다.

자연과학고는 넓은 부지와 오래된 가로수가 학생들에게 심리적 위안과 편안함을 주어 온  문화적 생태공간으로 자리 잡아 왔으며 자연 친화적 생명교육을 체험할 유일한 공간이었다.

100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자연과학고는 지난 2년여 동안의 학교구성원 간의 여러 의견을 수렴, 가로수를 보존하기로 결정하고 설계변경까지 하면서 가로수를 보존해왔으며, 광주시교육청도 학교 숲과 가로수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건물 재배치를 논의해왔다.

하지만 학교 측은 금년 들어 “건물 앞에 큰 나무가 있어 햇빛과 시야를 가려 많은 사람이 베기를 원해서 가로수를 베었다”고 입장을 뒤집었다.

이에 대해 자연과학고 재배치 정상화를 위한 교사모임은 “그 동안 자연친화적인 학교를 만들기 위해 가로수가 포함된 설계 변경 안까지 합의 해놓은 상태였다”며 “일방적이고 민주적 절차를 생략한 채 학교장의 독단적인 판단에 따라 학교구성원뿐만이 아니고 지역민에게도 쉼터 역할을 해온 소중한 학교 숲을 없애 버린 결과”라고 주장했다.

문흥동에 사는 주민 민진철(45)씨는 “건물 신축 등으로 인해 자연과학고의  넓은 숲과 가로수 나무가 해체되어지는 과정을 보면서 자연 친환경적인 학교를 만드는 데에 재량권을 가진 분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부족한듯하여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며 “집에 있는 나무 한그루 베는 데에도 여러 절차가 필요하듯 학교에서 나무를 베는 문제에 있어 지금처럼 해당학교의 교장선생님의 재량으로 두기보다 조례 등을 재정하여 학교 숲을 가꾸고 보전하는 데 좀 더 장기적인 안목으로 신중하게 처리 할 수 있는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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