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이 좋고 매부 좋은’ 농촌체험 갑니다!
‘누이 좋고 매부 좋은’ 농촌체험 갑니다!
  • 김무진 시민기자
  • 승인 2010.06.25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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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농촌마을 체험학습 동행기]보성군 웅치면 삼수마을

▲ 마을회관 앞마당에서 농어촌사랑행복체험에 참가한 체험객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쌀 20kg에 3만 2천원.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가격이다, 작년 이맘 때 4만 3천원이던 가격에 비하면 무려 25%나 하락한 수치이다. 이는 더 이상 벼농사만으로는 농민들이 버틸 수 없다는 반증이다.

지방정부와 관계기관도 이에 대한 대책의 일환으로 농촌체험학습사업을 실시, 도시민에게는 우리 농산물과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농민에게는 지역특산품의 안정된 판로확보를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 중이다.

지난 11일 농촌진흥공사와 협약을 맺고 수년간 녹색농촌마을 체험학습사업을 벌이고 있는 (사)광주전남행복발전연구소의 ‘녹색농촌 감자 캐기 체험’ 행사에 동행했다. 장소는 전남 보성군 웅치면 삼수 마을이다.

광주 송암IC에서 화순군 이양면을 지나 우측으로 틀면 보성군 국도 29호선으로 들어서게 된다. 895번 지방도로를 따라 웅치고개를 10분 정도 달리다가 보성 주공아파트 사거리에서 좌측으로 핸들을 돌리면 분지형 삼수마을이 한눈에 들어온다.

마을 입구에는 300년 수령을 자랑하는 느티나무가 악귀를 물리치는 수호신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당산과 청룡등, 백호등이라 이름 붙여진 산들이 마을 전체를 휘감고 있어 천혜의 요새처럼 아담한 풍경을 자아내고 있다.

이날 체험 학습에 참가한 50여명의 도시민들은 관광버스에서 내려 마을회관 앞에 도착하자마자 마을풍경에 감탄사를 절로 쏟아냈다. 광주 오치동에 사는 남현님(여.58)씨는 “쪽빛 하늘과 진노란 보리밭 사이로 맑은 공기가 불어와 도시에서 찌든 때가 물로 씻은 듯이 없어지는 것 같다”며 “주말에 가족과 함께 민박을 하며 오붓한 정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 광주에서 온 한 주부가 삼수마을 감자밭에서 열심히 감자를 캐고 있다. 이날 체험에는 50여명의 도시민들이 참여했다.
마을 오솔길을 따라 200여 평에 달하는 감자밭에 이르자 오영경 팜 스테이 삼수마을 사무장의 간단한 환영인사에 이어 본격적인 감자 캐기가 시작 됐다. 검정색 부직포를 걷어내고 기름진 갈색 토양에 깊게 뿌리 내린 감자줄기를 잡아당기자 10여개의 튼실한 감자가 줄낚시에 걸린 물고기처럼 주렁주렁 올라왔다.

순간 체험객들은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감자밭 여기저기에서 환호성을 질렀다. 동심의 세계로 돌아간 체험객들은 빨간 플라스틱 바구니에 감자를 담으며 어린아이처럼 재잘거리며 즐거워했다.

서구 풍암동에 사는 김정순(여.56)씨는 “도시에 살다보면 흙 밟기가 어려운데 공기 좋고 자연경관이 빼어난 삼수마을 감자밭에서 직접 손에 흙을 묻히면서 토실토실한 감자를 캐보니 자연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다”며 “불과 30분 정도 감자를 캤을 뿐인데도 허리가 아프고 손이 저려와 농민들의 고통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이날 감자를 수확한 총량은 500kg 정도로 5kg은 체험객들에게 무료로 나눠주고 종이박스에 포장된 20kg은 2만원에 판매됐다. 이는 시중가의 절반가격으로 유통과정에서 생기는 중계수수료가 없어서 가능한 가격이다.

현재 삼수마을이 농촌 체험학습 프로그램으로 벌어들이는 연간 총수입은 4,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친환경 민박숙소와 다양한 체험프로그램 덕분에 가능한 일이다. 봄에는 유기농 녹차 만들기, 여름에는 감자 캐기와 고추 따기, 가을에는 메주와 두부 만들기, 겨울에는 고구마 구워먹기, 연 만들기 등 계절에 따른 특별 프로그램으로 도시민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2004년 농림부로부터 팜 스테이 녹색 농촌 체험 마을로 선정된 삼수마을은 소득증대를 위해 올해는 인터넷을 통한 특산품 판매에 주력할 예정이다.

박형관 팜스테이 마을회 위원장은 “보성의 아름다운 녹차밭을 끼고 있는 삼수마을은 빼어난 자연경관과 친절한 주민인심으로 정감 있는 농촌의 정을 흠뻑 느낄 수 있는 미래형 농촌마을”이라며 “앞으로 전자상거래를 활성화시켜 고추, 감자, 콩 등 유기농 농산물을 도시민에게 싼값에 공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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