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 803! ‘제2의 독립선언’
131, 803! ‘제2의 독립선언’
  • 정영대 기자
  • 승인 2010.06.17 18: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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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부·미쯔비시 중공업 사죄보상 촉구 서명
시민모임, 서명운동에 동참해준 국민들에 감사

131,803!

경술국치 100년 만에 ‘제2의 독립선언’이 선포됐다. 일본정부와 미쯔비시중공업(주)의 사죄와 보상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전국 각계각층의 남녀노소 13만1803명이 참여했다.

기미 3·1 선언이 ‘국권회복’을 위한 항거였다면 경인 6·17 선언은 ‘과거사 바로세우기’를 요구하는 거센 민심의 반영이었다.

▲ 근로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17일 오전 서구 미쯔비시 광주전시장 앞에서 ´일본정부와 미쯔비시 중공업(주)의 사죄를 촉구하는 범국민 10만인 서명운동’결과보고를 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단연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대표 김희용·이하 시민모임)이 있었다. 시민모임은 지난해 10월15일 서명운동에 들어간 지 8개월 만에 13만 여명의 서명을 이끌어 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한일 과거사 해결과 열린 미래사를 향한 거대하고 의미 있는 족적을 남긴 것이다.

▲ 김희용 대표
김희용 시민모임 대표는 17일 오전 서구 미쯔비시 자동차 광주전시장 앞에서 열린 ‘범국민 10만인 서명운동’ 결과보고에서 “13만여 명 서명운동에 마음과 의지를 담아 동참해준 시·도민과 국민여러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명운동의 불씨는 광주에서 지폈지만 서울과 강원,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 16개 광역시도로 요원의 불길처럼 퍼져나갔다. 지난해 일본정부가 근로정신대 피해할머니들에게 지급한 후생연금탈퇴수당금 99엔이 도화선이 됐다.

특히 이번 서명운동에는 초·중·고등학교와 학생들의 활약이 눈부셨다. 광주·전남 66개 초·중·고를 포함해 전국 100여개 학교에서 6만 명이 넘는 학생과 교사들이 동참했다. 

▲ 김선호 교육의원 당선자
김선호 광주시교육의원 당선자는 “얼마 전 고등학교 전국모의고사에 근로정신대 문제가 출제 돼 모든 학생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일본정부와 미쯔비시가 사죄와 보상, 용서를 구하지 않으면 후세대가 이 문제를 그냥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시민모임은 새해벽두인 1월 2일 첫 거리서명에 나서 지난 13일까지 32차례 동안 광주 곳곳을 누비면서 근로정신대와 한일과거사 문제해결의 전령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 민병수 시민모임 회원
시민모임 회원 민병수씨는 “이번 서명운동을 계기로 근로정신대 문제를 자기문제로 자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며 “역사에 대한 관심이 커질수록 할머니들의 문제는 더 빨리 해결될 수 있다”고 관심을 촉구했다.

2월19일 3만 명을 돌파하며 순풍을 타는 듯했던 서명운동이 잠시 주춤했을 때 말 그대로 ‘희망’이 나타났다. ‘21세기 청소년공동체 희망’과 ‘광주여성센터’가 근거지를 마련하고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선 것.

이밖에도 각급단체와 학교를 중심으로 자발적인 서명운동이 펼쳐지면서 서명인 수는 5월과 6월 한 달 남짓 동안 10만 명을 훌쩍 넘어서는 뒷심을 발휘했다.

이국언 시민모임 사무국장은 “일본정부의 후생연금 99엔 지급이 근로정신대 문제에 새롭게 눈을 뜨는 계기를 마련해줬다”며 “광주 서명운동 소식을 들은 경향각지의 국민과 네티즌, 동호회, 시민단체 등이 자발적으로 동참해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 양금덕 피해 할머니
양금덕 근로정신대 피해할머니도 “눈비 속에서도 직장과 가정의 어려움을 뒤로 하고 저의 화를 풀어주시기 위해 서명운동에 참여한 분들의 음덕에 너무 감사한다”며 “지난 65년 동안 제대로 웃음한번 못 지었는데 이제는 더 악착같이 살아서 일본과 미쯔비시의 사죄와 보상을 받아야 겠다”고 화답했다.  

시민모임은 이번 서명운동을 위해 에이 포(A4)용지 2만6천장을 서명용지로 사용했고 거리선전전을 위해 4차례에 걸쳐 6만여 장의 전단지를 제작·배포했다.

또 서명운동이 시작된 이래 전국에서 100여 통이 넘는 편지와 소포 등 우편물이 답지했다. 우편물 안에는 적게는 10명에서 많게는 2000명이 넘는 서명용지와 격려의 글들이 담겨 있었다. 

한편, 민주당 이용섭 의원(광주 광산을) 등 여야 국회의원 100명도 서명용지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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